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슈퍼개미' 손명완, 동원금속 씁쓸한 지분정리

'슈퍼개미' 손명완 세광 대표가 동원금속의 지분 32.87%p를 처분했다.

손명완 대표는 2014년부터 약 4년간 동원금속 지분에 투자했다. 최근엔 최대주주가 될 정도로 지분을 확보했는데, 이번 주식 처분에 따른 투자 수익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원금속은 2017년 3월 8일 장중 4315원까지 오르며 역사적 최고가를 기록했다. 당시 손 대표의 보유지분율은 29.6%로,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1466억원과 비교하면 추정되는 자산 평가액만 434억원에 달했다. 올해 1월 11일 종가와 당시 지분율 34.7%를 반영한 추정 자산 평가액만 해도 390억원이었다.



그러나 동원금속이 지난 15일 장 마감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고, 다음날인 16일 26% 하락한 2335원에 거래를 마쳤다. 17일에도 주가는 19% 내리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손대표는 1월 16일부터 22일사이에 지분 1189만주를 처분했는데, 처분단가는 1900원~2365원 사이로 대략 230억원에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동원금속의 최대주주는 손명완 대표에서 이은우 대표이사 외 7인으로 변경됐다.



손 대표의 이러한 지분 대량 매도는 동원금속이 발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동원금속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1080만주로, 예정된 신주 발행가는 2170원이다(관련 기사▷[미니분석] 동원금속, 234억 유증결정..투자자 판단은?).

손 대표는 지난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원금속이 상의도 없이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경영권을 지키려는 방법으로 실적 증대가 아닌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2017년 6월 주주총회 때 회사 사내이사에 본인을 추천하는 안을 올렸지만, 부결됐다. 2017년 11월 20일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사내 이사에는 선임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업계는 손 대표와 동원금속이 2014년부터 벌여온 지분경쟁이 이번 유상증자와 손 대표의 지분 매각으로 마무리 됐다고 분석한다.

동원금속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된 자금을 단기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동원금속의 2017년 9월 연결기준 차입금은 2534억원이며,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1579억원이다. 대부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구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했다. 유상증자로 235억원이 모두 마련된다면 단기차입금은 1344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은 2299억원으로 줄게 된다.

동원금속의 2017년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632%, 차입금비중은 49%다. 차입금 상환시 부채비율은 590%, 차입금비중은 44%로 하락한다. 수치가 낮아지긴 하지만, 여전히 절대적으론 높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차입금 비중은 40%가 넘으면 재무 안전성이 낮다고 판단한다. 이자비용으로는 분기마다 26억원~32억원이 발생해왔는데, 이번 유상증자 자금이 모두 차입금 상환에 쓰이면 분기별로 2억원~3억원 가량 이자비용 감소가 기대된다. 연간으론 10억원 내외다.



24일 오전 9시 18분 현재 동원금속은 전일 대비 0.5% 오른 1935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