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00% 가치투자 Value Investing in 2009

 

100% 가치투자 Value Investing in 2009

- 지은이: 제임스 몬티어 James Montier

- 옮긴이: 김상우

- 출판사: 부크온 / 581 / 2013-02 / 25,000

 

2013년 독후감을 썼던 책이지만 재독하면서 5년 전에 놓쳤던 부분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느낀 그대로 다시 독후감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서 썼던 글에 더해서 추가하는 정도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처음의 독후감을 말미에 붙였습니다.

 

600쪽에 육박하는 책이라 들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워 집에서 천천히 읽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같은 제목의 명저, [가치투자 Value Investing]의 저자인 브루스 그린왈드가 쓴 (추천사라고 해야 마땅한)서문이 좋습니다. 또한 저자는 시작하면서 <책의 구성>이란 제목으로 대강의 책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가치투자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을 칭송하는 저자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집니다. 수 차례 반복해서 읽은 [현명한투자자][증권 분석] 3판과 6판 번역본을 읽으면서 분명히 보았을 법한 그레이엄의 말씀이 대부분이지만 저자의 글을 통해 전달되는 그레이엄의 가르침은 (마음 깊숙이 밀고 들어오는 것이)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5년 전 독후감을 쓰면서 비교했던 책이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입니다. 다시 읽으면서 느낀 것은 깊이에 있어 드레먼의 책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는 건데요.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효율적시장가설>을 비웃는 1,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것은 모두 틀렸다>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의 멋진 가르침을 만납니다.

 

언제나 그렇듯 투자문제에서 혼란에 직면했을 때는 벤저민 그레이엄에게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그레이엄은 두 가지 가치평가법을 제안했다. 하나는 자산에 기초한 가치평가법으로 한 기업의 청산가치를 계산하는 것이다.

- 그레이엄은 <청산가치 계산의 제1원칙은 부채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산가치에는 의문을 품는 것이다>라고 했다.

-> 저자: 자산가치분석법에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전혀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이른바 수익력 계산법이다. 그는 <투자자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 중 하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나타나는 수익력, 즉 해당기간 동안 사업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그 기업이 매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이다>라고 했다.

 

- 한 기업의 수익력이란 그 기업이 과거 수년간 달성한 실제이익과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미래에도 이런 이익이 비슷하게 지속될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를 결합한 것이다. 과거의 이익은 오랜 기간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오랫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난 실적이 일회성 실적보다 언제나 다시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고, 둘째, 아주 긴 기간의 평균은 경기주기로 인한 왜곡효과를 흡수하고 균일하게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2, <성장주의 비극, 미인주의 진실> 11, <가치투자의 3대 리스크>에서 만나는 그레이엄의 가르침은 저자의 멋진 설명 덕분에 쉽게 이해됩니다.

 

- 리스크란 그레이엄이 말한 영구적인 자본손실과 같은 것이다. 비록 상호 관련되어 있다 해도 영구적인 자본손실이 발생할 주요 근원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것은 1)가치평가 리스크, 2)사업/이익 리스크 그리고 3)재무상태표/재무리스크이다.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라는 유사이론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이 3대 리스크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1. 가치평가 리스크: 가치에 비해 비싼 혹은 안전마진이 없는 자산을 사는 경우를 말하며, 3대 리스크 중 가장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리스크다. 비싼 주식을 샀다는 것은 그 주식과 관련된 모든 좋은 뉴스를 신뢰했다는 것인데, 이런 주식에는 안전마진이 존재하지 않는다.

- 가치투자는 리스크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유일한 투자법이다. 가치투자에서 말하는 안전마진이란 실수나 불운에 대비하는 일종의 리스크 관리다.

- 성장주의 위험은 시장이 그 종목의 미래이익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으로는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높은 주가가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비싼 주식을 사면 실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 그레이엄은 PER 16배 이하 주식에 투자하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그레이엄으로부터 직접 설명 들을 수 있습니다.

