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AC Metal 주가가 최근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10년 만에 찾아온 호황기에 증권사를 비롯한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SIMPAC Metal은 DB메탈에 이은 국내 2위 합금철 제조사다. 합금철은 철강 제련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철 이외 원소를 첨가할 때 사용되는 원료다. 그 중에서도 주력 제품인 고탄소 페로망간을 비롯해, 고급강 제조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중저탄소 페로망간을 생산한다.

◇ 두 번째 전성기.. 제품가 & 판매량 모두 '활짝'

SIMPAC Metal에 두 번째 봄이 찾아왔다. 첫 번째는 철강 업황이 최고조였던 2008년이다. 수요 급증에 힘입어 중국 고탄소 페로망간 가격이 2월에 톤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2007년 2월 750달러에서 2008년 2월 2025달러로, 가격이 3배 가량 상승하는데 불과 1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2008년 SIMPAC Metal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9%, 380%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5.2%에서 25.2%로 10%p 올랐다. 급격한 외형 성장으로 2008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과실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철강 산업은 경기변동형으로 국제 광물가격 변동에 따라 이익 등락이 큰 편이다. 호황기에 과도한 설비투자가 이뤄지자 고탄소 페로망간 가격은 2008년 8월 톤당 3000달러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2000달러 선이 무너졌고, 2010년 잠시 반등하는 듯 했지만 2015년에 다시 호황기 이전 수준인 10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SIMPAC Metal의 봄도 오래가진 못했다. 200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192억원, 93억원으로 전년도 2342억원, 590억원에서 49%, 84% 급감했다. 당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합금철 가격은 전년 대비 42% 하락했으나, 코크스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2015년 영업적자 5억원을 바닥으로 실적이 회복세다. 2016년 4분기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33억원에서 흑자전환해, 영업이익 감소세가 6개 분기만에 멈췄다. 이후로도 외형이 빠르게 성장해 2017년 3분기 누적(1~9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680% 늘어난 1700억원, 15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합금철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업황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중국 정부가 환경 오염을 이유로 철강 생산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1위 합금철 생산 업체 DB메탈이 경영난을 겪으며 가동률이 최근 50%대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력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연말 고탄소 페로망간 가격은 톤당 1700달러 내외로 연초 대비 2배 급등했다. 2017년 2월 들어 다소 조정을 받았으나 연말에 다시 1600달러대로 상승해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여기에 국내외 경쟁사의 가동률 하락은 수출 물량 증가로 이어졌다. 2017년 3분기 누적 기준 망간합금철 수출액은 전년도 연간치인 143억원보다 2.8배 많은 401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판매가격으로 나눠 추산한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2만6003톤이다. 이렇듯 SIMPAC Metal의 두 번째 봄은 제품 가격(P)과 판매량(Q)이 모두 꽃을 피우며 찾아왔다.

◇ 2018년 예상 매출액 2468억원.. 2008년 경신 기대

올해 1월 중국 고탄소 페로망간 가격은 톤당 1645달러로 전월 대비 9% 상승했다. 통상 중국 가격은 1개월 뒤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즉, 최소 2월까지도 SIMPAC Metal은 견조한 제품 판가를 유지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최문선 연구원은 "현재 가격 흐름 상 올해 1분기 스프레드는 지난 4분기 대비 상승이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수적인 가정을 위해 2분기 이후 합금철 가격이 하락한다고 예상하나, 그럼에도 스프레드는 지난해보다 높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판단했다.

물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2017년 3분기 말 기준 주요 원재료인 망간광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8% 상승한 톤당 29만8023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SIMPAC Metal이 미리 낮은 가격의 원재료를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김두현 연구원은 "SIMPAC Metal이 3개월 분의 재고를 기확보했으며, 향후 원재료가가 상승하더라도 견조한 제품 수요에 따라 가격 전가가 용이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두 증권사가 추정한 2017년 4분기 매출액 평균은 전년 동기 358억원에서 51% 증가한 541억원, 영업이익 평균은 39억원에서 27% 늘어난 49억원이다. 이 때, 최문선 연구원은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을 제거한 영업이익을 79% 증가한 70억원으로 파악했다.

2017년 호실적에 이어 올해는 매출액이 2008년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도 2241억원 대비 10% 증가한 2468억원이다. 2008년 매출액 2342억원에 비해 5% 많다.

또한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도 206억원 대비 32% 증가한 271억원, 당기순이익은 163억원에서 30% 늘어난 212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p 상승한 11%가 기대된다. 직전 호황기에는 못미치나 턴어라운드 3년 만에 최근 8년(2011~2018년) 중 최대 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 사상 최고가 도달.. PER 10배 수준

실적 턴어라운드 조짐은 2016년 말부터 나타났으나 주가는 실적에 후행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5000~6000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86% 급등해 1만원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역사상 최고가인 1만3750원에 도달해 시장 관심을 더욱 실감케 했다. 29일 오후 1시 56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0.3% 오른 1만2900원으로 사상 최고가에 비해 6% 낮다.

2017년 3분기 말 기준 SIMPAC Metal 주당순이익(EPS)은 1280원이다. 2010년 4분기부터 2011년 2분기에 기록했던 1900원대보다 35% 가량 낮다. 아직 순이익이 직전 호황기에 미치지 못하나,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주가는 당시 고가보다 29% 높은 수준이다.

3분기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은 10.4배, 주가순자산배수(PBR)은 0.92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8.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