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족보] 외인, 반도체株 '매도'.. 그 와중에 산 종목은?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간 코스피가 최근 들어 외국인의 '팔자' 행보에 주춤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30일 코스피 시장에서 약 6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2015년 8월 이후 약 2년만에 최대치다.

이와 함께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45% 내린 2476.37을 기록해, 지난 10월 27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25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1일 오전 10시 11분 현재는 전일 대비 0.12% 오른 2479.34를 기록 중이다.

특히,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업종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몰렸다. 30일 순매도한 6000억원 가운데 약 5300억원이 반도체 업종에 해당한다. 반도체 대표종목이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각각 3418억원(13만4468주), 1815억원(232만7500주)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30일 종가는 전일 대비 3.4% 내린 254만원을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94만3455주)까지 가세해 6.8% 하락한 7만6800원에 마감했다.

오전 10시 11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7% 오른 25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CS증권과 CLSA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는 1만6276주를 순매도 중인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1.4% 반등한 7만7900원에 거래 중이나, 외국인 투자자는 14만1888주를 순매도해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해외 증시에서는 반도체 업종이 이미 고점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낮췄다. "메모리 사이클이 곧 정점을 찍은 뒤 내려갈 것"이란 분석이다.

리포트 발표 이후인 27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4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순매도한 주식 수는 34만7830주(발행주식수의 0.2%)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8.4% 하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업체들이 있다. 모건스탠리 리포트 발표 이후인 27일부터 30일까지 4거래일간 추이를 집계한 결과, 코스피에 속한 11개 반도체 업체 중 3군데에 대해 순매수를 유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업종 분류는 Wisefn WI26 기준).

발행주식수 대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한미반도체다. 30일 외국인 투자자는 한미반도체 주식을 3만5493주 순매수했으며, 4거래일로 기간을 늘려보면 총 9만7020주를 순매수했다. 이는 발행주식수의 0.2% 규모다. 다만, 해당 기간 주가가 7% 가량 하락해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643억원에서 6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밖에도 한국전자홀딩스와 미래산업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홀딩스는 반도체 비메모리 트랜지스터(TR)를 제조하는 KEC를 보유한 지주사다. 외국인 투자자는 4거래일간 한국전자홀딩스 주식을 6만1118주 순매수했으며, 시가총액은 11억50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반도체 테스트장비를 생산하는 미래산업 주식은 같은 기간 4만7051주를 순매수했고, 시가총액은 33억3000만원에서 33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한편, 국내 증권사는 여전히 반도체 업종의 호황 지속을 전망한다. 미래에셋대우의 도현우 연구원은 1일 삼성전자 리포트에서 "타이트한 메모리 수급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어 양호한 서버 DRAM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강한 DRAM 수급 대비 NAND 가격은 향후 소폭 하락해 수급 균형을 이룰 전망이나, 하락 폭이 크지 않으며 투자 증가로 출하량이 51% 가량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