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 인터뷰] "전업투자자의 자격... '투자의 가치' 볼 줄 알아야"

투자지침서 '투자의 가치' 저자 직격 인터뷰

단독 [아이투자 위아람 연구원]
편집자주 | 16년간 가치투자의 명가 VIP자산운용(전 VIP투자자문)에서 경력을 쌓은 저자(이건규)가 저술한 『투자의 가치』가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투자의 가치』는 투자 입문자에게 적합한 지침서로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출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저자의 투자관에 대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출판사 부크온 사무실에서 직접 저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긴 내용이지만 인터뷰 특성 상 가감없이 전문을 올린다.

<사진설명: '투자의 가치' 저자 이건규 전 VIP투자자산운용 이사>



문 : 투자의 가치가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답 : 투자의 가치는 초중급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다. 주변의 초중급자는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있다거나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중상급자는 다시 투자 철학을 리뷰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을 줬다. 개중에는 좀 더 심화된 내용이나 디테일이 들어가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을 표한 사람도 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힌다는 평이다. 기업분석 보고서만 쓰다보니 17년 동안 딱딱한 글만 써왔다. 과연 일반적인 독자가 읽을 만한 책을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좋은 평가가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문 : 2018년은 증시가 부진한 편이었다. 2019년의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나?

답 : 섣불리 말하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현재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 좋아진다 나빠진다 말하기 어렵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소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거 같다. 올해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는 흐름으로 가는 것은 맞지만 침체로 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둔화가 아닌 침체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미국과 중국 모두 현재 여유가 많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완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고, 개별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종목만 잘 선별할 수 있다면 2018년에 비해 2019년은 개별종목에서 수익을 내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2019년은 개별주식 발굴 능력에 따라 편차가 크게 발생하는 한 해가 될 거 같다.

보수적으로 봐도 기업 실적이 나아질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작년이나 재작년에 상황이 안 좋았다가 올해 상황이 좋아질 수 있는 기업들도 있다. 현재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 개선 가능성이 있다. 음식료, 포장재 기업은 수요의 변화가 없지만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문 : 최근 미국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 배당투자를 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야 한다. 국내 주식도 수입추정이 어렵고 예측이 어려운데 미국 기업의 경우에는 더 어렵다. 미국 주식만이 갖고 있는 단점이 있어서 너무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이 배당수익률이 높은 건 사실인데 비정상적인 부분이 있다. 부채까지 동원해서 과다배당을 하고 있는 상태의 주식들이 많아서 어느 순간 배당이 확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서 투자했으면 좋겠다.

문 : 가치투자란 개념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된 지 꽤 됐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차트 분석을 선호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답 : 개인적으로 주변에서 차트 분석으로 투자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오히려 차트 분석보다는 테마주에 집중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봤다. 남들이 주위에서 사는 걸 듣고 따라하는 면이 있다. 차트 투자 뿐만 아니라 테마주는 위험하다고 본다. 이미 테마의 영향이 주가에 반영된 경우도 많고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굉장히 위험하다. 뒤늦게 따라 사는 경우가 있어서 개인이 손실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차트 분석을 왜 할까 생각을 해보자. 기업분석을 하려면 수십, 수백개의 변수를 공부해서 투자를 해야 한다. 차트 분석은 기본적인 로직으로 어떤 기업이든 투자할 수 있기에 초기에 접근하기는 더 쉽다. 그러나 이걸로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문 :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 국내 자본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답 : 인구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내수시장이 작아서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외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기본적인 취약성이 있다. 한국은 재벌의 특수성이 있다. 소수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고 주주가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크지 않다. 내부 부당거래나 회계 투명성 부분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면이 있다. 최근에는 시장의 감시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적인 특수성이나 디스카운트 요인이 희석될 거라고 생각한다.

문 :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 :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으로 스튜어드(steward, 집사)처럼 기관들도 고객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에서 생겨난 용어다. 배당을 시작으로 경영진의 사익편취, 배임, 계열사 부당지원 등에도 개선 요구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경영권이나 주주환원정책에 대해서 거의 반대표를 던진 적이 없다. 반대를 한다고 해서 판세가 뒤집히지도 않고 책임지고 반대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도 져야만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가 좀 더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소수의 투자자가 목소리를 내면 묻히기 쉽다. 제도적인 도입을 통해 전반적인 분위기 형성, 관심도 증가, 문제의식과 공감대 형성이 된다.

