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엘아이에스, 레이저장비 주문 몰려.. '실적 턴'

엘아이에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레이저 제조장비 수주를 크게 쌓아올리고 있다. 올해 안에 매출로 반영되면서 3년 만에 적자 탈피가 가능할 전망이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엘아이에스가 공시한 공급계약은 총 7건이다. 계약 상대방은 LG디스플레이, BOE 등으로 모두 중국에 레이저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건이다. 이 중 6건이 하반기부터 발생했는데, 규모가 모두 100억원을 넘어 이목을 끈다.

특히 지난해 9월 청두 BOE(Chengdu BOE)와 529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2016년 연간 매출액(1030억원)의 절반을 채우는 규모다. 계약 종료일은 올해 6월 10일로 상반기 내 마무리된 상태다. 이 밖에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107억원), 올해 2월 BOE(144억원)와 맺은 공급계약도 상반기 종료되며 매출로 인식됐다.



3분기도 남은 수주가 많다. 지난해 11월 중국 Yungu(Gu'an)와의 194억원 계약, 올해 5월 BOE과 체결한 236억원 계약이 모두 8월 종료된다. 또한, 지난 2일 BOE와 다시 310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기간이 6월 29일부터 7월 15일로 불과 보름 정도다. 다른 수주를 제외하고 이 계약만 3분기 매출에 반영된다 가정해도, 지난해 3분기 매출액(71억원)의 약 4.3배를 달성한다.



수주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안양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투자는 11월 30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며, 2017년 말 자기자본의 29%인 68억원이 투입된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IR(기업설명회)에서 회사 측은 중국 수주가 지속 늘어날 경우 내년에 현지 공장을 설립할 계획도 있다고 언급했다.

◆ 적자사업 철수 & 수주 급증.. 연매출 2000억 돌파하나

엘아이에스는 디스플레이용 레이저 설비 제조사다. 2003년 직원 5명으로 출발해 현재는 약 220명으로 늘었다. 주요 장비는 유리기판과 OLED 패널을 레이저로 분리하는 LLO(Laser Lift Off),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자르는 Cutting 장비 등이 있다. 또한 OLED를 외부로부터 차단하는 Cell Sealing 장비에 대해 글로벌 시장을 독점 중이다.

엘아이에스는 고객사 투자 부진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2014년까지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이 때 신규 먹거리로 면세점 사업을 모색했고, 2015년 본격적으로 사후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이와 함께 2015년 매출액이 전년 보다 230% 늘고, 영업이익도 21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면세점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판관비까지 늘며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앞서 언급한 했다시피 지난해부터 수주가 크게 늘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7% 증가한 6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0억원으로 전년 동기 -4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사후면세점 매출액은 79억원에서 29억원으로 63% 감소했지만, 레이저 장비가 318억원에서 590억원으로 86% 급증했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연구원은 지난 2월 리포트에서 올해 엘아이에스가 턴어라운드는 물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패널 업체들이 6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을 적극 확대하고 있는데, 중국 레이저 장비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에 있는 엘아이에스가 수주를 긁어모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후공정 설비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엘아이에스가 BOE의 첫 OLED 라인에 레이저 커팅(Cutting)장비를 독점 수주했다고 파악했다. 이 수주가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애물단지였던 사후면세점 사업은 3년 만에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그간 서울, 제주 등에 8개 매장을 운영해왔으나 회사 측은 3분기 안에 모든 매장을 매각할 방침이라 밝혔다. 적자에 크게 영향을 미친 사업을 접고 본업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정 연구원은 2018년 매출액을 지난해 919억원에서 무려 197% 급증한 2729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476억원으로 지난해 -66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설거라 내다봤다. 회사 측 또한 지난 5월 IR에서 현 수주 현황을 감안했을때 올해 연매출 20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의 2018년 예상 순이익(436억원)에 2일 시가총액을 반영한 PER(주가수익배수)은 4.3배다. 이제 막 턴어라운드를 시작해 1분기 연환산(4개 분기 합산) 순이익은 적자 상태다.



◆ 재무상태는 유의.. 차입금 비중 45%

지난 수 년 동안의 적자로 현재 재무상태는 부실하다. 1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60%며, 부채비율이 471%에 이른다.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도 45.4%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가 줄곧 1만원 대를 유지하면서, 과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에 대해 최근 전환청구권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 3월, 5월에 행사된 전환청구권의 전환가액은 9530원~9540원, 발행주식수 합계는 81만8661주다. 이는 최대주주인 수인코스메틱 보유주식(276만3759주)의 29%에 해당한다.

최근 5년 간 엘아이에스 최대주주는 2차례 변경이 있었다. 2014년 박홍진 대표가 물러난 뒤 에이치씨자산관리가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자 2016년 화장품 도매업체 수인코스메틱에게 회사를 넘겼다.

이와 함께 2017년 엘아이에스 매출액에서 화장품 사업 매출이 12억원(1.3%) 가량 발생했다. 다만, 당분간은 화장품 사업에 집중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회사 측은 향후 수 년간은 레이저 장비사업에만 몰두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