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족보] 유쾌한 반란.. 깜짝 실적 낸 저PER 15선

분기보고서 제출이 지난 15일 마감된 가운데 낮은 시장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눈길을 끈다.

주가수익배수(PER)는 기업이 낸 실적에 비해 시장 참여자들이 어느 정도 평가(=주가)를 주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실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업종 자체가 받는 프리미엄 덕분에 PER이 높은 기업들이 있다. 반면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더라도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기업은 PER도 낮게 나타난다.

만약 시장에서 저PER을 받던 기업이 예상을 뒤엎는 호실적을 낸다면 성장성에 대한 재평가(=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공부를 당연히 잘할 거라 생각한 학생이 시험에서 100점을 받는 것보다, 기대가 없던 학생이 100점을 받았을 때 더욱 주변 이목을 끌 가능성이 높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아이투자(www.itooza.com)는 지난 4분기 실적 기준 저PER 기업 중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한 기업들을 살펴봤다. 그 결과 아시아나항공(4.1배, 이하 '17.4Q PER), 현대미포조선(4.5배), E1(5.6배), 대림산업(6배), 정다운(7.4배), 삼성전자(7.7배) 등이 낮은 시장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깜짝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미포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업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4분기 실적 기준 PER이 4.5배에 불과했다. 그러나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각각 181%, 275%나 초과 달성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다소 불식시켰다. 현대미포조선은 실적 발표 이후 2거래일간 주가가 약 10% 상승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27% 상회한데 이어, 1분기에도 32% 뛰어 넘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17일 종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20% 내린 5090원이다. 증권사들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최고 7000원까지 제시하며, 연이은 호실적에 따른 재평가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한진칼은 PER이 지난 4분기 5.9배에서 1분기 16.8배로 크게 올랐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한 653억원(컨센비 +38%)을 기록했음에도, 순이익이 84% 감소한 274억원에 그친 탓이다. 아시아나항공, 대우조선해양, 선진 등도 순이익 감소로 PER이 높아졌으나 여전히 10배 이하에 머물러있다.

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기업은 저마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다소 억울한 오해나 과도한 우려로 인해 PER이 낮은 기업들을 잘 발굴하면, 향후 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과실을 안겨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