책: 존 보글, 투자의 정석

존 보글, 투자의 정석 John Bogle on Investing in 2001

지은이: 존 보글 John Bogle

옮긴이: 강남규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2-08 / 383 / \\15,000

 

 

인덱스펀드의 창시자인, 존 보글의 책을 읽을 때면 항상 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시장으로 인해 우울해지면 찾게 되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마음의 안정에다 웃음까지 더해 주지만, 힘든 시기, 조용히 투자의 근원을 찾고 싶다면 존 보글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글은 (가치투자자들의 비난을 받는)효율적시장가설의 절대적 지지자로서 대부분의 투자자는 시장을 이길 수 없으므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투자법이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그의 그룹에는 <인덱스 펀드>만이 아니라 가치투자의 거목, 존 네프가 배당과 저PER을 기준으로 저평가된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법으로 31년 동안 시장을 크게 이긴 <윈저 펀드>를 운용했었다는 사실은 그가 꽉 막힌 원론주의자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보글의 책이 대개 그렇지만 특히 이 책은 고객이 맡긴 투자금을 운용하는 (오로지)자산운용사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줍니다. 심하게 말하면 인덱스펀드의 원조인 <뱅가드 그룹>을 찬양/홍보하는 판촉용 책입니다. 그렇지만 찬찬히 읽다 보면, (행여 펀드투자자들에 한정했을 것으로 생각될지라도)투자자들에게 최고의 이익을 주고 싶어하는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3장까지는 뮤추얼 펀드에 대한 설명, 인덱스펀드 투자가 최선이라는 투자자의 전략과 조금은 이상적인 투자자의 삶에 대해 얘기한 그의 연설문을 3가지 주제로 나눠 엮었고 4장은 그의 인생을 결정한 1950년 프린스턴 대학 재학시절에 뮤추얼펀드를 주제로 쓴 논문 전문을 옮겼습니다.

-> 연설문을 엮은 것이라 중복되는 내용이 적잖아 있지만 복습효과로 받아들이면 되지 싶습니다.

 

보글이 뱅가드 그룹을 만들어 그의 투자철학을 실행하는 과정과 그의 삶의 철학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상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좋았던 글을 옮기는 형식으로 이 책의 대략을 살펴/정리해 봅니다.

 

금융철학

- 핵심은, 투자비용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평균 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가 나올 확률은 1/30보다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투자전략은 시장평균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고, 일정 기간 동안 얻어진 수익을 투자원본과 합해 투자하는 방식, 즉 복리투자의 이점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 베이글과 도넛, 유명 칼럼리스티인 윌리엄 서파이어의 글에서 얻은 교훈

1. 남보다 앞서나갈 때 사람들은 자신이 거둔 성공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베이글의 경우 도넛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에 대비되는 투박하고 거친 맛 때문에 성공했다. 따라서 도넛을 닮아가는 맛의 절충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2. 경쟁자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먼저 달리고 있다 하더라도 추가득점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뒤따라오는 경쟁자가 당신의 성공을 가로챌 가능성이 높다.

3. 버블장세에서도 그동안 굳게 지켜온 원칙을 버리고, 대충 섞어놓은 절충을 뒤쫓지 말아야 한다. 그럴 경우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고, 고유한 특징과 성격은 한 순간에 사라져버릴 것이다.

 

베이글과 도넛

- 베이클: 주식의 가치평가 기준으로 기업의 수익성(수익증가율)과 배당성향(배당수익률)을 표현하기 위해 딱딱하지만 영양덩어리인 베이글로 형상화

- 도넛: 주가수익률(PER: 시장에서 평가하는 PER -시장을 좋게 보면 고PER로 진행되고 나쁘게 보면 저PER로 떨어짐)을 표현하기 위해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몸에는 별로 득이 안 되는 도넛으로 형상화

 

* 때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회는 오는 법 - 존 밀턴

* 증시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투자자들은 애초에 품었던 투자목적을 되새겨봐야 한다. - 존 보글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데 있어 준수해야 할)리스크 관리 원칙 3가지

1. 증시 자체의 리스크를 무시하라.

2. 폭넓은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라.

3. 특정 종목에 대한 위험노출을 줄여야 한다.

