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 인터뷰] "소외된 종목, 곧 제 가치 찾을 것"

유경PSG자산운용 강대권 본부장

단독 [아이투자 오진경 데이터 기자]
"약간이 아닌, 현저한 저평가 종목을 찾습니다. 그런 다음 시장의 오해가 빨리 풀릴 종목을 걸러냅니다."

업계 최연소 CIO로 알려진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본부장은 독특한 투자 스타일로 유명하다. 일반적인 가치주 펀드는 70~80개 종목에 나눠 투자하고, 연 회전율 100%를 넘지 않는다. 반면 강 본부장이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는 종목 수가 대략 35개로 절반에 불과하다. 연 회전율도 120~130%로 무조건적인 장기 투자와 거리가 멀다. 아이디어가 적중해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적극 실현하고, 다음 종목을 찾는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그의 가치투자 철학은 확고하다. 펀드를 운용할 때 시장에서 소외돼 극심한 저평가를 받는 종목에 주목한다. 반대로 모두가 좋다고 하는 종목에는 좀처럼 손을 뻗지 않는다.

이러한 역발상을 토대로 2015~2016년 주식형 펀드(유경PSG좋은생각자산배분형 펀드) 수익률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제자리걸음을 하던 당시, 저평가 구간이라 생각해 주식 비중을 늘린 덕이다. 이후 시장이 반등할 때 주식을 팔아 2016년 12.75%(vs. 코스피 3.32%)라는 시장을 크게 앞선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엔 급락장 여파로 -9.17%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17.28% 내린 점에 비해 선방했으나 '매년 10% 이상'이라는 목표 수익률엔 다소 못 미쳤다. 그러나 아쉬움을 딛고 올해는 3월까지 6.74%(vs. 코스피 4.88%)를 기록,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 주식형 펀드의 현금 비중이 평균 20~30%나 된다. 이유가 있다면?

조건에 맞고 확신이 가는 종목이 있다면 물론 매수한다. 하지만 그런 기업이 많지 않다면 무리해서 사지 않고 현금으로 둔다. 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투자라 생각한다.

현재 주식 포트폴리오는 대형주 25%, 중형주 25%, 소형주 25%, 현금 25%로 구성돼있다. 일부러 맞춘 게 아니라, 원칙을 지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구성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 비중을 점차 늘리는 중이다.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그 '조건'이란 무엇인가?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은, 즉 현저하게 저평가된 종목이다. 이러한 종목들은 대개 시장 참여자들도 '안 좋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저평가를 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회사가 가진 이익 체력에 비해 시가총액이 낮다면 이미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주가에 하방 경직성이 생겨 설령 더 내리더라도 손실 폭이 제한적이다. 내부 퀀트 시스템을 통해 1차적으로 이런 종목들을 추려낸다.

다음은 사람이 해야 할 단계다. 싸다는 이유 하나로 매수할 순 없다. 남들은 이익이 안 날 거라 입을 모아도 우리 생각은 달라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정도 누적 순이익을 예측해 현재 시가총액과 비교해본다. 또한 지금까지 주가를 끌어올릴 동력이 없었더라도, 앞으로 1년 이내 긍정적인 이벤트가 생길 종목이어야 한다. 물론 저평가된 종목 중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펀드에 현금 비중이 평균 20~30% 있는 이유다.

-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앤서니 볼턴이 연상된다.

실제로 앤서니 볼턴은 좋아하는 투자자다. 글로벌 회사 피델리티의 펀드매니저로서 28년간 연평균 19.5%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남겼다. '남들과 다른 시각'을 투자 아이디어로 삼아 매년 시장을 이긴 대가다. 앤서니 볼턴의 투자 스타일에 많은 공감이 갔고, 앞으로 그런 투자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본부장
(사진 = 아이투자)

- 올해 주식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2017~2018년엔 미중 무역분쟁 등 정치, 외교 관련한 외부 영향이 과도하게 컸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서서히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이 적정 가치를 찾아 수익을 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재 펀드 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도 이런 생각에서다.

국내 비상장 종목도 눈여겨보며 투자 중이다. 작년에 비상장 펀드 4개를 새로 설정했다. 기술성 평가를 통한 특례 상장의 길이 점차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펀드는 헬스케어·바이오에 집중돼 있다. 벤처 투자를 받아 빠르게 사업을 키워 상장할 수 있는 분야라 생각한다.

- 과거 아이투자(www.itooza.com) 홈페이지를 개설한 장본인이다. 투자 외에도 다방면에 재주가 많은 것 같다.

서울대 재학 시절에 학생들이 모여 대학투자저널을 만들었다. 초기 멤버가 나를 비롯해 현 VIP자산운용 최준철 대표와 김민국 대표, 그리고 머스트자산운용 김두용 대표다. 대학투자저널의 웹 사이트가 아이투자닷컴인데, 막내였던 내가 홈페이지 개설을 맡았다. 전공(경제학과)과 무관해 홈페이지 만드는 방법은 책을 보며 공부했다. 그때 만들었던 사이트가 현재의 아이투자로 발전했다.

원래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는 걸 좋아한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이 한창 뜨거울 땐 호기심에 공부를 해봤고, 전문가와의 토론 자리에 나가 생각을 전한 경험이 있다. 새로운 것을 공부하며 알아가는 그 자체를 좋아한다. 단, 이를 투자로 연결해 수익을 내는 건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펀드매니저로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한다.

- 마지막으로 펀드 매니저가 꿈인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좋은 펀드 매니저의 자질은 아이러니하게도 '고집'과 '유연성'이라 생각한다. 자기만의 확고한 고집을 지키면서도 상황에 따라 유연해져야 한다. 그 두 가지를 겸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펀드 매니저가 되고 싶다면 일단은 말리고 싶다(웃음).

그래도 꼭 하고자 한다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본다. 단기간의 성과나 욕심에 좌우되기 쉬운 환경이다. 운 좋게 빨리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막연히 운을 쫓다가 힘겨운 시기에 부딪칠 수도 있다. 유혹에 휩쓸리지 않고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체력과 끈기가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경PSG자산운용 5% 지분 공시했던 종목>
셀리버리, 파인텍, 피제이메탈, 한양이엔지,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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