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투자의 가치 ④

단독 [아이투자 위아람 연구원]
편집자주 | ‘투자의 가치’(이건규 지음, 부크온 펴냄)는 투자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펀드매니저가 쓴 책이다. 주식 초보자만이 아니라 중상급자도 새겨 들을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책 내용을 일부분 발췌해 소개한다.
지주회사를 포함한 복합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받는 이유는 사업구조가 복잡할수록 변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추정이 어렵고, 투자자가 원치 않는 사업까지 통째로 묶어서 사게 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복합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경우는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

첫 번째, 알짜 비상장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이다. 해외 지주회사들은 대부분 자회사가 따로 상장되어 있지 않아 사업회사는 프리미엄을 받고 지주회사는 디스카운트를 받아야 할 일이 없다.

국내는 지주회사, 사업회사가 모두 상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 비상장 알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 유인이 늘어나게 되며, 지주회사 디스카운트가 줄어들 수 있다.

두 번째, 주요 사업이 전반적으로 다 잘되고 있는 경우이다. 복합기업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니 특정 사업은 잘되지만, 또 다른 특정 사업에는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사업이 다변화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주요 사업이 모두 잘 되고 있다면 특별히 디스카운트를 해야 할 이유도 없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산배분을 잘하는 경우이다. 한국의 복합기업들은 생존력이 떨어지는 사업에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짐에 따라 한정된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까닭에 디스카운트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만약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M&A 등을 통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면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아모레G)와 사업회사(아모레퍼시픽)로 2006년 6월 분할 상장되었다. 분할상장 이후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PER 20배 수준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지만 아모레G는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를 받으며 보유 중인 아모레퍼시픽의 35% 지분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주가에 머물기도 했다.

국내 브랜드숍 시장에서 ‘미샤’, ‘더페이스샵’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자 아모레그룹에서도 중저가 브랜드에 대한 대응이 필요했다. 아모레G는 2009년 ‘이니스프리’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는데, 그 당시 고급 브랜드와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던 아모레퍼시픽이 그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아모레G는 고가에서 중저가까지 뷰티 사업의 전 영역을 커버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었다. 그 후 2012년 이니스프리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팔라지게 되었다. 중국 중산층의 소비력이 향상되면서 고품질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니스프리의 수출 부문은 수익성이 높아 해외 비중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도 함께 나타났다. 주가 역시 지속적으로 재평가받는 모습을 보였는데,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던 2013~2015년 구간에는 400% 넘게 상승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상승률을 앞서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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