- 보통주를 매수할 때 우리가 제안하는 가장 높은 가격은 16배 정도다. 비록 이런 규칙이 본질상 자의적일 수밖에 없지만, 전적으로 자의적인 것도 아니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투자대상 자산의 분명한 가치를 전제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일반적인 보통주의 가치는 평균 수익력으로 입증될 수 있다. 그러나 주가의 6%(1/16)보다 적은 평균이익을 내는 주식이 그 주가를 지탱하기란 쉽지 않다.

 

2. 사업/이익 리스크: 실제 투자 리스크는 일정 기간 동안 전체 시장 대비 해당 주식의 주가 하락 비율이 아니라 경제적 변화 혹은 경영 악화로 해당 기업의 질과 수익력이 상실될 위험으로 측정된다.

- 10년 평균 이익이 아니라 현재 이익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싼 것처럼 보이는 주식은 투자자들이 특별히 조심해야 할 주식이다. 이런 주식은 가격이 오르기보다는 이익 하락(이익의 평균회귀)에 의해 싼 것처럼 보였던 메리트가 곧 사라지는 주식이 될 수 있다.

 

* 분명 주식시장은 상당히 비합리적이다. 그래서 한 회사가 보고한 일시적인 이익 변화에 맞추어 그 회사에 대한 가치평가를 달리한다. 그러나 비상장기업의 경우를 보자. 호경기일 때 이 기업은 불경기 때보다 두 배는 되는 이익을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이익이 두 배가 되었다고 해서 혹은 반으로 줄었다고 해서 이 기업의 오너가 자신의 투자자산 가치를 두 배로 올리거나 혹은 반으로 내릴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3. 재무상태표/재무 리스크: 경기가 절정에 이르면 투자자들은 재무상태표/재무 리스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경기가 절정에 이르면 투자자들은 기업이익에 현혹되어 기업들의 높은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투자자들은 이익이 약화되기 시작할 때에야 비로소 재무상태표에 다시 관심을 갖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경기가 좋을 때는 레버리지를 통해 적은 이익을 큰 이익으로 전환시킬 수 있지만, 경기가 하락할 때는 레버리지가 큰 손실의 근원이 된다는 것을 많은 투자자들은 망각하는 것 같다.

 

2, <성장주의 비극, 미인주의 진실> 13, <약세장의 공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서 말씀 한꼭지

 

투자자들은 시간에 대한 불교적 태도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요컨대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투자를 하든 안 하든 모든 투자 결정은 과거의 경험이나 미래의 희망이 아니라 현재 상황(현재 제시된 가치의 정도)에 기초해 이루어져야 한다. 모쪼록 솔로몬 왕이 신하들에게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진리이고 옳은 말을 찾으라고 명했을 때 신하들이 찾아낸 현명한 말,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3, <100% 가치투자하라>에서 저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과정과 결과에 대한 장이라고 하면서 들려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결과를 통제할 수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과정뿐이다. 좋은 결과를 얻는 최선의 방법은 투자과정을 현명하게 운용하는 것이다.

->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투자를 대하는 가치투자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매수 의견을 많이 내자 나의 메일 독자들은 둘로 나뉘었다. 한 그룹은 가치투자자들이라 할 수 있고, 다른 한 그룹은 완강한 곰이라 할 수 있다. 가치투자자 그룹은 가격 수준이 하락했으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나의 주장을 이해했다. 그러나 완강한 곰 그룹은 나의 가격 수준 측정지표(그레이엄의 10 PER)가 너무 관대한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년 전만 해도 나는 10년 평균이익이 과거의 높은 장기성장률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을 너무 비싸게 본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지난 10년 평균이익이 부풀려졌기 때문에 시장을 싸게 본다는 말을 듣고 있다. 이와같은 시각의 변화는 가치평가의 문제라기보다는 시장의 심리가 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2009 4 28일자 <마인드 매터스>에게 재된 칼럼입니다. 이때만 해도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폭락했던 주가가 이미 회복을 시작하는 시기였는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과거와는 정 반대의 잣대로 투자지표를 평가하면서 시장의 회복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2008년의 폭락을 몸으로 버텨낸 (저를 포함한)가치투자자들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0 10월쯤이면 2008년의 (평가)손실을 만회하였습니다.

