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의 뉴욕여행

 

요즘 시장이 어렵지요.

오늘 들은 이야기인데.
어제 직장 동료에게 한국에서 증권사 지점장급 친구가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A: \" oo야 반갑다. 무슨일로 연락했어?\"
B: \" 아니 그냥, 너무 답답해서...\"

거의 일년 이상 아무 연락이 없던 친구인데
아주 짧은 대화를 통해 친구의 고민이 온몸으로 느껴졌다더군요.

저도 힘들지만
이런 하락 구간이 1년에 한, 두번은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주식시장 속성이 그런걸.
참고 견뎌보고, 심적으로 어려우면 조금 덜어내고 그러는 수 밖에요.



주식시장도 어렵지만,
저는 중 2 아들과의 관계도 어렵습니다.

북한도 무서워한다는 중 2라 그런지. 
밥 먹을 때 대화도 없고,
학교 생활이나 간단한 것을 물어봐도 짜증만 내지요.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에 빠져 있습니다.
부모로서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데 참 답답하더군요.

7월말 가족들이 LA에 있는 처가 식구들과 여행한다고 해서
저는 그냥 휴가를 집에서 있기도 그렇고 해서 
직장 동료 1명과 뉴욕에 가볼까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근후 교수님이 쓴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드는 법\'이라는 책에서
\'소중한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살다보면 나와 몰라도 될 사람들, 내 인생에 큰 상관없는 사람들과 운동, 주식, 취미생활 등에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막상 가장 소중한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바쁜 직장생활을 하다가 애들은 집사람에게 맡겨놓고 생활하다보면
애들과 대화하고 싶은 때가 되면
애들은 더이상 어린애가 아니고 직장 동료보다 더 서먹해 지는 경우가 많지요.
직장, 투자, 취미생활을 핑계로 애들이 관심있어 하는 걸 같이 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애들과 자연히 멀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 40~50대 남성의 일반적인 자화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번뜩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 동료랑 여행을 갈게 아니라 아들과 같이 가야겠구나!\"

그래서 저녁에 아들에게 같이 가자고 슬슬 꼬드겼습니다.
나: \"너 아빠랑 뉴욕에 2박 3일 놀러 안갈래?\"
아들: \"뉴욕에 가면 뭐가 있는데\"
나: \"월스트리트도 있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있고, 뮤지컬도 볼 수 있어\"
아들: \"뭐 뮤지컬? 그럼 Wicked도 볼 수 있어?\"
나: \"물론이지. Wicked도 볼 수 있고 7.4 불꽃놀이도 볼 수 있어. 같이 가자\"
아들: \'그럼 갈래. 그런데 엄마랑 누나는 왜 같이 안가?
나: 돈이 없어. 한명만 같이 갈수 있어. 
    (사실은 돈보다도 집사람과 딸이 끼면 아들과 대화가 잘 안될 것 같아서죠)
    그런데 조건이 있어. 아빠가 비행기와 호텔 예약은 해줄텐데. 나머지 여행계획은 네가 다 짜야한다.




그날 부터 아들은 뉴욕에 대해 조사도 하기 시작했고, 
저도 오랜만에 아들과 어디가서 뭘 할지를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Wicked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몰랐지만 Wicked에 관한 책을 다 읽었고,
Wicked에 주인공 배우가 누구이며, 다른 어떤 공연에 나왔는지 샅샅이 알고 있더군요.
그리고 Wicked 이야기만 나오면 제게 다른 공연 Youtube를 보여주고
주인공에 대해 설명도 하면서 애가 언제 이렇게 말을 많이 했었나 싶었습니다.

7.4 저와 아들은 배낭 하나 매고 집을 나서서
저가 항공을 타고 뉴저지 뉴왁공항에서 내려
기차를 타고 뉴욕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가봤던 길이었지만 아들에게 안내를 하도록 시켰고
너무 힘들거나 해맬때만 조금씩 도와줬습니다.

