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우지수 보면 미국이, '이것' 보면 한국이 보인다

단독 [아이투자 넥클리스]
편집자주 | '좋은 기업, 나쁜 기업, 이상한 기업' 코너는 다양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투자자의 시각으로 살피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필자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30대 초 젊은 연구원으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했습니다.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0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주식시장의 투자자로서 궁금한 것을 찾아다니는 과정과 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필명인 '넥클리스'는 목걸이처럼 다른 사람의 허전함을 채워주고 스스로도 더 빛날 수 있음을 희망하는 필자의 바램이 담겼습니다.
안녕하세요. 넥클리스입니다.

2018년도 이제 하반기에 들어섰는데, 하반기의 시작도 뭔가 가볍지는 않아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가시화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공을 떠미는 것 같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 미국의 제조업 회생에 있음을 고려하면, 지금과 같은 무역전쟁은 어느 정도는 예견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예상하는 것과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체감하는 것은 확연히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의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무역분쟁의 격화는 기본적으로 좋을 것은 없어 보입니다. 또한 세계경제의 관점에서도 볼 때,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는 좋은 결과보다는 나쁜 결과가 나온 경우가 보다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무역전쟁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는 알 수 없지만, 당분간 수출에 기반한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최근 올라가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수출기업들에게 있어서 긍정적인 면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8년 4월 2일 원/달러 1,055.5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던 환율은 어느새 7월 4일 기준 1,115.00원으로 5%이상 올랐습니다. 이와 같은 환율의 상승은 수출업체들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면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엔 미국의 다우지수와 한국거래소의 KTOP30지수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2018년 6월 20일, 1896년 다우지수의 출범부터 지금까지 구성종목에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제너럴 일렉트릭(GE)가 다우지수 구성종목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이로써, 다우지수의 출범 당시 초기 구성종목들은 모두 퇴출되게 되었습니다.

다우지수는 미국 증시의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지수 중 하나입니다. 특히 다우지수는 미국의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의미하며, 따라서 다우지수에 들어오고 나가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미국 산업의 시간에 따른 중요도의 변화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2015년 AT&T를 퇴출시키고 애플이 들어온 것은 유선전화 시대의 완전한 종료를 해석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고, 2013년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퇴출과 골드만삭스, 비자의 편입은 상업은행에서 투자은행으로의 돈의 흐름의 변화, 그리고 신용이 지배하는 사회로 완전히 변모한 미국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2018년 7월 4일을 기준으로, 다우지수에 포함되어 있는 30개의 기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표1] 다우지수 구성기업

출처: https://www.marketwatch.com/investing/index/djia 외

다우지수의 구성종목들을 보면, 흔히 들어본 기업들이 많이 보입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1990년대 이후 IT시장을 지금까지도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이 보이고, P&G와 존슨 앤 존슨과 같이 수많은 소비재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보입니다. 코카콜라와 맥도날드를 빼놓고는 음료시장과 패스트푸드 시장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고, 보잉을 빼놓고 항공기 시장을 말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카드마다 붙어 있는 VISA의 마크와 운동화들에 가장 흔히 보이는 나이키 로고, 그리고 일요일마다 방영되던 디즈니 만화동산을 기억하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다우지수가 보여주는 것은 지금까지 세계경제를 대표하고 있는 미국의 위상과, 그 미국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여줌으로써 전세계 경제의 흐름까지도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은 다우지수와 같이 대표성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한국에도 30개의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가 있습니다. KTOP30지수가 그것으로, 소속된 기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표2] KTOP30지수 구성기업

출처: 한국거래소

편입비중 순으로 정렬해 보면, 위의 표와 같습니다.

대부분이 한국의 주식투자자들에게는 익숙한 기업들일 것 같습니다.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하더라도 적어도 몇 번쯤은 접해보았을 기업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우지수만큼의 지명도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KTOP30에 속한 기업들이 한국 증시와 한국의 산업을 대표한다는 말은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KTOP30의 구성기업들 그리고 다우지수 구성기업들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증시와 산업구조, 그리고 미국 증시와 산업구조와의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의 경우 소비재 기업이 적고 산업재 기업이 많습니다.

다우지수의 경우 P&G나 존슨 앤 존슨, 맥도날드와 코카콜라와 같이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들이 다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소비재 기업들은 미국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기반으로 하여 세계로 뻗어나간 2000년대 이전 미국 경제성장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록 다우지수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월마트나 스타벅스와 같은 기업들도 이러한 성장 공식에 포함되는 기업들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의 기업들을 보면 삼성전자나 롯데케미칼, LG화학과 같이 산업재 기업, 특히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차와 같은 기업들도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수출주도 성장을 이루어온 한국의 산업성장의 역사를 반영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산업재 위주의 기업들 중에 눈에 띄는 기업이 아모레퍼시픽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P&G나 존슨 앤 존슨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에는 아직 못 미치는 면이 많으나, 한국에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기업들 중에서 눈에 띄는 기업으로 주목해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글로벌 수준에 접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편차가 뚜렷합니다.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다우지수 중 전자/IT부문에 속한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같은 기업과 삼성전자를 경쟁사로 묶는 것은 크게 잘못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직은 규모의 차이가 대단히 크지만,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을 듀폰과 경쟁사라고 부르는 것 또한 어느 정도 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화이자의 경쟁사로서 유한양행을, JP모건체이스의 경쟁사로서 신한지주를 그리고 골드만삭스의 경쟁사로 미래에셋대우를 놓기는 다소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셀트리온의 경우 제약보다는 바이오 분야로 간주되므로 전통적인 제약회사인 화이자나 머크와 비교하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전자/IT나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세계시장에서도 훌륭히 경쟁이 되고 있지만, 제약이나 금융 부문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물론 갈 길이 멀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앞으로 추격하는 입장에서도 갈 수 있는 거리가 더 많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는 만큼, 해당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앞으로의 성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즈니스 그룹에 속한 기업들입니다.

미국의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은 모두 독립된 기업들이지만, 한국의 KTOP30에 포함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삼성그룹(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생명), 현대차그룹(현대모비스, 현대차,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SK그룹(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와 같이 그룹으로 묶여 있습니다.

비즈니스 그룹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그룹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 따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그룹 구조는 때로는 1+1 = 3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금호그룹의 사례와 같이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또한, 그 안에서도 눈에 띄는 NAVER와 카카오와 같은 기업을 보면, 앞으로도 IT분야에서 새로운 도전들이 꾸준히 나타나 KTOP30에 포함될 수 있는 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해당 국가의 경제와 산업을 대표한다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대표성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는 것은 때로는 지금까지 해당 국가의 역사적 상황의 변화를 이해하고, 또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지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 번 정도, 다우지수의 소속기업들 그리고 그러한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주식시장의 투자자가 시장 전체에 대한 개괄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이러한 시도가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 달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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