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어딜 사고 어딜 팔까?

단독 [아이투자 넥클리스]
편집자주 | '좋은 기업, 나쁜 기업, 이상한 기업' 코너는 다양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투자자의 시각으로 살피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필자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30대 초 젊은 연구원으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했습니다.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0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주식시장의 투자자로서 궁금한 것을 찾아다니는 과정과 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필명인 '넥클리스'는 목걸이처럼 다른 사람의 허전함을 채워주고 스스로도 더 빛날 수 있음을 희망하는 필자의 바램이 담겼습니다.

안녕하세요. 넥클리스입니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에 한국 주식시장도 출렁임이 하루하루 심한 것 같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적자는 해묵은 이슈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이슈일 것입니다. 1985년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과의 플라자 합의를 이끌어낸 것과 같이 외환시장에 대한 압박도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직 환율의 완전자율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중국의 경우, 위안화 절상에 대한 압박이 점점 더 심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는 것은 한국과 같은 수출중심 산업구조를 가진 국가에는 중대한 위협이 될 것입니다. 특히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들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부담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전에 비해서 수출기업들의 생산기지 다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는 수치보다는 기업들의 성과가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달에는 최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기업지배구조는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이슈이며, 또한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이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사례연구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먼저 현대자동차그룹의 2018년 기준 지배구조 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Figure 1. 현대자동차그룹 소유지분도(2017년)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현대자동차그룹은 상장과 비상장을 포함해서 위와 같이 53개나 되는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상위 10개의 기업에 자산총액의 87.41%, 당기순이익의 92.31%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상위 10개의 기업의 지배구조만 보아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상위10개 기업의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위의 10개의 기업을 기준으로 현대자동차의 소유지배구조를 요약해보면, 아래 그림 2와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들을 산업 단위로 나누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금융부문과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의 자동차부문, 그리고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으로 이어지는 건설부문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 금융부문과 건설부문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직접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만 지배할 수 있으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순환출자의 고리가 형성되어 있는 부문은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33.9%)를 보유하고 있고, 기아자동차가 현대모비스(16.9%)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모비스가 다시 현대자동차(16.0%)를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부문의 교통정리일 것입니다.

Figure 2 현대자동차그룹 소유지분도(2017년)(요약)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이러한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결국 세 가지의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1)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16.9%)을 정몽구 회장이나 정의선 부회장이 사들이거나, 2)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자동차 지분(16.0%)을 사들이거나, 또는 3)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기아자동차 지분(33.9%)를 사들이는 것입니다.

2018년 3월 30일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1)을 선택하는 경우 필요한 금액은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24.7조원)에 위의 비율을 곱한 4조 1,785억원입니다. 2)를 선택하는 경우 5조 575억원, 3)을 선택하는 경우 4조 3,767억원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하는 선택은 금액적으로 보면 가장 타당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모비스를 보유하는 것이 더 유리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기업인 현대자동차를 직접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측면도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23.3%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분할-합병 프로세스를 거치게 됩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모듈/AS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시키는 방안입니다.

이를 통해, 1) 현대모비스의 크기를 줄여 매수금액을 최대한 가볍게 줄이고, 2)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여 주식스왑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후 진행될 기업지배구조의 개편은 아래와 같은 순서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데, 각각의 순서에서 상대적으로 높을수록 유리한 쪽을 선택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정몽구 회장 및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모듈/AS사업부문 합병법인 주식과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존속법인 주식과의 스왑 →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합병법인의 가치가 높을수록 대주주에게 유리

먼저 시도해야 하는 부분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합병법인과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존속법인 지분의 스왑입니다. 이 스왑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지분 전부(16.9%)를 인수할 수 있을 정도로 합병법인의 주가가 충분히 높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세금 측면에서도, 가급적이면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가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좋을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현대모비스 주주의 입장에서는, 대주주의 이해관계를 따른다면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보유하는 것보다는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합병법인을 보유하는 것이 보다 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현대제철(5.7%)과 현대글로비스(0.7%)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존속법인 주식 매수 →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합병법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엔지니어링 등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가 높을수록 유리. 반면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경우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

마찬가지로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가치가 낮을수록 유리하며,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들 중 어떤 것을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다양하게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단계에서는 1)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보유한 기업의 주가가 높을수록 유리하며, 2)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다는 두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지배구조의 정리가 마무리된 이후 →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이 다소 유리할 여지

지배구조가 마무리되면 결과적으로 대주주와 가장 가깝게 되는 기업은 현대모비스의 존속법인이 됩니다. 특히 위와 같은 과정을 수월하게 넘기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의 존속법인의 주가를 가급적 억누르고 있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모든 지분거래가 종료된 이후에는 현대모비스에 다소 유리한 상황이 나올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배당의 공격적인 증가, 억제되었던 실적의 큰 폭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해봄직 하다고 생각됩니다.

한편, 이와 같은 기업지배구조의 개편에서 항상 열쇠가 되는 기업이 있다면, 1) 최대주주의 상속자의 지분율이 높고, 2) IT사업 등 종속적인 사업을 영위하여 기업집단의 지원가능성이 높으며, 3) 특히 매출액 성장률이 비교적 높은 기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와 같은 기준에서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 데이터를 기준으로 정리해 본 “열쇠”가 될만한 후보기업의 명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최대주주의 이해관계와 의사결정은 단순히 돈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의 개편을 예측하여 투자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접근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중 투자할 기업을 선택하라면 아무래도 전자에 먼저 손이 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8년도 이미 4분의 1이 지나가고 있는데,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대체로 좋지 않아 보입니다. 2018년 시작할 때의 분위기와 비교하면 차이가 눈에 보일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2018년에도 이어지고 있는 바이오 열풍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의 경우 상대적인 박탈감이 느껴질 수 있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주식시장에서 인기는 항상 돌고 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회사들의 연말 감사보고서들이 공개된 지금은 기업의 성과와 기업의 주가가 따로 놀고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기는 없지만, 실적은 눈에 띄는 기업들을 잘 골라낸다면, 지금은 비록 미미하지만 연말의 수확은 풍성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럼. 다음달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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