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택배업계, 최저임금 따라 요금 인상 나서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받은 업체들이 최근 제품 가격, 배달료 등을 인상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택배 업체들도 이 기조에 동참해 운임료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박광래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5월부터 배달료 2000원을 받기 시작했고, 6월에는 온라인 프리미엄 식료품 쇼핑몰 1위 '마켓컬리'가 배송료를 500원 인상했다(2500원→3000원)"고 언급했다.

인건비 상승은 택배업계에도 리스크로 떠올랐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으나, CL(계약물류)과 택배부문 인건비가 총 120억원 가량 늘면서 영업이익은 11% 감소에 그쳤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매출액이 5% 줄어든 가운데, 영업손실 72억원을 거두면서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17.1Q -24억원).

롯데글로벌로지스와 2위를 다투는 한진은 경쟁사 대비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 63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물동량 확대에 힘입어 물류터미널 고정비 부담이 완화된데 기인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빠르면 하반기 안에 택배사들도 운임 인상에 나서면서 인건비 상승에 대응할 것으로 내다본다. 박광래 연구원은 "택배업체들도 생산자물가가 올해 들어 상승하는 등, 비용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어 빠르면 하반기부터 운임 인상에 나설 전망"이라 판단했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한 CJ대한통운의 인상률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이 시장 평균(2230원) 뿐만 아니라 2위권 업체보다도 낮은 박스당 운임(1945원)을 받고 있어, 운임을 상승해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가동을 앞둔 곤지암 허브터미널도 운임료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약 3800억원을 들여 경기도 광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 택배터미널을 구축 중이다. 오는 10월 가동을 목표로 한 이 터미널은 연면적이 축구장 40개 넓이에 이른다.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택배사업 마진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곤지암 허브 터미널이 단가 인상 여건을 조성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자동화 설비로 경쟁사들에 비해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여력을 더욱 높여, 향후 택배운임을 인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 1분기 부진했던 주가도 연초 대비 플러스로 반등했다. 1분기에 CJ대한통운 주가는 5% 가량 내린 반면, 2분기 들어 현재까지 10% 가량 올라 하락 폭을 만회했다.

방 연구원은 2018년 예상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 감소한 220억원에 그치나, 2019년엔 택배마진 개선으로 올해보다 35% 증가한 2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주가(15만4000원)에 2018, 2019년 예상 순이익을 반영한 PER(주가수익배수)은 각각 46배, 33배다.

경쟁사 한진은 올해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반면, 주가는 부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택배와 항만물류부분 회복을 근거로 삼아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400억원(전년 대비 +85%)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에도 주가는 연초 대비 13% 가량 내린 상태다. 1분기 연환산(최근 4개 분기 합산) 순이익에 현재 주가(2만2150원)을 반영한 PER은 9배, 2018년 예상 순이익 기준으로는 4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