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추적] KB자산, 적자기업 메지온 꾸준히 사는 이유는?

KB자산운용(이하 KB자산)이 좀처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메지온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016년 1월 KB자산은 메지온 지분을 처음 5% 이상(5.23%) 보유했다고 신규보고한 뒤, 지분을 점차 확대해 2017년 11월 말 8%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빠르게 상승한 주가가 4월 9일 최고가(6만9000원)에 도달하자, KB자산은 앞선 3월 31일 지분을 1%p 축소해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아 25% 가량 내린 가운데 4월 30일 기준 다시 9.19%로 2.19%p 늘렸다.





◆ 희귀병 치료제 개발 막바지.. 적자 돌파구될까?

최근 메지온이 몰두하고 있는 희귀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에 증권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유데나필은 자이데나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으나, 폰탄수술 환자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여 현재 임상 진행 중이다.

보통 심장은 2개 심방(좌심방, 우심방)과 2개 심실(좌심실, 우심실)로 나뉘어 있는데, 심실이 한 개만 기능하는 희귀질환을 단심실증이라 한다. 폰탄수술은 이 단심실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2세 전후에 실시되는 심장수술이다.

2016년 개시한 임상은 순조롭게 진행돼 이제 3상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4월 17일 메리츠종금증권 이태영 연구원은 "2018년 3월 말 기준 400명을 목표로 했던 환자 모집이 95% 완료돼, 늦어도 5월이면 마지막 환자가 등록될 예정"이라며 올해 11월 임상 3상이 최종 종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에 성공하면 향후 7년간 메지온에게 독점 판매권이 부여될 전망이다.



이 희귀병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메지온 적자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희귀병 치료제는 환자 수가 적어 가격이 일반 약가에 비해 높게 책정된다. 키움증권 김상표 연구원은 "미국 보험사들이 폰탄치료제 신약에 대해 연간 6만~15만 달러수준이면 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기존 예상 약가인 4만 달러에 비해 크게 상향된 수준"이라 말했다.

2012년 코스닥에 상장한 메지온은 최근 5년 내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매출액은 56억원으로 2015년 149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2015년 27억원에서 2016년 72억원, 그리고 지난해 168억원으로 확대됐다. 신약후보 개발에 몰두하면서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엔 매출액보다 2배 가량 많은 111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연이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최근 1년간 무려 137% 상승했다. 8일 종가(5만1800원) 기준 주가순자산배수(PBR)는 약 8.9배로, 최근 실적과 관계 없이 신약 기대감에 주가가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그동안의 투자가 실적 반등으로 이어져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