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생각의 차이’, 인생을 깊게 들여다보는 기술

[아이투자 위아람 연구원] ‘생각의 차이’(유재 펴냄)는 철학을 일상적인 상황에 적용해 쉽게 풀어주는 책이다. 철학하기란 곧 삶을 살아내는 것이기에 저자인 애덤 퍼너의 질문이 낯설지만은 않다. 이 책은 ‘사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논하며 책을 시작한다. 과연 우리는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 것이 옳을까. 또 여기에 철학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저자의 질문은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질 뿐 쉽사리 명확한 해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본래 철학이란 그런 것이다. 타인과 자신의 거리를 측정하며 끊임없이 뱅뱅 돌 뿐 치명적인 일검을 나누지는 않는다. 새로운 질문을 통해 사고과정의 틀이 잡히고 새로운 관점이 생긴다. 직장에 거짓으로 병가를 낸다고 가정해보자. 상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쁜가? 회사에 들키지는 않았지만 진실을 저버렸으니 뭔가 처벌을 받아야 할까? 임마누엘 칸트는 정언명령이란 개념을 들어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거짓말은 그가 주장한 정언명령의 두 번째 공식인 인간성의 법칙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치광이 살인마가 가족의 행방을 물을 때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칸트는 이런 경우에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의 정언명령은 극단적인 상황을 몰고 오는 미치광이가 존재하지 않고, 우리 가족을 위협하지도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원칙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정언명령을 이해한다면 칸트를 지나치게 답답한 사람으로 몰아가지 않아도 된다.

이 책에서는 이외에도 ‘내 라이프 스타일 결정하기’, ‘나는 누구인가’, ‘사회적 존재, 인간’, ‘오락과 철학의 만남’과 같은 부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이한 것은 각 챕터마다 ‘툴킷’과 ‘생각 키우기’ 항목이 들어 있어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상상력을 가장 많이 자극한 주제를 향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생각 키우기’ 항목에는 더 읽어 볼만한 책이나 더 들어 볼만한 프로그램, 방문할 축제 같은 것이 적혀져 있다. 또 기하학적인 기호가 한 면을 차지하는 독특한 내지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가 시각을 자극해 새로운 연상을 유발한다.

우리의 인생을 결정짓는 수많은 질문들이 있다. 죽음에 대해 두려워해야 하는가. 조상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후손이 책임을 져야 할까. 우리에게 자유 의지는 존재하는가. 인생의 목적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새로운 질문에 맞닥뜨리는 것이다. 철학은 본래 답을 알려주는 학문이 아니다. 철학은 우리에게 모든 해답을 꼭 찾을 필요는 없더라도 올바른 질문을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렇다고 해서 철학이 단순히 사람의 머리를 어지럽히는 학문은 아니다. 우리의 실제 생활에서 당면하는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수록 삶에 대처하는 기술도 늘어난다. 일상의 문제를 좀 더 깊고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점차 질문이 해답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는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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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 애덤 퍼너 지음, 김보영 옮김, 유재 펴냄, 160쪽(양장),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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