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국제유가 4월에 다시 최고치.. 정유 3社 2분기 '주목'

19일 증시의 시선은 남북경협주에 집중됐다. 다음 주 금요일(27일)에 있을 남북정상회담 전세계 생중계가 결정되는 등, 회담을 앞두고 관련 실무 협의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기대감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국제 유가가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유가 움직임에 따라 정유업체들의 단기 실적과 향후 주가도 주목할 만 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지난 18일(현지시각) 미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5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2.93%(1.95달러) 오른 배럴당 68.47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12월 1일 이후 약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2016년 들어 반등을 시작한 유가는 최근 매 분기마다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 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가격은 지난해 2분기 평균 가격(48.15달러/배럴)보다 40% 가량 높은 상태다.



유가 상승은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을 동반해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해외에서 원유을 수입해 판매하는 정유업체들은 수익성이 유가 등락에 보다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WTI 가격이 100달러 대에서 반토막난 2014년에 국내 대표 정유업체 S-Oil, SK이노베이션, GS는 일제히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합계는 약 5000억원에 달했다.

이후 2016년까지 매출 감소가 이어졌으나 영업이익은 2015년 4조4015억원으로 급반등했다. 2016년에도 6조5995억원으로 3사 모두 성장을 이어갔다. 낮아진 유가에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제마진(=원유 정제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2017년엔 유가 회복으로 제품가를 올리면서 매출이 반등했다. 그러나 유가 상승 폭이 전년에 비해 낮고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이어져 영업이익 합계는 1% 늘어나는데 그쳤다. 정유업체들은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 또한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까지도 유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높은 가격 탓에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감소하면, 이는 곧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타이트한 수급이 뒷받침되고 있어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론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구입해 국내에서 판매하기까지 평균 45일 가량이 소요된다. 이 때 구입 가격과 판매 가격 차이에 따라 재고평가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한다. 즉, 유가 상승기에는 낮은 가격에 원유를 사와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 유리한 구조다.

하나금융투자 윤재성 연구원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은 현재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에서 정제마진에 부정적일 이유가 없다"며, "올해 2, 3분기 정유업체 마진 호조에 대한 의견은 변함 없다"고 언급했다.

금융정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정유 3사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2조9630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91% 늘어난 1조7746억원이다. 각 사 별로 매출액은 12~23%, 영업이익은 34~254% 증가해 수익성 개선이 뚜렷할 전망이다. 특히, S-Oil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3%, 254% 늘어난 5조7284억원, 4152억원으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이 기대된다.

다만, 1분기는 정기 보수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는 매출액이 각각 14%, 6%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이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S-Oil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8% 늘어난 3945억원이나, 지난 13일 미래에셋대우 박연주 연구원은 "1분기 중 설비 정기보수가 진행돼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가 예상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3068억원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정유 3사 시가총액 합계는 37조2215억원으로 2014년 유가 급락 당시 최저인 15조원에 비해 2배 이상이다.

그러나 주가 상승에도 이익 개선이 뒷받침돼 밸류에이션이 높은 편은 아니다. 18일 종가와 2017년 실적 기준 GS의 PER(주가수익배수)이 5.8배로 가장 낮다. SK이노베이션이 8.7배, S-Oil이 10.5배다. PBR(주가순자산배수)도 0.74~1.92배다.

올해 순이익 성장이 이어지면서 PER은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2018년 예상 순이익을 반영한 GS PER은 5.4배, SK이노베이션은 7.6배다. S-Oil은 9.1배로 만약 주가가 현재 수준을 이어간다면 PER이 모두 10배 아래로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