 

내가 2003년에 고통스럽게 배운 교훈 중의 하나는 자신의 모델보다 자신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아주 나쁘다는 것이다. 나는 그레이엄과 도드의 10 PER같은 지표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런 함정에 빠질까 봐 두렵다. 나는 10 PER을 계속 사용할 것이며, 그에 입각해 내가 표현하는 매수 의견의 강약을 조정할 것이다.

-> 2009 4 28일자 칼럼의 맺음말입니다. 아마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이었지 싶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유명 경제지에 게재한 칼럼 총 32개를 5개의 주제에 어울리도록 분류해서 엮었습니다. 2006 1, 2007 3, 2008 18, 2009 10개 등 대부분 2008년과 2009년에 작성된 글로써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 및 금융시장에 있어 근래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저자의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복학습의 효과를 제대로 누렸고, 5년만의 다시 읽기를 통해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르침/투자법을 좀더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업의 수익을 따질 때, 지난 10년간의 평균이익으로 계산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대략 눈으로 훑었을 뿐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엑셀 작업할 때 적용하지 않았었는데, 앞으로 심층분석을 하는 기업에 있어서는 반드시 포함/실행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한번 보고서 지나가기에 너무 아까운 저자가 (적절한 상황에서)설명을 돕기 위해 인용한 구루들의 말씀이 너무 좋습니다. 그 중 일부를 옮겨둡니다.

 

1. 장기적인 관점에 기초한 진정한 투자는 오늘날까지도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실제로 실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 케인스의 말씀인데요. 저자는 그래서 인내란 진정 미덕이라고 합니다. 가치투자가 쉬운 투자법이지만 실행이 어렵기에 결코 쉽지 않을뿐더러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투자에서 돈을 번 사람이 투자자의 5%가 안 되는 이유입니다.

 

2. 투자는 단순하지만 쉬운 것은 아니다 - 워런 버핏

 

3. 역발상 투자전략은 사회적 고통을 감수하는 투자전략이다. 이런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팔 때 사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살려고 달려들 때 팔아야 한다. 이는 당연히 사회적 고통을 유발한다.

 

4. 다른 사람들이 낙담하여 팔 때 사고 다른 사람들이 탐욕스럽게 살 때 파는 것은 불굴의 의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결국 커다란 보상을 안겨준다.

- 굳이 밝힐 필요가 없는 존 템플턴의 너무너무 유명한 말씀

 

5. 공공의 이익을 가장 많이 촉진하는 사람, 그러면서 실제로는 대부분의 비판을 뒤집어쓰는 사람이 바로 장기 투자자들이다...... 일반인의 눈에 장기 투자자의 행동은 이상하고, 비상식적이며, 무모하게 보이기 때문이다.케인스

 

6. 주식이 싸면 투자자들은 그 주식이 계속 싼 주식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스토리와 주장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스토리 때문에 주식이 싸다는, 요컨대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다는 사실은 무시된다.

7. 투자는 지루해야지 재미있어서는 안 된다. 투자는 페인트가 말라가는 것 혹은 잔디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 같아야 한다. 재미를 원한다면, 800달러를 가지고 라스베가스에 가는 것이 낫다. - 폴 사무엘슨

-> 당연히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아주 소심하게 반박할 여지가 있는 말씀입니다. 인내를 강조하는 것은 100% 공감하지만 분석과 예측을 동원해서 투자를 결정하고 그 결과 맞아 떨어졌을 때의 성취감 혹은 실수로 인한 낭패감은, 직접투자에서 얻는 하나의 재미/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8. 직업적인 투자 게임은 도박본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지루하고 힘든 일이다. 반면 도박본능이 있는 사람이 투자 게임에 뛰어들면 그 도박본능 때문에 적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9. 단기 시장변동성을 무시하려는 투자자는, 즉 장기 투자자는 안전을 확보하는 데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따라서 많은 돈을 빌려 투자해서는 안 된다.

