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남양유업도 우유 가격↑..유제품 업계 가격 줄인상

남양유업이 16일부터 우유 가격을 평균 4.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단기적으론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나 원가 부담으로 시름을 앓던 유제품 업계 수익성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대표 제품인 '맛있는 우유 GT' 200ml 가격을 33원, 500ml는 50원 올린다. 1L는 가격을 유지하나 용량을 900ml로 줄여 사실상 가격이 10% 인상되는 셈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회사 측은 ▲원유가격 인상 ▲생산·물류비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사실 유제품 가격 인상은 예견된 결과다. 지난 8월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유제품 원재료인 원유 수매 가격을 지난해보다 4원(0.4%) 오른 926원으로 최종 합의했다.

이번 인상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원유 가격은 2012년 리터당 834원에서 2013년 940원으로 106원(13%) 올랐다. 이후 2015년까지 동결되다 2016년 922원으로 18원(2%) 내렸다. 이 가격은 지난해까지 유지됐다.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이 확정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유제품 업체가 판매가 인상 명분을 마련했다고 파악했다(관련기사▷ [이슈분석] 원유가 5년 만에↑.. 우유·유제품 가격 인상 초읽기). 실제로 남양유업보다 앞선 8월 서울우유는 5년 만에 우유 가격을 평균 3.6%(흰 우유 1L 기준) 인상한다고 밝혔다.



◇ 매일유업, 빙그레도 인상 카드 꺼내나?
​
업계 1위인 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까지 가격을 올리면서 매일유업, 빙그레도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서울우유는 2016년 낮췄던 가격을 정상화하는 성격이 강했으나, 남양유업까지 가격을 올리면서 빙그레와 매일유업 같은 유가공 회사들의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가 증폭될 것"이라 전망했다.

흰 우유는 원가 부담이 커 수익성이 매우 저조한 품목에 속한다. 매일유업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017년까지 5% 미만에 머물렀다. 남양유업은 2012년까지 4~5%를 기록하다, 2013년 불매운동 등 악재 이후 매일유업보다 저조한 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흰 우유가 아닌 '바나나맛우유'로 유명한 빙그레는 2010~2017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6.1%다. 매일유업, 남양유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으나 원가 부담으로 수 년째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이런 가운데 빙그레, 매일유업도 제품 가격을 올리면 업계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을 지켜볼 만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매일유업 흰우유 매출 비중은 20%대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와 흰우유 매출액도 30%대 비중을 차지한다.

이경자 연구원은 바나나맛우유 가격이 1% 오를 때마다 빙그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억원, 6억원 가량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이와 함께 빙그레가 가격을 5.6% 인상한다고 가정할 경우, 2018년 실적 기준 매출액은 인상 전보다 1.3%, 영업이익과 EPS는 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인상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빙그레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 뚜렷할 전망이다. 최근 1개월 간 증권사들이 예상한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0.3% 늘어난 8600억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463억원이다. 예상대로라면 영업이익률이 4%에서 5.4%로 1.4%p 상승한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빙그레에 대해 "가격정찰제 안정화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이익률이 개선될 전망"이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