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해부] 경창산업, 드디어 늘어난 매출.. 앞으로 지속될까?

자동차 부품사 경창산업 매출과 이익이 약 1년 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주력 사업은 여전히 부진하나 타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거뒀다.

경창산업이 지난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1342억원에서 13% 증가한 151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억원에서 16배(1504%) 늘어난 55억원을 기록했다. 지배지분 순이익은 -19억원에서 4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경창산업은 매출액이 조금만 늘어도 이익이 크게 늘 수 있는 수익 구조다.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 등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2분기 매출액 증가액은 169억원, 영업이익 증가액은 52억원이다. 늘어난 액수의 영업이익률만 따지면, 30.7%에 달한다. 2분기 경창산업의 영업이익률은 3.6%다.



최근 경창산업은 매출 감소와 이에 따른 이익 급감 및 적자 전환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매출 증가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다.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건 2017년 1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영업이익은 2016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반등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기보고서 발표 다음 거래일(16일) 경창산업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경창산업은 자동차 자동변속기 부품이 주력이다. 매출 대부분이 현대차와 기아차로부터 발생해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과거 현대·기아차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당시 경창산업도 그에 발맞춰 생산라인을 늘렸다. 그 결과 2006년 1246억원이던 매출액은 2016년 6458억원으로 늘었다. 10년 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8%다.

그러나 2017년 사드 보복 등으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자동변속기 채택률도 제자리걸음을 이어가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당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550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분기부터 적자를 내며 연간 2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 자동변속기 역성장.. 타 사업부가 살렸다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영업적자는 2분기에 멈췄다. 일부 품목의 매출 성장과 원가율 개선이 핵심으로 작용했다.

매출 비중이 70%가 넘는 자동변속기 부품은 역성장을 지속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879억원이다. 그러나 케이블, 페달, 레버 등 타 사업부가 이를 보완했다. 케이블은 28% 증가한 96억원, 페달은 45% 늘어난 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품목은 레버다. 2017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데 이어 올해는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98% 늘어난 131억원이다. 매출 비중도 5%에서 9%로 올랐다. 이미 상반기에만 2017년 매출액(308억원)의 74%인 228억원을 달성해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레버는 차종 별로 하단, 상단용이 구분돼 있다. 그동안 차종에 맞춰 각각 다르게 생산했으나 회사 측에 따르면 최근 하단에 공용으로 쓰일 수 있는 레버를 새로 개발했다. 그 덕에 경창산업은 생산 원가를 줄일 수 있었고, 고객사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기타 매출액에선 신제품인 기어 액츄레이터가 일부 반영됐다. 아직 규모는 수십 억원 수준이지만 경창산업은 2017년 6월 현대다이모스와 1928억원 규모 기어액츄레이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상태다. 납품 기간은 2019년 2월 15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로 내년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된다. 연평균 기대되는 매출은 약 385억원으로 경창산업 지난해 연간 매출 5503억원의 6% 정도다.



◆ 보쉬와 합작한 KBWS, 손익 분기점 도달은 아직

관계사 케이비와이퍼시스템(이하 KBWS)도 경창산업 순이익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 회사는 경창산업의 연결 대상 자회사 KCW(지분율 97%)와 2015년 7월 와이퍼 모터를 만드는 독일 보쉬(Bosch)가 5:5로 설립한 합작사다. KCW가 만들던 와이퍼와 보쉬의 모터를 합쳐 자동차 와이퍼 모듈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KCW는 합작 법인 KBWS(지분율 50%)를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경창산업도 자회사 KCW를 통해 해당 업체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KBWS의 순이익의 절반이 경창산업 연결 재무제표의 지분법이익으로 반영된다.

경창산업 종속기업 3곳은 각각 연매출 200~500억원을 기록 중이며, KBWS 외형 규모가 이들을 합친 것보다 크다.



KBWS의 고민도 경창산업 주력 사업부처럼 매출 감소다. 연간 매출액이 2016년 2122억원, 2017년 1904억원이다. 매출이 줄면서 아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2016년 순손실 251억원, 2017년 27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109억원 손실을 냈다. 이 영향으로 경창산업의 관계기업 지분법손실로 상반기 54억원이 반영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KBWS는 경쟁 심화로 인해 신규 차종과 계약을 맺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 차종의 판매량 감소가 매출 감소로 연결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보단 내년 손익분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창산업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92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라 지난 6월 밝혔다. 신주 646만9003주를 발행하며 예정 발행가액은 1420원이다. 오는 9월 19일 증시에 상장한다. 발행할 신주는 종전 주식 수 1756만주의 36.8%다.

24일 오후 2시 25분 경창산업 주가는 2375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신주 할인율은 약 40%다. 회사 측은 이후 추가 유상증자 계획은 하고 있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