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집중] 홈쇼핑株, 수수료 부담에도 실적 방어.. 누가 잘했나?

현대홈쇼핑이 지난 10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빅3'로 꼽히는 GS홈쇼핑, CJ ENM, 현대홈쇼핑 실적이 모두 윤곽을 드러냈다. 이익은 다소 온도차를 보였으나 일회성 요인 등을 제거한 실적은 대체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홈쇼핑 4社, 매출·이익 대체로 전년 동기와 비슷

GS홈쇼핑은 2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늘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2685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346억원이다(이하 별도 기준).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컨센서스인 296억원도 17% 초과 달성했다.



다만 이는 일회성 요인이 다소 반영된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연간 할인권 환급액 약 44억원이 일시적으로 반영됐으며, 이를 제거할 경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실질적으로 이익을 가장 크게 늘린 곳은 현대홈쇼핑이다. 매출액은 4% 감소한 2412억원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9% 증가한 393억원을 거뒀다.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은 △온라인 수익성 강화 △고마진 방송상품 매출 확대 △효율적 판관비 집행을 수익성 개선 배경으로 꼽았다.

외형 규모가 가장 작은 엔에스쇼핑도 매출액은 약 4000만원(0.03%) 늘어난 1176억원, 영업이익은 3% 증가한 229억원으로 소폭 개선됐으나 뚜렷한 실적 증감을 나타내진 않았다.

반면 지난 7월 CJ ENM과 합병한 CJ오쇼핑은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매출액은 2% 줄어든 2839억원, 영업이익은 14% 줄어든 403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는 회계기준 변경과 지난해 일회성 이익에 따른 역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이러한 요인들을 제거할 경우 매출액은 6%, 영업이익은 8% 각각 성장했다.



◆ GS홈쇼핑, 취급고 '1위'.. 1조원대 유지

GS홈쇼핑은 취급고 면에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렸다. 취급고는 홈쇼핑 회사가 판매한 제품 가격의 총 합을 뜻한다. 예를 들어 홈쇼핑을 통해 1000억원 어치 물건이 팔렸다면, 취급고는 1000억원이다. 여기에 판매 수수료 등을 합한 금액이 매출액에 해당한다. 홈쇼핑 업계에서 취급고는 '얼마나 팔았는가'를 나타내는 중요한 경쟁 지표로 쓰인다.

2분기 GS홈쇼핑 취급고는 1조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했다. 매출 규모는 CJ오쇼핑에 이어 2위나, 취급고는 올해 1분기부터 1조원을 돌파해 2, 3위와 차이를 벌리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모바일 취급고 역할이 컸다. 2분기 모바일 취급고는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해 총취급고 성장을 이끌었다.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업체들의 경쟁이 약화되고, 모바일에서 판매되는 TV 상품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며 2분기 모바일 취급고가 고성장했다"고 분석했다.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 취급고는 각각 한 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CJ오쇼핑은 9931억원으로 8%, 현대홈쇼핑은 9125억원으로 2% 늘었다. CJ오쇼핑 취급고는 지난해 4분기 1조319억원을 기록해 1위를 잠시 탈환했으나, 올해 다시 9000억원대로 줄며 GS홈쇼핑에 자리를 내줬다.



◆ 연간으로는 감익 예상.. SO수수료 부담

홈쇼핑 업계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수수료 증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홈쇼핑을 내보낼 때 방송사에 수수료를 납부하는데, 매년 수수료율이 증가해 부담이 커진 상태다. 반면 상품 판매를 통해 벌어들이는 판매수수료는 갈수록 줄어 어려운 업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도 수수료 부담이 이어져 이익을 늘리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KB증권 박신애 연구원은 GS홈쇼핑 2018년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 4% 감소한 1조394억원, 1391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총취급고는 10% 늘어난 4조3271억원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간 SO수수료가 300억원 안팎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나, 모바일 채널을 주축으로 취급고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 판단했다.

현대홈쇼핑도 올해 외형이 소폭 축소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이 예상한 매출액은 4% 감소한 9823억원, 영업이익은 3% 줄어든 1454억원이다. 예상 취급고 성장률도 3%에 그쳐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낮다. 박 연구원은 "모바일 취급고가 8%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취급고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하반기 IPTV향 SO수수료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