10.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그저 <모릅니다>라고 대답했다.케인스

 

11. 단기적으로는 엄청나게 많은 것을 중기적으로는 약간 배우기는 할 겁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아무것도 배운 게 없을 겁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렇습니다.

- 제러미 그랜섬, (2008년 금융위기)혼란을 통해 우리가 뭔가 배울 게 있을지.. 라는 질문에 대해..

 

12. 최고의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 중 하나는 건전한 회의주의다. 이들은 투자와 관련해서 대다수의 펀드매니저들과는 매우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이들의 입장은 거리 두기(non-ownership). - 제임스 몬티어

 

13. 자신의 투자법을 깊이 성찰해야 할 때는 가장 큰 실수를 했을 때가 아니라 가장 큰 성공을 했을 때이다. - 존 템플턴

 

14. 나쁜 과정으로 승리를 거둔 후에 자신을 돌아보고 운이 좋았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운이 좋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나쁜 과정이 계속될 것이고 어쩌다 한 번 발생한 좋은 결과는 다시는 맛보기 힘들 것이다.

15. 가치투자는 본질적으로 건전하다. 그 원칙에 충실하고 그 원칙을 고수하라. 그러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을 것이다.벤저민 그레이엄

 

16. 모든 인간의 불행은 조용한 방에 혼자 가만히 있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 블레즈 카스칼

 

 

** 2013-02-21 작성했던 독후감을 붙입니다.

 

100% 가치투자 Value Investing in 2009

- 지은이: 제임스 몬티어 James Montier

- 옮긴이: 김상우

- 출판사: 부크온 / 2013-02-28 / 581 / \\25,000

 

워렌 버핏은 투자에 있어 자신의 85%는 벤저민 그레이엄이 만들어줬다고누누이 말해왔지만,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많은 이들은 이제 버핏 투자철학의 85%는 필립 피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부터 버핏의 투자 행보를 보게 되면 그레이엄의 투자법은 거의 사라진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현명한 투자자], [증권분석]이라는 영원한 가치투자의 고전을 저술한, 그레이엄이지만 제가 주변 투자자들의 투자행태를 보면서 받게 되는 느낌 역시 조금은 식상해진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의 존재가치는 옅어져 보입니다.

 

우리나라 증시에서는 여전히 그레이엄의 투자법이 통한다고 주장하면서 어설프게나마 그를 흉내내기 위해 노력하는 저로서는 이런 점을 아쉽게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반갑고도 고맙게, 그레이엄의 광 팬임을 자처하며 그의 이론은 여전히 최선의 투자법이라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몇 권의 베스트셀러를 낸 행동경제학자이면서 베스트 투자전략가로 꼽힌다는 제임스 몬티어의 이 책은 [가치투자: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핏을 뛰어넘어-Value Investing: From Graham to Buffett and Beyond in 2001]의 대표 저자이며 가치투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컬럼비아 경영대에서 금융자산관리 교수로 재직 중인 브루스 그린왈드가 서문에서 극찬한 것만으로도 일독의 가치는 충분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가치투자자의 영원한 앙숙이면서 한편으로는 존재함으로써 가치투자자의 도우미가 되는 <효율적 시장가설> 추종자들의 모순에 대해 책의 첫 4분의 1을 할애해서 비판합니다. 또한 성장투자와 가치투자의 투자결과에 대해 많은 사례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가치투자의 우월함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를 읽을 때 많은 통계자료를 갖고서 저자의 주장을 증명하던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가치투자가 옳다는 것을 인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투자과정에서 겪게 되는 심리적 고통과 자기기만으로 인해 실천하기 어려운 방법임을 인정하면서, 가치투자를 굳건히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문에서 브루스 그린왈드 교수는 이 책을 투자자에게 추천하는 네 가지 이유를 얘기합니다.

 

첫째, 현명한 투자원칙을 체계적이고 설득력 있게 정리했다.

