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MLCC 관련주들의 주가가 차익 실현 물량으로 다소 하락했다. 그러나 MLCC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3분기엔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MLCC는 적층세라믹콘덴서를 뜻한다. 전자제품에 전류가 적당한 양 만큼 흐르도록 조절하는 부품이다. TV, 스마트폰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에 필수적이다.
국내 대표적인 MLCC 생산자는 삼성전기와 삼화콘덴서다. 스마트폰, 자동차에 사용되는 MLCC 수요가 급격히 늘자 이들 주가도 고공 행진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 26일, 삼화콘덴서는 그보다 앞선 13일에 각각 52주 최고가 16만6000원, 10만9500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64%, 155% 오른 수치다.
그러나 고점 이후 두 기업 모두 내리막이다. 전일 종가는 삼성전기가 14만6000원(-12%, 이하 최고가 대비), 삼화콘덴서는 8만2700원(-25%)이다. 23일 오후 2시 34분 현재는 삼성전기 14만7000원(전일비 +0.6%), 삼화콘덴서 8만3200원(+0.6%)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KTB투자증권 이동주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전세계 MLCC 업체 주가가 크게 조정받았으나, 이는 연초 대비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에서 비롯된 것이며 개별 업체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삼성전기, 삼화콘덴서 실적은 높은 시장 기대치도 넘었다. 삼성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조8098억원, 영업이익은 193% 늘어난 2068억원이다. 삼화콘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7%, 364% 증가한 650억원, 21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6%, 삼화콘덴서는 26% 초과 달성했다.
MLCC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기 모듈, 기판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6% 감소했다. 그러나 MLCC가 포함된 컴포넌트솔루션 사업은 61% 증가한 8829억원을 거뒀다. 1분기와 비교해봐도 16% 많다. 삼화콘덴서도 MLCC 사업 매출액이 193억원에서 4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 MLCC 가격 더 오른다.. 3Q 예상 실적 줄상향
증권업계는 3분기에 두 기업 모두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 배경으로 크게 MLCC 가격 인상, 증설 효과를 꼽았다.
MLCC 가격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MLCC 판매가격을 전년보다 21% 인상했다. 지난해 15%보다 인상률이 더 컸다.
하반기엔 그보다도 인상 폭이 더 클 전망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하반기 MLCC 가격을 평균 30% 가량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전략 고객들이 MLCC 공급 부족 장기화를 고려해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 MLCC 공급부족이 심각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MLCC 업체들은 현재 시설로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워 증설을 진행 중이다. 상반기 삼성전기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 가동률은 92%, 삼화콘덴서 국내공장 가동률은 97%로 거의 100%에 육박했다.
삼화콘덴서는 올해 증설에 총 18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상반기까지 86억원을 투입했으며, 하반기엔 남은 99억원을 들여 연내 완료 예정이다. 삼성전기 또한 상반기 2949억원을 MLCC 증설에 투입했다. 상반기 마무리 된 증설 분은 하반기 본격 가동된다.
이로 인해 증권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연구원과 신한금융투자 박형우 연구원은 삼성전기 3분기 예상 실적을 나란히 상향했다.
우선 김 연구원은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조887억원, 영업이익은 192% 급증한 3013억원으로 전망했다. 기존 영업이익 전망치 2469억원에서 22% 상향 조정했다. 박 연구원도 앞서 영업이익을 2716억원으로 제시했으나, 이번 리포트에서 하나금융투자와 동일한 3013억원으로 11% 높였다.
박 연구원은 "기판과 모듈(카메라, 통신) 사업부는 3분기도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보이나, MLCC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며 타 사업부 부진을 뛰어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화콘덴서도 같은 맥락으로 기대감이 높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지난 20일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보다 40% 많은 734억원, 영업이익은 216% 증가한 250억원으로 전망했다. 2분기 실적 발표 전에 제시했던 매출액 696억원, 영업이익 193억원에서 각각 5%, 30% 높였다.
◆ 올해 예상 PER, 삼성전기 18배&삼화콘덴서 13배
2분기 실적에 현재 주가를 반영한 삼성전기 PER은 30배, 삼화콘덴서는 24배다. 연초 대비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익 또한 크게 늘어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됐다.
증권업계가 예상한 2018년 삼성전기 순이익은 5888억원(전년비 +364%), 삼화콘덴서는 617억원(+397%)이다.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예상 PER은 삼성전기 18.4배, 삼화콘덴서 13.7배다.
현재 삼성전기 시가총액은 약 10조8300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89% 늘었다. 올해 예상 순이익은 5년 전 3302억원보다 78% 많다. 삼화콘덴서는 이익과 주가 상승률이 그보다 컸다. 현재 시가총액은 8472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1300% 상승했고, 예상 순이익은 3억원에서 617억원으로 무려 200배 늘어난 수준이다.
프린트
이메일
블로그 담기
점수주기
(댓글 0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