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회계 속임수

 

회계 속임수 Financial Shenanigans 4/E in 2018

- 지은이: 하워드 슐릿외 2Howard Schilit & 2others

- 옮긴이: 이은주

- 리딩리더 / 2018-10 / 433 / \\20,000

 

 

저자인 하워드 슐릿은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3년 이 책을 출간한 이후 많은 자문 요청을 받게 되었고 1995년 종신교수직을 버리고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성공적으로 운영하던 회사를 2003년 팔아 넘기고서 자유로운 생활을 합니다. 쉬는 동안 세 번째 개정판까지 낸 다음 2010년 옛 동료들을 파트너로 해서 다시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서 지금까지 운영 중입니다. 이번 4번째 개정판은 이들 파트너 2명과 함께 썼다고 하는데 꾸준하게 책 내용을 보완/수정해서 개정판을 내고 있는 저자에 대해 신뢰감을 느꼈습니다.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은 경영진이 투자자(외부 이용자)를 속이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경영진은 어떤 이유에서든 부실한 재무상황을 실제보다 더 좋게 보이려는, 즉 재무제표를 조작하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는 건데요. 투자자들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주가상승에 목을 매는 경영진의 다양하면서 때로는 무모하고 때로는 기발한 속임수들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전문경영인인 미국과 달리 아직은 거의 대부분 대주주가 경영을 겸임하는 우리나라 상장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에게는 현실성이란 점에서 실감이 덜한 면은 있습니다. 매년 더 나은 경영실적을 보여줘야 하는 월급쟁이 경영인의 절박함과는 동떨어진 필요에 따라(상속, 증여등) 실제보다 더 나쁜 실적을 보일 필요가 있는 (불투명한 회계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우리와는 처지가 다르니까요.

 

번역본을 읽을 때마다 감수해야 하는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은 풍부한 실제 사례를 통해 재무제표 및 투자지표를 따져보는 다양한 방법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는 있습니다. 다만 책 내용 대부분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긴 하지만, 온전히 이해해서 투자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는 (최소한의)능력이 필요합니다.

 

 

시작하면서 나오는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CEO의 발언이 이 책의 핵심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영진의 의도 그리고 이를 대하는 투자자의 의심? 혹은 자세랄까요.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실적 기대치를 달성하는 일이다. 이것은 개별 상품보다 더 중요하고, 그 어떤 개별 가치보다 더 중요하고, 우리가 만드는 그 어떤 조직문화의 변화보다 더 중요하다. 이 목표를 완수하지 못하는 한 다른 모든 것은 의미가 없다.

- 2001년 초, <퀘스트커뮤니케이션즈>의 CEO 조 나치오가 자사의 우선순위를 강조하며 직원들의 분발을 독려하는 연설의 일부라고 하는데요. IT버블이 꺼질 무렵, 결국 유령이익 25억 달러를 창조했으나 18개월 후 나치오는 연방교도소에 수감되었고 주가는 97% 폭락했다고 합니다.

 

책은 다음과 같이 6PAR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기본배경을 설명한 다음 4PART로 나눠 다양한 속임수 사례/기법을 소개합니다.

2. 이익조작 속임수: 매출(수익) 조기 계상 등 7가지 테마

3. 현금흐름 속임수: 현금흐름 부풀리기 등 3가지 테마

4. 핵심지표 속임수: 잘못된 지표 보여주기 등 2가지 테마

5. 인수회계 속임수: (미국에서는 왕성한)기업 M&A과정에서의 다양한 속임수 3가지 테마

6. 마무리는 속임수를 찾아내는 투자자의 자세를 10가지로 정리

 

속임수의 다양한 사례는 (대부분의 투자관련 책이 그렇듯이)직접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테고 책을 읽으면서 따로 남겨두고 싶었던 글 위주로 옮겨봅니다.

 

 

1. 기본배경

수술비로 쓸 그런 큰돈은 없으니까 대신에 돈을 조금만 받고 그냥 엑스레이 사진을 고쳐주면 안 될까요?

워런 버핏이 주주서한에 담은 글이라고 합니다. 부실을 개선하려 하지는 않고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에만 신경 쓰는 경영진의 행태를 꼬집은 말씀인데요. 이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장부조작 같은 속임수로 문제를 가리려는 경영진은 결국 큰 낭패를 보고야 만다. 이러한 유형의 속임수에 매달리는 경영진은 중병에 걸린 그 환자와 똑 같은 운명을 맞게 된다.

- 그럼에도 경영진이 이렇게 한 순간을 넘기려는 시도를 하는 이유는 인생은 유한하고 경영진의 자리 또한 (들키지만 않고)최대한 길게 끌고 갈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이런 경영진을 엄벌에 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2. 이익조작 속임수

매출 조기 계상, 비용을 차기로 이연하거나 자산으로 계상하는 등 대개 수익을 부풀리는 속임수를 쓰지만 때로는 당기 이익을 차기 이후로 이연하거나 미래비용을 당기로 앞당겨 수익을 줄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수익이 꾸준하게 늘어나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경영진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인데, 대표적인 것이 뛰어난 경영자로 알려진 잭 웰치가 경영하던 시절의 <GE>입니다.