호텔(Pod 51)은 맨하탄에 있지만 이층 침대가 있는 방과 
샤워실과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에서 지냈습니다.  
(집사람도 같이 안가는 아들과의 여행에서 너무 좋은곳에 있을 필요가 없죠)



맨하탄에서는 같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같이 엄청 걸었고,
South Ferry에서 공짜 배도 타고,
저녁에는 30분을 서서 브룩클린 브릿지 인근에서 불꽃놀이도 같이보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가서 고호 그림도 보고
Union Square 근처에서 밥도 먹고
소호에 가서 La Duree에서 마카롱도 사먹고
저녁에 아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Wicked도 같이 봤습니다. (저는 잠깐 잠깐 졸았지만)

돌아오는 날 Fifth Avenue 티파니 보석상 옆
트럼프 타워 지하에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나 :  아빠는 지금까지 살면서 행복해지려고 항상 노력해왔단다. 
      네 생각에 어떻게해야 행복해질것 같니?

아들: 아빠는 피곤해 죽겠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나도 행복해지고는 싶은데. 어떻해야 하는지 생각안해 봤어.

나 : 아빠 생각에 5가지를 갖춰야 행복할 것 같아.
     첫째는 너무나 당연한 건데 건강해야겠지. 그러니 운동을 꾸준히 해야해.
     둘째는 재력이 있어야 한다. 네가 나중에 어떤 직장을 갖게 될지 모르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을 가지고 있어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어. 그래서 아빠도 직장일 외에 밤에 주식투자를 하는거야.
     셋째는 최소한 자기가 싫어하지 않는 일을 직업으로 가져야 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면 
     최고지만 최소한 돈 때문에 자기가 싫은 일을 하게되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단다. 
     넷째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인정을 받아야 해. 사람은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기에 wife, 가족, 
     직장동료에게 최소한 무능한 사람으로 불려서는 안된다.
     다섯째는 신앙을 가져야 해. 사람은 물질로만 살 수 없는 영적인 존재야. 그리고 살다보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칠 때가 있어. 신앙이 있으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단다.

아들이 별 대답이 없이 묵묵히 듣기만 했는데. 최소한 절반은 입력이 된 것 같았습니다.
결코 집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좀 무거운 내용의 대화가 여행을 나와서, 
다른 가족들의 방해없이 둘만의 시간에서는 훨씬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좀 신기했었습니다.
덕분에 Penn Station에서 뉴왁공항 기차를 놓칠 뻔 했지만 소중한 대화였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EBS 프로그램 중에 \'화해 프로젝트 - 용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서로 살면서 원수가 된 친구, 형제, 부녀 등이 같이 둘이서만 여행을 하면서
그동안 풀지 못했던 응어리를 풀어내는 프로그램인데 
여행은 어떤 관계이건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7월 한달 내내 시장이 줄기차게 내려왔으니
이제 내려가도 한, 두번의 급락이 남아 있을 뿐
거의 다 오지 않았을까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때로는 모든 걸 잊고
소중한 사람과 둘이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투자에 도움이 될지 않을까요?    

  

<©가치를 찾는 투자 나침반, 아이투자(www.itooz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바로가기] 종목발굴에 강한 아이투자 전체기사 보기
https://goo.gl/tdcM33
아이투자 구독 채널 바로가기



프린트프린트 스크랩블로그 담기(0명) 점수주기점수주기(3명)
보내기 :

나도 한마디 (댓글 2개)

  1. 정연빈 연구원
    정연빈 연구원 | 19.07/31 16:42
    안녕하세요 김종호 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팬의 입장에서 올려주신 글들을 잘 보고 있습니다^^
    답글쓰기
  2. 연어1215
    연어1215 | 19.08/01 16:11
    여행이 관계회복에 도움이 되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답글쓰기

* HTML 태그 등은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댓글입력

글쓰기
목록
190319_부크온_신간190430_부크온_가치평가

제휴 및 서비스제공사

뉴스핌 이데일리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이베스트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VIP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에프앤가이드 민앤지 빅파이낸스 IRKUDOS이패스코리아 naver LG유플러스 KT
우리투자증권-맞춤형 투자정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