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월에만 12% 급락... 금융위기 이후 PER·PBR 최저

어닝 시즌이 한창인 국내 증시가 여전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신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코스피는 날마다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4일 코스피 지수는 2097.58에 마감해 약 1년 7개월 만에 2100선 아래로 밀렸다. 25일 오전 10시 기준은 그보다 2.14% 더 내린 2052.6으로, 연중 최저치를 하루만에 갈아치웠다. 10월 들어 현재까지 하락률이 12.4%에 이른다.

상장사들이 발표하고 있는 3분기 실적은 대체로 양호하다. 첫 포문을 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0% 늘고, SK하이닉스도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발 금리 인상 ▲미·중 무역 갈등 ▲경기 우려 등이 증시에 찬물을 끼얹으며 좀처럼 분위기가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렸다. 이날 오전 10시 지수와 2분기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배수) 9.3배, PBR(주가순자산배수) 0.91배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9.7%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 호실적과 현 10% 정도인 코스피 ROE를 고려하면 3분기 실적 반영 후 코스피 자본총계는 적어도 2% 정도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현 지수 기준 코스피 PBR은 0.89배다.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약 15년 일별 PBR 중 가장 낮은 순서로 상위 3%에 해당한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최저이기도 하다. 당시 주가 급락으로 PBR은 수 차례 1배 미만을 기록했고 최저 0.82배까지 하락했다.



다만, 이익 측면에선 차이가 있다. 2008년 삼성전자 순이익은 전년 대비 25%, 현대차는 46%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4조7000억원 적자를 거두는 등 금융위기 여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이로 인해 코스피 PER은 한동안 30배를 웃돌며 크게 급등했다.

올해는 좀 다르다. 코스피 시장에서 컨센서스(최근 3개월 기준)가 있는 337개 상장사들의 2018년 예상 영업이익 합계는 12% 증가한 211조8153억원, 순이익 합계는 16% 늘어난 154조874억원이다.

그러나 현재 PER은 9.3배로 최근 15년 내 낮은 순으로 상위 7% 수준에 불과하다. 약 10년 만에 최저일 뿐만 아니라 이번 3분기 실적 반영되면 이보다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한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기보단 현재 지수가 어느 정도까지 내려왔는지 과거와 비교하며 투자 판단을 내려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