 

시장참여자들에게 <중용의 길>이 영원한 미덕인 상항에서 가치를 중시하는 것은 풍요를 뜻하고, 절묘한 타이밍을 노려 파도타기를 하는 것은 해롭기 짝이 없는 일이다. 따라서 전체 시장을 망라한 분산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투자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회사 뱅가드가 존재하기까지에는 큰 행운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취업과 성공, 해임 그리고 뱅가드 그룹 설립의 과정을 따라가 봅니다.

-> 주식투자를 도박으로 여겨 거들떠 보지도 않던 제가 투자에 입문하게 된 것도 엄청난 행운이 작용했었기에, 여러 상황들에서 오버랩 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글은 1949, 프린스턴 대학 2학년 때 뮤추얼펀드를 다룬 [포천]지의 기사를 우연히 읽은 것이 계기가 되어 1950년 뮤추얼펀드를 주제로 졸업논문을 쓰게 됩니다. 1951년 이 논문을 읽은, 프린스턴 대학의 펠로이면서 웰링턴 투자회사를 설립했던 월터 모건이 보글을 채용합니다.

-> 1950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로부터 입학을 거절당한 19세의 워런 버핏은 [현명한 투자자]의 저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강의하는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에 등록함으로써 자신의 지적인 기초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저는 1985년 다니던 직장 상사의 지시로 한 해 전에 만들어져 운용되고 있던 코리아 펀드에 대해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경제신문사 두 곳을 여러 차례 드나들면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서 보고서를 완성한 다음 (주식투자는 도박으로 각인되어 있던 생각을 바꿔)주식투자를 하기로 결심했고 바로 실행했습니다.

 

논문의 주요 내용은 4장에서 전문을 게재했지만 3장에서 (저자가 따로)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보글은 워런 버핏보다 1년 빠른 1929년생으로 논문을 썼을 때 겨우 20세였는데요. 버핏처럼 (부자가 되려고)마음 먹었다면 세계 부자 순서 1위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보글에게 돈은 수단일 뿐이고 멋진 삶을 사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조건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뮤추얼펀드 산업의 미래는 판매/운용수수료를 얼마나 절감하느냐에 달려 있다. 뮤추얼펀드의 수익률은 시장평균 수익률을 초과할 수 없다.

투자자들이 맡긴 자산은 가장 성실하고 효율적이며 경제적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모건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1965, 36세의 나이로 웰링턴의 CEO가 된 다음 M&A를 통해 회사 규모를 키웠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던 탓에 1974 1월 해임됩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당시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제안으로 웰링턴 이사회를 설득합니다. (이 부분이 완전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이사회는 7개월 동안 토론한 결과, 투표를 통해 보글의 편에 서게 되었고 1974 9 24 <뱅가드 그룹>을 설립합니다.

 

뱅가드 그룹은 <투자회사들의 주주들>에 의해 지배를 받는 게 아니라 <펀드투자자들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는 이사들에 의해 지배되는 새로운 형태의 회사를 지향한다고 했습니다. 1950년에 쓴 논문 덕분에 첫 직장에 들어간 다음 최고경영자로서는 실패한 이후 24년만에 비로소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투자운용사를 설립하게 되었는데요.

 

192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던 뮤추얼펀드에 대한 그의 비판은 펀드운용사와 판매사가 가져가는 과다한 수수료를 도박판의 개평으로 비유할 정도로 신랄합니다. 즉 자금을 위탁한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운용해야 할 뮤추얼펀드를 수탁자인 운용사와 판매사를 위해서 운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뮤추얼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고비용을 치르는 투자라고 할 수 있고, 이 세계에서도 도박판과 마찬가지로 많은 개평꾼들이 투자자들로부터 목돈을 뜯어내고 있다.

 

워런 버핏은 뮤추얼펀드의 장점으로 1)투자자 입장에서 가입하기 편하고, 2)특정 종목을 고르느라 골치를 썩일 필요가 없으며, 3)자동적으로 분산투자의 효과를 낸다는 사실에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비용 때문에 뮤추얼펀드의 수익률은 시장수익률에 훨씬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시장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인덱스펀드를 권하고 있습니다.