문 : 주식투자와 관련된 여러 커뮤니티가 인터넷에 활성화돼 있다. 어떤 커뮤니티를 주로 확인하는가?

답 : 온라인 커뮤니티보다는 오프라인을 좋아한다. 오프라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책임감 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성향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특화된 모임이 가능하다. 현재 오프라인 모임 2개에 참여하고 있다. 여력이 된다고 하면 모임을 늘려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중에는 블로그를 제일 좋아한다. 블로그만 구독을 해도 사회 전반에 걸친 이슈나 주식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한 곳에 모아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블로그 글들이 워낙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하루에 평균 5~6번 정도는 글을 확인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정보 저장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문 : 많은 투자 전문가들이 장기투자를 권하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장기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가?

답 : 개인이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3가지가 있다. 첫째로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두번째로 중장기적인 아이디어로 투자해야 한다. 세번째로 주식이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률 이상의 상승을 보인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경우에는 현업에 있을 때는 직업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자주 시세를 확인했지만 현재는 개인투자자 입장이니 하루에 두세 번, 이삼분 정도 잠깐 시세를 보는 정도다. 이게 좋은 점은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시세가 급격하게 변할 때는 매매가 필요할 수 있다. 장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다면 시세에 엄청난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매매가 불필요하다. 장기투자를 실행하기 위한 팁으로 시세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문 : 투자의 가치에서 가치투자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다시 한 번 가치투자의 장점에 대해 말해달라.

답 : 가치투자는 성공확률이 높은 투자다. 가치투자로 부를 이룬 사람을 많이 봤다. 개인적으로 단타나 차트를 통해서 부를 이룬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주변 가치투자자의 장기 실적이 좋고 합리적인 투자법이라고 생각하기에 가치투자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 : 일반 투자자는 기업 탐방을 하기 힘들다. 종목 선정의 노하우는 무엇인가?

답 : 기관투자자의 가장 큰 장점은 탐방이다. 탐방을 하지 않으면 상상력에 의존하게 된다. 기업 탐방은 검증의 과정이다. 내가 생각한 투자 아이디어를 실제로 검증하는 시간이 된다. 설비투자 공시가 나오거나 투자 공시가 나왔을 때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분석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업 탐방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해야 한다. 다만 개인은 기업 탐방이 쉽지 않으니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책에서 7가지 아이디어 발굴법을 제시했다. 그 중에서도 본인 업종에 있는 종목을 고르는 방법과 투자자 모임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다른 산업 집단에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7명 모인다면 7개의 산업 분야를 담당하는 투자자 집단이 될 수 있다.

문 : 일반인이 전업투자자로 나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가?

답 : 어떤 분야든지 타고난 천재가 있다. 투자에 있어서 천재는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다. 통찰력이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부분도 있지만 타고난 부분도 있다. 그런 사람은 남들과 사고방식이 다르다 보니 직장 생활이 힘든 경우가 있다. 이때는 전업 투자를 해도 괜찮다. 다만 그런 사람의 비중이 그다지 높다고 보지는 않는다.

직장인 중에 전업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직장과 투자를 병행하는 게 좋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있다는 건 굉장히 매력적이다. 전업투자를 정말 하고 싶다면 두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장기적인 실적이 좋아야 한다. 7~8년 동안 개인적으로 투자를 해봤는데 시장을 뛰어넘는 월등한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다. 고정적인 현금 흐름이 없어도 괜찮을 정도로 부를 쌓았다면 전업투자를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문 : 혹시 다음 책을 계획하고 있는가? 만약 또 책을 저술하게 된다면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답 : 당장은 계획이 없다. 경험이 쌓이고 추가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면 심화된 버전의 투자의 가치를 쓰고 싶다. 은퇴를 한다면 펀드매니저의 생활을 그린 웹툰이나 소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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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책에 나온 종목 : 리더스코스메틱 무학 리노공업 S-Oil 아모레G 한국전력 DB 네오팜 한국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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