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풍력株, 올해 실적 상저하고.. 2Q 수주 본격화

전세계적으로 풍력발전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관련 업체들의 올해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유재선 연구원은 지난 30일 유니슨, 씨에스윈드, 동국S&C의 1분기 예상 실적을 발표하며 수익성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니슨 1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64억원, 영업이익은 3% 늘어난 37억원이다. 씨에스윈드 매출액도 10% 증가한 732억원이나, 영업이익은 4% 증가한 53억원에 그쳐 매출액에 비해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추정했다. 동국S&C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1%, 47% 감소한 938억원, 47억원으로 역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2분기 이후 수주가 본격화돼 올해 실적은 상저하고 양상을 띌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분기 기대치가 가장 낮았던 동국S&C가 연간으로는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동국S&C 올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12% 증가한 4124억원, 영업이익을 78% 늘어난 201억원으로 예상했다. 유니슨과 씨에스윈드도 영업이익이 42%, 12% 증가한 229억원, 396억원을 거둬 두 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씨에스윈드, 동국S&C : 2Q부터 해외 수주 본격화

풍력타워 전문업체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계약 공시 횟수와 계약액이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1월에만 총 5건의 공시를 발표했는데, 계약금액 합계는 지난해 연간치(1893억원)의 48%인 915억원이다. 4월까지 누적 계약액은 1069억원이며, 납기일이 대부분 1년 이내로 짧은 편이다.

씨에스윈드는 영국, 캐나다 등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풍력타워는 납기일이 중요해 즉각적인 수주 대응이 주요 경쟁력이다. 해외 각지에 법인을 둔 씨에스윈드는 이를 강점으로 삼아 GE, 베스타스(Vestas) 등 글로벌 풍력발전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최근 이들로부터 쌓아올린 수주가 예사롭지 않다. 영국에서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Hornsea1)가 진행 중인데, 올 초 씨에스윈드는 세계 해상풍력 1위 지멘스(Siemens)로부터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타워의 80% 이상을 수주받았다. 또한 지난 4월엔 육상풍력 1위인 베스타스와 미국향 타워 계약을 체결하면서 5년 만에 미국 수주 회복 신호를 알렸다. 이 수주들은 2분기부터 실적에 본격 기여할 전망이다.



경쟁사 동국S&C도 미국 시장 회복이 올해 포인트다. 동국S&C는 포항 공장을 통해 풍력타워를 생산한다. 주로 미국, 일본에 주력해 수출 비중이 80% 이상이나, 그간 이렇다 할 투자가 없어 별도 기준 매출액은 매년 2000억원 내외에 머물렀다. 다만, 연결 기준으로는 2016년 철강 사업을 하는 디케이동신을 자회사로 편입해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겼다.

이런 가운데 유재선 연구원은 "올해 미국이 풍력설비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려 동국S&C의 풍력타워 수주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선적되는 시점을 고려하면 실적은 2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띌 전망"이라 판단했다.



◆ 유니슨 : 국내 풍력단지 사업 순항.. 재무상태 회복 중

국내 최대 규모 풍력발전 공장을 갖춘 유니슨은 내수 매출 비중이 80% 이상이다. 특히, 풍력단지 조성 사업에서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사용량 확대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이유다.

유니슨은 현재 전남 영광, 강원도 정암 등에서 120MW 규모 풍력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2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8억원에서 151억원으로 턴어라운드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해당 공사가 원활히 진행 중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미국, 아시아 등에서 타워 수주를 연달아 체결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재무상태는 불안정하나 개선 중이다. 4분기 말 기준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 44.8%, 부채비율 495.9%로 높은 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363억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자금은 차입금 조기상환과 해상풍력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증자 대금으로 부채를 일부 상환하면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현재 상황에서 졸업하게 될 것"이라며 재무상태 정상화를 기대했다.

3개 풍력발전 업체 가운데 4분기 말 실적과 3일 종가 기준 PER(주가수익배수)는 씨에스윈드가 16배로 가장 낮다. 동국S&C가 41.1배, 유니슨 292.1배다. 유니슨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서 턴어라운드해 아직 시가총액에 비해 이익 규모가 작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