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무림P&P, 펄프가 상승에 실적 '활짝'

무림P&P의 올해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4분기도 실적 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7일 무림P&P는 전일 대비 0.8% 하락한 4635원에 장을 마쳤다.

무림P&P의 2017년 3분기 누적(1월~9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4460억원이다.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74억원에 비해 223% 늘었다.

[표] 무림P&P 3분기 누적(1월~9월) 실적 비교

*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료: 아이투자)



특히, 펄프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다. 3분기 누적 펄프 매출액은 1227억원으로 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월~9월 -129억원의 영업 적자를 거뒀던 것을 감안하면, 이익 증가를 눈여겨볼 만하다. 사실상 영업이익 증가 대부분이 펄프 부문에서 발생한 것이다.

펄프 부문 이익 증가는 국제 펄프 가격 상승 덕분이다. 무림P&P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지용 펄프(활엽수 표백화학펄프)를 생산하는 업체다. 펄프를 생산해 일부는 제지 업체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자사에서 제지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무림P&P의 국내 펄프 시장 점유율은 15%다. 국내 제지 업계는 나머지 수요 85%를 수입에 의존한다. 수입산 펄프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무림P&P의 펄프 판매 가격도 국제 펄프 가격에 연동된다.

글로벌 펄프 가격이 올해 2분기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톤당 500달러~600달러 선에 머물던 펄프 가격은 올해 5월 처음으로 700달러를 넘어섰다. 9월 가격은 톤당 757.5달러로 올랐다. 지난해 9월에 비해 38% 상승한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미 펄프 생산지역 화재, 글로벌 펄프 생산 업체의 공장 가동 중지 등이 두루 겹치면서 펄프 공급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인도네시아 OKI사가 신규 공장을 가동해 펄프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마저도 공급량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업계 관계자들은 4분기 펄프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펄프 가격은 올랐지만 펄프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목재Chip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다. 제품(펄프)과 원재료(목재Chip) 가격의 차이가 확대돼, 무림P&P의 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무림P&P가 매입한 국내산Chip 가격은 2015년 톤당 평균 19.9만원에서 2016년 19.5만원, 2017년엔 18.6만원으로 내렸다, 같은 기간 수입Chip은 톤당 2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표] 국제 펄프가격 추이

(자료: 무림P&P)

4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12월 6일 무림P&P에 분석 리포트를 발간한 현대차투자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4분기 펄프 가격이 톤당 81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평균에 비해 11% 오른 가격이다. 박 연구원은 이를 반영해 무림P&P의 4분기 매출액이 1710억원(+13%), 영업이익 140억원(+124%)를 거둘 것이라 예상했다.

무림P&P의 배당 매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림P&P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3%~4%의 시가배당률을 유지해왔다.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던 2014년과 2016년에도 배당을 지급했으며, 2015년엔 한해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에 사용했다. 배당에 대한 회사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림P&P가 지난해 지급한 주당 배당금은 125원이다. 지난해 배당금이 올해도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현재 주가 대비 2.7%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올해와 이익 규모가 비슷했던 시기는 2012년(순이익 292억원), 2013년(순이익 303억원)이다. 두 해 모두 주당 250원을 배당했다. 만약 올해 배당금이 2012년~2013년 수준을 회복한다면, 기대수익률은 5.4%로 오른다.

7일 종가와 2017년 3분기 연환산(직전 4개 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무림P&P의 주가수익배수(PER)는 32.0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3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6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