둘째, 풍부한 역사적 실험적 자료를 가지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현명한 투자원칙, 즉 가치투자의 효과와 성과를 실증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셋째, 가치투자원칙을 현재의 투자 상황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넷째, 재미있으면서도 반복적이다.

 

네 번째 항목을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 짐작했던 듯 다음과 같이 설명을 덧붙입니다. “경험한 바에 의하면 같은 내용을 학생들에게 적어도 네 번 정도 반복해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다.”

 

실상 책에서는 그레이엄의 투자원칙만 하더라도 네 번은 고사하고 열 번은 언급되었다고 기억될 정도로 반복에 반복이 거듭됩니다. 32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대부분 [Mind Matters]라는 잡지(?)에 게재된 글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러한 저술 형태가 반복이 거듭되는 가장 큰 이유로 생각됩니다. 어쨌든 중요 내용을 반복 세뇌시키기 위한 저자의 좋은 의도였다고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이 책의 후기는 아무리 잘 쓴다고 하더라도 책장을 넘기면서 만나게 되는 김상우님의 <옮긴이의 글>과 저자가 책의 대강을 설명한 <책의 구성>, 그리고 브루스 그린왈드의 <서문>을 그대로 옮기거나 대강을 요약하는 것에 미치지못할 것입니다. 모처럼 좋은 책을 읽고서 느낀 점을 서술하고자 마음 먹은 만큼 나름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을 옮기는 것으로 감상을 대신하려고 합니다.

 

1,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것은 모두 틀렸다

 

셜록 홈스는자료를 구하기 전에 이론화하는 것은 큰 실수다. 그런데 몰지각하게도 사람들은 사실에 맞추기 위해 이론을 조정하기보다는 이론에 맞추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효율적 시장가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입니다.

 

베타는 보통주의 과거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데 다소 유용하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참을 수 없는 것은 권위자라는 사람들이 베타를 리스크와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타가 가격의 가변성을 나타내는 것은 맞지만, 리스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투자 리스크는 주어진 기간에 해당 종목의 주가가 전체 시장에 비해 하락할 수 있는 비율(베타)이 아니라 경제적 변화나 경영악화로 기업의 질과 수익력이 훼손될 리스크로 측정되어야 한다. – 벤저민 그레이엄

 

2, 성장주의 비극, 미인주의 진실

 

급격한 대량 매도가 진행 중일 때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기란 심리적으로 분명 어려운 일이다. 이때 존 템플턴이 사용한 방법은 대량 매도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매수 결정을 하는 것이다. 템플턴펀드를 운용하던 시절, 템플턴은 내용은 좋지만 주가가 너무 높다고 본 관심종목 리스트를 늘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 시장이 이 종목들을 매도하여 주가가 싼 값으로 하락하면 그는 이 종목들을 자동 매수하도록 증권사와 매매약정을 해놓았다.

 

3, 100% 가치투자하라

- 저자는 자신의가치투자의 10대 신조를 보여줍니다.

 

투자의 목적:

모든 장기 투자자들의 목적은 단 하나, 세후 총 수익률의 극대화다존 템플턴

보유자금에 대해 상당한 이자를 받는 동시에 보유자금의 가치가 심각하게 하락할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 존 메이너드 케인즈

 

(금융시장의)기억력은 아주 짧다. 따라서 어떤 금융 재앙이 발생해도 시장은 금방 이것을 잊어버린다. 나아가 때때로 불과 몇 년 만에 동일하거나 아주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면, 종종 젊고 자신만만한 새로운 세대는 이를 금융계와 경제계의 매우 혁신적인 새로운 현상이라고 환영한다. 인류의 영역 중 금융처럼 역사가 그토록 하찮게 간주되는 영역도 거의 없다.– 갈브레이드

 

커피 캔 포트폴리오 개념: 사람들이 귀중한 재산을 커피 캔에 넣어 침대 매트리스 밑에 보관하던 옛날 서구의 관행을 참고한 것이다. 이 커피 캔에는 거래비용, 관리비용 혹은 그 어떤 비용도 쓸 필요가 없었다. 이 계획의 성공 여부는 우선 커피 캔에 넣을 물건을 고르는데 필요한 지혜와 통찰력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 밥 커비

