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원유가 5년 만에↑.. 우유·유제품 가격 인상 초읽기

단독 [아이투자 오진경 데이터 기자] 오는 8월부터 원유 수매 가격이 5년 만에 인상된다. 이에 따라 우유, 커피 등을 생산하는 식품 업체들도 줄줄이 제품가 올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리터당 원유 수매 가격을 지난해보다 4원 오른 926원으로 최종 합의했다. 이는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원유 가격은 2012년 리터당 834원에서 2013년 940원으로 106원 인상됐다. 이후 2015년까지 동결되다 2016년 922원으로 18원 내렸다. 이 가격은 지난해까지 유지됐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를 비롯해 각종 유제품을 만드는 업계가 제품 가격을 인상할 명분이 마련됐다. 보도에 따르면 유업계는 흰우유 가격을 리터당 50원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저출산으로 우유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최저임금 등 비용이 증가한 터라,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제품가를 올릴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된 상태다.



◇ 2013년 원유가 인상.. 매일유업&남양유업 희비 갈려

2013년 8월 1일 원유 가격을 106원(834원→940원) 올릴 당시에도 우유,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다만, 유통업체들과의 협상 지연으로 인해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되진 못했다. 업계 1위 서울우유는 30일부터 우유 리터당 판가를 9.6% 올렸다(2300원→2520원). 매일유업은 그보다 늦은 9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제품가 인상 이후 매출이 승승장구했다. 2013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27% 증가한 1조3644억원을 기록했고, 이후 별다른 부침 없이 성장이 이어졌다. 주력 제품인 매일우유 1000ml 가격은 2012년 1575원에서 2017년 1661원으로 5년 동안 5% 가량 올랐다. 2013년 가격 인상 당시 업계는 "유업체들이 전반적으로 가격을 올려 소비자 저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 이슈라 분석했다.

그러나 매일유업과 2, 3위를 다투는 남양유업은 여러 악재로 인해 적자와 흑자를 오갔다. 2013년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소비가 위축됐고, 원유 가격 상승에도 오히려 제품 가격은 낮아졌다. 이에 2013~2014년 적자를 기록하다 2015년부터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 2분기 실적 기대감↓.. 제품가 상승 호재될까?

최근 업계는 분유 매출 회복을 주시하고 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이 우유와 함께 주력으로 생산하는 분유는 중국 시장에서 매출 회복세가 뚜렷하다. 국내에서 저출산으로 인해 분유 매출이 좀처럼 늘지 않자 이들은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사드 이슈로 인해 2017년 분유 수출액이 급감했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 5월 분유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49% 급증했으며, 특히 중국 지역에서 459% 증가해 기저 효과가 두드러졌다. 6월에도 중국 지역 수출액은 74% 고성장하며 전체 수출 성장(+68%)을 이끌었다.

당장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매일유업 2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한 3376억원, 영업이익은 4% 감소한 179억원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0% 가량 하회하는 수치다.

그는 "수출 분유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비용 지출이 다소 있었고, 지난해 2분기 실적 베이스가 높아 이익 성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지난 4월 하나금융투자 심은주 연구원은 "올해 비용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여지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제조분유나 커피믹스 매출의 유의미한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라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유 가격 인상으로 향후 실적 추정치는 다소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특히, 2013년과 달리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남양유업도 제품가 인상에 정상적으로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우유 가격이 오르면 이를 원재료로 하는 빙과류, 과자 가격 인상도 예상돼 전반적으로 식품 업계 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식과 함께 23일 매일유업 주가는 오전 한 때 전일 대비 5% 오른 8만9400원에 거래됐다. 오후 2시 50분 현재 주가는 그보다 4.8% 내린 8만5300원(전일비 +0.2%)이다. 같은 시각 남양유업은 1.1% 오른 6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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