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 투자의 본질은 '기업 가치'에 있다

... 물론, 이런 거래에 두각을 나타내고 큰 돈을 만지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저나 당신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지금까지도 아니었고 앞으로도 아니겠죠. 우리는 엄청난 통찰력으로 가득 찬 것도 아니고, 초단위 변동에 대응할 동물적인 순발력도 갖고 있지 않으니까요.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깨우친 게 있습니다. 주가는 기업의 가치를 대변한다는 사실이죠.

과거의 저를 비롯한 투기꾼들은 주가에 기반해 초단위, 분단위로 매매 판단을 내립니다. 그 주가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는 채로요. 굳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이로 인해, 본질은 무시한 채 가격 변동에 배팅하는 무모한 행동을 합니다.

주식은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진 기업입니다.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가치가 됩니다. 여기서 기업의 가치라는 것은 그 기업이 한해 벌어들일 '이익'이 될 수도 있고, 오랜 기간의 경영 결과가 누적된 '자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주가는 기업의 이익, 자본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돈이 불어나는' 투자를 원합니다. 그리고 주식 시장에서 돈을 불리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주가가 오를 여지가 있는,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자본을 늘리는 기업을 고르는 것입니다. 그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주가)가 기업 본연의 가치보다 박한 평가를 받는다면 금상첨화겠지요.

한가지 더 필요한 건 '기다림'입니다. 기업이 돈을 벌어 내재 가치를 쌓을 시간을 주고, 가치 성장이 주가에 반영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가끔 몇달만에 기업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일년 또는 이삼년의 지루한 시간을 견뎌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통틀어 가치투자라 부릅니다.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자본이 쌓이고 있지만, 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을 찾는 것. 그리고 시장이 본연의 가치를 알아차릴 때까지 기업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성공적인 스켈퍼나 데이트레이더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가치투자를 통해 부를 쌓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가치투자는 엄청난 통찰력이나 동물적인 순발력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단지, 내재 가치가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을 찾기 위한 공부와 무거운 엉덩이가 필요할 뿐입니다.

저도 당신도 충분히 현명한 사람입니다. 단지, 요동치는 주가 앞에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이지요. 비트코인과 관련 주식이 급등하는 걸 보면, 젊은 시절 못다한 도전정신이 불쑥 솟아오르는 거 압니다. 직접 경험해 본 제가 너무 잘 알지요.

넘치는 그 열기를 조금만 억누를 수 있다면. 수많은 불나방들에게 둘러쌓인 세계에서 무사히 탈출하게 된다면. 잠시 시장에서 떨어져 투자의 본질과 기업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작은 고민이 당신의 투자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시발점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