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에이티젠의 해외 수출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15년 상장 후 처음으로 흑자를 거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연구용 시약업체 에이티젠이 최근 주력하는 품목은 NK뷰키트(NK Vue KIT)다. 2012년 개발한 이 제품은 우리 몸에서 면역 기능을 가진 NK세포의 활성도를 측정해 암을 간편하게 조기 검진한다.
에이티젠은 상장 이후 현재까지 총 16건의 NK뷰키트 공급계약 체결 공시를 발표했다. 그 중 6건은 북미와 동남아 등 해외 수출이다. 특히, 2016년 하반기에 발표한 CIS지역과 카자흐스탄 등 3건의 수출 계약은 각 금액이 1000억원 이상이다. 에이티젠 연간 매출액이 2015년 25억원, 2016년 69억원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대규모다.
그간 체결한 16건의 계약 금액 합계는 1조5358억원이다(발표 당시 환율 기준). 기간이 2032년까지인 장기 계약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 근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기존 주력 사업인 연구용 시약 매출까지 더하면 큰 폭의 실적 점프가 기대된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에이티젠 연간 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총 계약 금액 가운데 99.5%인 1조5284억원이 해외 계약(6건)에 해당하는데, 해외에서 NK뷰키트를 판매하려면 당국의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에이티젠은 해외 고객사와 NK뷰키트 독점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 일부를 업프론트피(UP-FRONT FEE)로 받고, 인허가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나머지를 수취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해당 국가에서 인허가를 받기 전까진 매출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올 초부터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2016년 하반기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1430억원, 3879억원의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 1월 마침내 각 지역에서 인허가가 완료됐다고 알렸다.
카자흐스탄 계약 건은 2016년에 업프론트피로 3억원을 수취했다. 나머지 계약금액 1426억원은 올해부터 2032년까지 매출에 반영된다. 또한 인도네시아 계약 건도 2016년에 3억원의 업프론트피를 받았으며, 남은 3875억원은 2032년까지 수령한다.
2016년 CIS지역(카자흐스탄 제외) 독점 공급 계약은 금액이 9739억원으로 가장 크다. 지난해 말 에이티젠은 "유라시아 의료기기 등록 규칙(ERR)에 따라 러시아 및 주변 CIS국가의 의료기기 인증 통합 법안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법안이 통과되고 카자흐스탄 인허가가 확정되면 러시아를 포함한 국가에 대해 별도 인허가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3월 체결한 193억원 대만 독점 공급 계약과 최근 인허가 승인을 받은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계약을 토대로 향후 연간 수출 매출액을 추정해봤다. 각 공시일 기준 환율과 연도별 최소 구매 약정일을 토대로 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계약 건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구매 약정액이 287억원, 2022년부터 2032년까지가 3589억원이다. 단, 2017년엔 인허가를 받기 전이므로 구매 약정액이 올해로 이월된다고 가정했다.
그 결과 세 지역 수출에 대해 올해는 189억원이 매출에 반영되고 2020년엔 200억원대로 늘어난다. 2022년부터는 인도네시아 구매 약정액이 증가해 2032년까지 연간 421억원 매출 반영이 기대된다.
남은 CIS지역과 태국에서도 판매가 개시되면 성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이정기 연구원은 "올해 국가별 판매인허가 승인으로 NK뷰키트 해외 매출액이 본격 발생할 것"이라며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또한 그는 "국내에서도 진단기기 보급 확대와 소비자 인지도 상승으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광고선전비가 축소될 것"이라 판단했다.
에이티젠의 성장성을 일찍이 눈치 챈 기관 투자자들도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밸류)은 2016년 11월 지분을 5% 이상(5.01%) 보유했다고 신규보고한 뒤, 적자에도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지난해 10월 18%까지 확보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2016년 9월 5.02%에서 지난해 12월 말 6.32%로 1.3%p 늘렸다.
이런 가운데, 한국밸류는 그간 늘려온 지분을 최근 들어 점차 축소하고 있다. 지분을 18% 확보한 시점보다 현재 주가가 22% 가량 상승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차익실현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기준 한국밸류가 보유한 에이티젠 지분은 13.49%다.
단, 계속된 적자로 차입금이 다소 많은 점은 유의하는 것이 좋다. 2017년 3분기 말 기준 보유 차입금은 243억원,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은 41.2%다.
3분기 실적과 현재 주가(2만2850원) 기준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6.21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9.3%다. 연환산(최근 4개 분기 합산) 순이익이 적자로 주가수익배수(PER)은 산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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