 

비용을 줄이는 속임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증가인데요. 일반적으로 손익계산서는 몇 년 동안의 변화를 살펴보지만 재무상태표는 당기 분의 수치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산과 부채 계정의 계정과목별 금액을 전기와 당기를 비교해서 따져볼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3. 현금흐름 속임수

현금흐름표는 1. 영업활동 2. 투자활동 3. 재무활동으로 구분해서 작성하는데, 일반적으로 영업활동과 투자활동은 전기보다 늘어나고 재무활동은 줄어드는 것을 그 기업이 바람직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대개 수익성이 낮은 기업은 재무활동으로 늘어난 자금을 영업활동 혹은 투자활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표시하는 식으로 속임수를 사용하는데, 예시한 다양한 사례에 놀랄 뿐입니다. 다음에 나오는 핵심지표 속임수도 그렇지만 투자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치나 지표만을 참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실제 투자에 있어 잘 보지 않는 재무제표가 현금흐름표인데요현금성 자산과 이자부담 부채를 직접 계산해보는 것이 그 기업의 재무 안정성 혹은 현금 상태를 파악하는데 더 유용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5. 인수회계 속임수

기업의 경영진은 성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합니다. 영위하던 사업에서 더 이상 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을 때 경영진은 다른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매출을 늘리려는 유혹을 받게 됩니다. 주주가 원하는 수익성과는 전혀 관계없이 우선 기업의 몸집만 늘리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비싸게 살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승자의 저주는 정해진 코스입니다.

 

이 와중에 인수 대상 기업의 수익 일부를 이연 시켜서 인수한 이후 수익으로 계상 함으로써 경영진의 성과로 만들려는 속임수가 일어납니다.

 

기업이 행하는 단일 활동 가운데 기업가치 파괴의 수훈 갑은 바로 인수행위다.

- 어스워스 다모다란

 

학술적 연구결과는 (기업)인수가 주주 가치를 파괴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인수를 고려하는 기업의 경영진은 인수의 이점을 투자자에게 이해시키려 고심해야 했다.

 

 

6. 마무리, 회계 속임수 탐구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회계부정 때문에 파문이 컸던 기업 3개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교훈을 얻자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의 <도시바>가 등장하네요. 예전에 동사에서 만든 워크맨을 구입한 적이 있어서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또한 포렌식 접근법으로 재무제표에서 기업의 속임수를 찾아내는 투자자의 자세/접근법 10가지를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요약/복습하고 총 정리하는 건데요. 그 중에서 마지막 10 번째, 강한 호기심과 겸손함 그리고 항상 배우는 자세를 견지하라는 주제는 바로 투자자의 자세를 일컫는 것입니다.

 

우리가 포렌식 회계 분야에서는 전문가 혹은 권위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기에 항상 겸손한 자세로 배움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더 많이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문제를 푸는 방법을 찾아내고, 유용한 무언가를 배우고 또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이 일상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하다는 사실이다.

* 포렌식 방식: 범죄과학적 수사방식을 차용한다는 차원에서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분석해 부정의 증거를 찾는 기법

 

 

직장인인 저의 관점에서 본다면, 분기말 혹은 연말이 되면 당해 실적이 중요한 영업부에서는 가능한 매출을 많이 계상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재무부에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상하려고 합니다. 주지하듯이 회계원칙은 기본적으로 보수주의입니다. 때때로 벌어지는 미묘한 상황은 두 부서간의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하는데요.

 

이번 분기에 실적이 잡히지 않으면 다음 분기에 잡으면 되잖아, 하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의 판단은 엄정하게 적용하라고 회계원칙이 있는 것이고 어긋나면 안 됩니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속임수 사례는 대부분 범죄에 가까운 것인데도 버젓이 행해졌음에 (과연 이게 자본주의와 주식시장이 가장 발전한 미국의 현실인지 한편으로는 강한 의문이 들고)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최근 <삼성바이오>의 상장 전 가치평가 논란이 벌어지고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필요에 의해 가치/실적을 부풀리려는 시도는 적잖은 상장회사에서 저질러져 왔고/저질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를 위해 재무적으로 세밀한 분석이 필요한 기업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음은 확실해 보입니다

 

저는 의심스러운 기업에 대해서는 아예 투자를 포기하는 (아직은)한가한 방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합리적인 의심은 늘 필요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공부는 꾸준히 할 필요가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201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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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1개)

  1. 연어1215
    연어1215 | 18.11/13 18:09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잘 마무리되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크지 않길 희망합니다. 요즈음 가치 대비 저평가 되어있는 종목이 많은 관계로 빠른 시일 안에 회계, 재무제표 등을 배워야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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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향
      숙향 | 18.11/14 08:05
      어떤 뜻으로 잘 마무리되기를 원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애초 상장되면 안 되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덩치가 커서 상장폐지는 어려울테고, 늘 그렇듯이 가고 싶은대로 가겠죠. 재무제표를 읽고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자라면, 이런 기업에 투자하기는 무척 어려웠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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