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태양광株,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업황 회복 주목

단독 [아이투자 오진경 데이터 기자] '파산', '법정관리', '사업 매각'. 지난 수 년간 태양광 업계에서 심심찮게 들려온 단어다. 2011년을 정점으로 태양광 산업이 침체되자 기업들의 줄도산 사태가 벌어졌다. 그나마 견딘 기업들은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운영비용을 견디지 못해 큰 폭의 적자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올해 연초부터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대표기업 OCI를 비롯해 웅진에너지, 신성이엔지 등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수주 체결 공시를 잇따라 발표했다.

특히, OCI가 지난 5일 체결한 중국 Longi와의 폴리실리콘 계약은 규모가 1조1010억원에 이른다. 2011년 이후 약 7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1월에 발표한 3572억원 수주를 더하면 올해 이미 2017년 연간 매출액(3조6316억원)의 40%에 이르는 1조4582억원의 수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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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가 주력으로 하는 폴리실리콘 사업은 태양광 밸류체인 하단에 있는 기초 소재다. 태양광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폴리실리콘을 원재료로 폴리실리콘 덩어리인 잉곳(Ingot)을 만든다. 이 잉곳을 얇게 자른 것이 실리콘 웨이퍼(Wafer)다. 실리콘 웨이퍼를 이용해 태양전지 셀(Solar Cell)이 만들어진다.

셀 하나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미미하기 때문에 여러 개를 연결해 태양전지 모듈(Solar Module)을 만든다. 이 모듈은 실질적으로 태양광 발전이 일어나는 하나의 단위다. 모듈과 각종 보조장치들을 설치하면 비로소 태양광 발전 시스템(PV System)이 완성된다.

공급체인 내에 속한 국내 기업으로는 OCI(폴리실리콘/시스템), 한화케미칼(폴리실리콘), 웅진에너지(잉곳/웨이퍼), 신성이엔지(셀/모듈), 한화큐셀(셀/모듈/시스템) 등이 있다. 이들은 수 년간 치킨게임을 견디며 살아남아, 최근 이어지는 수주 소식이 더욱 반가울 수 밖에 없다.



◇ 세계 메이저 태양광 업체 줄도산.. 한화그룹 틈새 '공략'

태양광 발전은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방식이다. 화석연료 발전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어 친환경 대체재로 이목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8년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해 배럴당 145달러에 도달했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급격히 오르자 자연스레 대체재인 태양광에 눈길이 쏠렸다. 각국 정부는 태양광 시장 지원 정책을 마련했고, 수요 증가와 함께 2008년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100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과도한 열기는 오히려 시장 침체를 초래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이 이뤄지자 태양광 밸류체인에 속한 전 제품 가격이 폭락했다. 2011년 폴리실리콘 가격은 20달러대로 떨어졌고, 2014년부턴 10달러선에 머물렀다. 증설을 거듭했던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는 2015년 영업적자가 무려 1400억원에 달했다. 시가총액은 2011년 초 7조원대에서 2015년말 1조8000억원대로 급락했다.



그러나 OCI는 수익성이 높은 폴리실리콘 사업 덕에 그나마 양호하게 견딘 편이다. 공급사슬 최상단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소, 패널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침체기에 가장 먼저 파산의 길을 걸었다.

2011년 8월 OCI 고객사인 모듈업체 에버그린솔라(미국)가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이듬해엔 솔라트러스트(미국)가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하던 중 파산했다. 또한 같은 해 세계 1위 태양광 셀 제조사 큐셀(독일)이, 2013년엔 태양광 패널 1위 업체 썬텍(중국)이 줄지어 파산했다.

전방 업계에 줄도산이 이어지자 잉곳, 웨이퍼 업체들도 납품처를 잃었다. 과거 국내 잉곳, 웨이퍼 시장에선 웅진에너지, 넥솔론, 한솔테크닉스, SKC솔믹스 등이 경쟁했으나 현재는 웅진에너지 한 곳만 남았다. 한솔테크닉스와 SKC솔믹스는 2016년 태양광 사업을 접었고, 넥솔론은 현재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급사슬 최하단인 폴리실리콘 업체 중에선 지난해 롯데정밀화학 출자회사 에스엠피가 파산했다. 그러나 세계 3대 업체인 독일 바커, 중국 보리협흠(GCL), 한국 OCI는 업황 부진에도 사업을 이어나가는 데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은 태양광 업체들의 파산을 기회로 삼아 시장을 공략했다.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한화솔라원)을 인수해 첫 발을 내딛었고, 2012년엔 파산한 독일 큐셀을 사들여 세계 3위 셀 제조사로 도약했다. 이후 2014년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합병하는 등 적극적인 M&A로 사업 규모를 키웠다.

현재 한화그룹은 잉곳, 웨이퍼 생산을 제외하고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폴리실리콘 생산은 한화케미칼, 셀&모듈 생산과 발전소 설립은 한화큐셀, 발전소 개발과 운영은 한화에너지가 각각 담당한다.

◇ 태양광 업종, 7년 만에 '고진감래'.. 정부 지원도 확대

불황을 견딘 태양광 업체들은 점차 과실을 맺는 모습이다. 공급 과잉이 완화되고 수급 균형이 맞춰지며 업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 태양광 시장이 제 2차 성장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성장세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 언급했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발전 공급의 20%로 확대할 예정이다. 2017년 국내 태양광 설비 규모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1.1GW며, 올해는 정부 지원에 힘입어 규모가 1.8GW를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업체 OCI는 2017년 실적을 통해 회복세를 입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도 2조7367억원에서 33% 증가한 3조6316억원, 영업이익은 1325억원에서 115% 증가한 2845억원이다.

또한 올해는 매출액이 소폭 감소하나, 영업이익은 두 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해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018년 매출액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6% 감소한 3조4236억원,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3684억원이다.

키움증권 김상구 연구원은 "견조한 수요와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에 힘입어 올해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중국 보조금 감축과 웨이퍼/셀/모듈 가격 하락 압력 등으로 인해 당분간 폴리실리콘 가격 변동성은 다소 확대될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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