- 제레미 밀러, [워런 버핏, 부의 기본 원칙]에서

 

각종 명목으로 떼가는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가 수익률을 갉아먹는 통에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들이 시장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 답은 (겸손한 투자자라면)인덱스펀드에 있지만, 미디어를 신뢰하는 한 (뻔한)답을 찾을 수 없겠죠.

 

보글은 앞선 30년 동안 일반 뮤추얼펀드들의 수익률을 직접 계산해서 S&P지수의 수익률과 비교하는 작업을 통해 인덱스의 연평균 수익률이 일반 뮤추얼펀드보다 1.5% 높은 것을 확인합니다. 이 결과를 갖고서, 1975 12 30,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전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미국 최초의 인덱스펀드인 S&P500펀드를 출범시킵니다.

 

그는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경영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경제 이상주의를 함께 추구하는데요. 책에서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소개하는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보글의 책을 몇 권 읽었지만 윌슨에 대한 얘기는 처음 보는데, 보글이 견지한 인본주의 사상의 근원을 알게 된 느낌입니다.

-> 예상치 않은 윌슨의 등장은, 저의 학창시절, 윌슨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가 일제 식민지시절의 우리 민족을 일깨워 3.1 독립선언과 3.1 만세운동에 영향을 주었다고 배웠던 기억을 불러왔습니다. 대한독립만세!!!

 

우리 시대에 물질적 성공 외에도 의미 있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현실적인 효율성 못지않게 건전한 사고와 헌신을 위해 돈보다는 원칙을, 이윤의 축적보다는 올바른 삶의 자세를 견지하는 인간이 필요한 시대다.

 

또한 보글은 영국 식민지 시절 필라델피아를 건설한 인물인, 윌리엄 펜의 신념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하나님! 저는 단지 이 세상에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해야 하고,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피조물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면 지금 하게 하소서. 두 번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의무를 저버리거나 무시하지 않게 하소서.

 

 

보글은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상승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괜한 짓을 시도하지 말고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단순한 방법을 이용해서 시장수익률만 따라가더라도 충분한 재산증식을 이룰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 저는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사서 기다리다 (싸기 때문에 결국 오를 수밖에 없으므로)주가가 오르면 매도해서 이익을 챙기는 (단순한)투자법으로 시장수익률보다 더 많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가치투자자는 시장이 기본적으로는 효율적이지만 항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서 투자하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보글이 책에서 들려주는, 투자에서 성공하는 비결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독후감의 결론으로 옮깁니다.

 

투자성공의 가장 큰 비밀은 비밀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의 성공 여부는 근검, 절약, 독자적인 판단, 절제, 현실적인 예측, 건전한 투자상식 등의 평범한 원칙들을 얼마나 잘 지켜나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생은 짧기 때문에 즐기고 싶으면 마음껏 즐겨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즐기는 과정에서도 보유자산을 탕진하면서 즐기면 안 된다는 단서를 밝혀두고 싶다. 특히 투자자산의 5% 이상을 펑펑 쓰면서까지 인생을 즐겨서는 안 된다. 인생을 즐기는 데 쓸 수 있는 <여유자금>과 탕진해서는 안 되는 <생계자금>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족: 우리나라의 주식형펀드 투자현황을 보면 버~~써 인덱스펀드 투자금액이 액티브펀드를 앞섰다고 하네요. 2019 9월말 현재, 31 vs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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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2개)

  1. 연어1215
    연어1215 | 19.10/08 16:01
    인생은 짧기 때문에 즐기고 싶으면 마음껏 즐겨야 한다 라는 내용이 마음에 듭니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책과 함께 앞으로 읽어야 할 책 리스트로 메모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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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향
      숙향 | 19.10/11 17:13
      존 보글의 책 내용이 대개 그렇습니다. 투자는 인덱스펀드에 맡기면 자동적으로 우상향하는 시장수익률 만큼의 복리수익률로 불려주니까, 힘들게 시장을 이기려고 아둥바둥하지 말고 인생을 즐기라는..
  2. 연금고객
    연금고객 | 19.10/11 09:46
    생계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19.10/11 17:15
      연금고객 님께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생-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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