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낮아진 남북경협株.. 외인·기관은 '사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여파에 국내 증시가 조정받고 있다. 25일 오후 1시 3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1%, 코스닥 지수는 0.52% 하락 중이다.

특히 남북 화해 모드에 큰 기대감을 받아온 경협주들이 이날 대체로 주저앉았다. 업종별로 보면, 현재 건설업종에 속한 상장사들의 주가는 평균 6.1% 하락 중이며, 전력업종 내 상장사들 또한 평균 7.5% 내려 시장 대비 낙폭이 크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경협주들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시각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합쳐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각각 2966억원, 1435억원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4376억원 순매도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와 상반된 행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사들이는 종목 가운데 남북 경협주가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오후 12시 55분 기준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수량을 각 기업의 상장주식수로 나눠, 지분율이 높은 순서로 정렬한 결과 성신양회, 이건산업, 자연과환경, 흥국, 현대상사 등이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건설, 건축자재 관련 기업 등 남북 평화 수혜주로 거론된 종목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약세인데,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물량을 받는 모습이다. 외국인 순매수 지분율이 1.99%로 가장 높은 성신양회는 주가가 15% 하락 중이다. 외국인 순매수 지분율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주식 수 47만7456주를 성신양회 상장주식수로 나눠 구했다.

기관 투자자 순매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현대시멘트, 경동인베스트, 다스코, 서희건설, 농우바이오 등이다. 마찬가지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경협주가 상위에 다수 포함됐다.



한편, 북미정상회담이 비록 취소됐으나 증시 전문가들은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 기업들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와 상관없이 경협주들의 주가는 (최근 급등해) 조정을 겪는 것이 합리적인 상황이었다"며, "다만 무역갈등 이슈에서 봤던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 방식을 미뤄봤을 때 북미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것으로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