 

저자는 그레이엄이 1970년대 후반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만든 주식 스크린 기준을 사용해 저평가 가치주를 선정한다고 합니다. 10가지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1. 과거의 이익수익률: AAA 등급 채권수익률의 2배 이상의 수익률

2. 배당수익률: AAA 등급 채권수익률의 2/3 이상일 것

3. 총부채: 유형 장부가의 2/3 이하일 것

여기에 덧붙여 PER 16배를 넘어서는 안될 것을 기준으로 합니다.

 

4, 시간이 증명한 가치투자의 위력

 

가치투자 포지션을 취할 경우 가능한 수익경로 세 가지

 

1. 시장이 주가를 잘못 책정했다는 것을 인식해 재평가가 이루어질 경우 -> 주가 상승

2. 배당수익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지만 주가에 대한 즉각적인 재평가는 없는 경우

3. 주가가 결코 회복되지 않는 경우 -> 가치함정

 

저자는 인내가 필수적이지만 세 번째의 경우는 인내가 독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배당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것은 기다림이 미덕인 가치투자자에게 있어 적절한 배당은 기다릴 수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가치함정이란 것은 어떤 식으로든 진정한 저평가 주식이라면 계기가 되면/촉매를 만나면 충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말씀처럼 인내가 독이 되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5,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

 

대공항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32년 딘 위터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미래가 보다 분명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다. 그러나 미래가 다시 분명해졌을 때면, 현재의 저가 매수 기회는 이미 사라진 뒤다. 사실 시장 신뢰가 완전히 회복된 후에도 지금과 같은 낮은 가격이 지속될 것이라고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시장 추세를 파악해서 시장이 바닥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려는 시도는 언제나 유혹적이지만, 그런 전략은 매우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바닥에서 혹은 바닥을 친 직후에는 거래가 거의 없으며, 시장이 안정되고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매수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해진다. 더욱이 바닥에서 매우 신속하게 가격이 회복될 수도 있다. 사실상 바닥에서는 원하는 매수를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약세장의 고통이 극심한 순간에 투자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상황이 개선되기에 앞서 한 동안은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 세스 클라먼

 

저자는 언제나 수익률에서 성장주(미인주)에 비해 우위에 있던 가치주지만, 1929년 대공항 시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가치주, 성장주를 가리지 않고 하락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시기를 겪고 나면 결국 가치주의 승리로 결론이 났다면서, 지겨울 정도로 많은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저 역시 허무하게 당했던 기억이 여전합니다. 40% 이상의 투자자산 감소를 겪었지만 그냥 버텼더니 결국 2년만인 2010년엔 손실을 보았던 금액 이상으로 투자자산이 회복했던 것 역시 기억합니다.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가격에 비해 충분히 싼 가치주였고 그렇다면 인내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회복할 거라는 믿음의 결과였습니다. ‘시장은 우상향이란 단순하면서도 불변의 진리는 우리 가치투자자에게 있어 믿음의 원천입니다.

 

인터넷 서점에서가치투자를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은 책이 있음을 알고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제 서가를 언뜻 살펴보기만 해도 [Value Investing]라는 제목이 들어간 책은, 이 책의 서문을 쓴 브루스 그린왈드의 [가치투자], 20인의 가치투자의 거장을 소개하면서 그들 투자의 공통점을 역설한, 커크 카잔지안의[Value Investing with the Masters – 가치투자를 말한다]와 크리스토퍼 브라운의 [The Little book of Value Investing – 가치투자의 비밀] 등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저를 가치투자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게 해준 최준철, 김민국의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요.

 

이 책을 그들 옆에 끼워두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저자가 반복학습을 시키기 위한 고도의 교육 방법이었는지 혹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썼던 32편의글을 원문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현명함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강했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책 부피를 두텁게 함으로써 책값을 높여 저작료수입을 높이기 위한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600쪽에 육박하는 책 부피는 부담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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