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카카오게임즈, 넵튠에 190억 투자..e스포츠 손잡아

카카오게임즈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넵튠에 190억원을 투자하기로 밝혀 눈길을 끈다.

넵튠은 지난 2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제 3자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알렸다. 그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에 신주 175만9259주를 배정한다. 기존 발행주식수의 9% 규모다. 증자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은 약 190억원이며 100억원은 운영자금, 9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가격은 1만800원으로 넵튠 2일 종가(1만1850원)에 비해 9% 낮다. 오는 27일 상장하며 1년간 보호예수 기간을 갖는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에 넵튠 주식 59만8802주(3.07%)와 5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유상증자로 신주가 발행되면 카카오게임즈는 넵튠 지분을 약 11%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선다.

◆ 카카오게임즈-넵튠, 'e-스포츠' 시장 손잡고 진출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가 최대주주로 있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다. 2017년 매출액 2013억원(전년비 +99%), 영업이익 386억원(+282%)을 냈다. 현재 상장해있는 게임사들과 비교하면 매출 기준 6~7위 규모다. 높은 인지도와 고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8월 상장이 유력시됐으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감리결과가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넵튠은 시가총액 약 2300억원, 지난해 연매출 205억원의 중소형 게임사다. 대표작으로 '프렌즈사천성 for Kakao', 'LINE 퍼즐탄탄' 등이 있다. 특히, 2016년 하반기 카카오 프렌즈IP를 활용해 출시한 '프렌즈사천성 for Kakao'는 앱마켓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종속회사를 통해 소셜카지노 사업도 한다. 2016년 하반기부터 '7 Luck Vegas', 'Vegas Tower' 등을 출시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2016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183억원, 2017년엔 그보다 12% 더 늘어난 205억원이다. 캐쥬얼게임 매출액은 지속 감소한 반면, 소셜카지노 매출액이 15억원→105억원→121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년째 적자다. 신작 출시 과정에서 늘어난 인건비 부담이 컸다. 2015년 28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2016년 3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엔 적자 폭이 86억원으로 악화됐다.



카카오게임즈가 적자 기업 지분을 인수한 목적은 사업 다각화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넵튠 지분을 인수해 e-스포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넵튠은 지난 5월 샌드박스네트워크(대표 이필성)와 콩두컴퍼니(대표 서경종)에 총 205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온라인 동영상과 컨텐츠 제작사며, 콩두컴퍼니는 e-스포츠 관련 기획과 홍보업을 한다. 넵튠은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콩두컴퍼니에 각각 111억원, 95억원을 투자해 결과적으로 두 회사 지분을 23.9%, 26.4% 보유했다.

당시 전략적 제휴를 위해 두 회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도 넵튠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신주 36만8088주가 발행됐고, 넵튠은 43억원을 자금으로 확보했다. 넵튠은 샌드박스네트워크의 MCN(멀티채널네트워크) 사업, 콩두컴퍼니의 e-스포츠 사업을 활용해 해당 시장에 신규 진출할 계획이라 밝혔다.

◆ 넵튠, 카카오게임즈 투자에 주가 22%↑.. 유의할 점은?

카카오게임즈 투자 소식에 넵튠 주가도 즉각 반응했다. 3일 넵튠 주가는 전일 대비 20.6% 급등한 1만4300원으로 출발했다. 이날 고가는 22.3% 오른 1만4500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상승 폭을 반납해 오후 2시 37분 기준 2.5% 상승한 1만2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거래량은 157만7548주로, 약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실적 부진과 함께 올해 넵튠 주가는 하락해왔다. 현재 주가는 올해 최고가인 1만8800원(1월 31일) 대비 34% 낮다.



자금 조달을 위해 최근까지 전환사채를 발행한 점은 투자자가 유의하는 것이 좋다. 넵튠은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2회차, 3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2회차는 240억원, 3회차는 60억원 규모다. 2회차 발행 당시 카카오게임즈가 50억원 규모 사채를 사들였다.

2회차 전환청구 기간은 2019년 3월 5일부터 2021년 2월 5일, 3회차는 2019년 4월 2일부터 2021년 3월 2일이다. 해당 기간에 주식 전환이 이뤄질 경우 개인 투자자들에게 물량 부담이 될 수 있다.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 조정도 이뤄졌다. 지난 6월 2회차 전환가액은 기존 1만5364원에서 1만2076원으로 21% 낮아졌다. 전환 가능 주식수는 198만7413주다. 또한 7월에는 3회차 전환가액을 1만5364원에서 1만755원으로 30% 내렸다. 전환 가능 주식수는 55만7880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