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래산업 ①] 디지털 헬스케어···국내 관련 기업은?

반도체 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으며, 증권가는 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 가운데 무려 70%(약 10조원) 가량이 반도체 사업부에서 번 것으로 파악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확대로 관련 장비업체들 또한 주가 상승과 함께 큰 폭의 성장을 기록 중이다. 국내 95개 반도체 장비·소재 상장사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발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로 눈길을 돌린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CEO 서밋'에서 ▲스마트머신, ▲디지털헬스케어,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인프라 총 4개 분야를 미래 사업으로 꼽았다.



해당 분야에 투자가 본격화되면 관련 업체들의 수혜 또한 기대된다.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을 일찍이 눈치 챈 투자자들에게 이 시기가 기회로 찾아왔듯, 차세대 유망 산업을 미리 파악할수록 수혜주에 한 발 앞서 대응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에 아이투자는 4개 분야와 관련된 국내 상장사들의 현황을 시리즈로 살펴보려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2분기 사상 최대 투자 유치액 기록

미래에셋대우 김충현 연구원에 따르면 2분기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투자 유치액은 38억달러(상반기 기준 65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투자실적을 시현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하드웨어 관련 투자보다는 인공지능이나 플랫폼 비즈니스 등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바이오 기술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CEO 서밋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와 관련해 미국의 헬스케어 업체 웰독 등 11개 업체에 투자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이 삼성전자, 애플 등 9개 업체를 디지털 헬스케어 파일럿 프로그램 참가업체로 선정했다. 선정된 업체들은 헬스케어 관련 제품들을 기존의 심사 절차 없이 바로 출시할 수 있어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

국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이 있는 상장사는 셀바스헬스케어, 인바디, 고영, 루트로닉, 유비케어 등으로 추려볼 수 있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의료 기술에 접목시켰거나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업체들이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업체 실적은?

위 12개 기업 가운데 올 상반기 성장 폭이 가장 컸던 곳은 미래컴퍼니다.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8%, 489% 증가한 1026억원, 227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컴퍼니의 주력 사업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제조장비다. LCD패널의 연마 및 검사에 사용되는 장비 납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6년 4월 복강경 수술로봇에 대한 임상 시험 승인을 획득했으며, 최근인 2017년 8월 3일에는 복강경 수술 로봇 '레보아이'의 제조허가를 취득해 판매를 준비 중이다.

의료기기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 중에선 유비케어의 상반기 성장 폭이 컸다. 유비케어는 '의사랑' 브랜드로 알려진 국내 의원용 전자차트 1위 업체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82억원(+17%, 전년 동기비), 40억원(+23%)을 거뒀다.

지난 9월 KB증권의 윤정선 연구원은 "인구 노령화에 맞춰 EMR 서비스를 요양병원 등으로 확장하고 있어 본업의 점진적인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증권가가 전망한 유비케어의 2017년 예상 매출액은 791억원(+16%), 영업이익은 78억원(+23%)이다.

인성정보의 경우 상반기에는 적자를 기록했으나,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인성정보는 IT인프라 사업을 주력으로 하며, 원격 의료 서비스(하이케어)가 중심인 U-헬스케어 사업은 상반기 기준 0.4%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최초로 미국 원격의료 시장에 진출해 시장의 이목을 끈다. 지난 9월 하이투자증권의 허혜민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AMC Health를 통해 국내 최초로 자체 브랜드를 공급할 예정이며, 향후 5년간 하이케어 및 스마트 하이케어 허브를 공급한다. 허 연구원은 "고마진 원격의료 사업부의 성장 본격화에 따라 매출과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미래컴퍼니(+207%), 큐렉소(+187%), 고영(+52%) 순이다. 미래컴퍼니는 상반기 큰 폭의 성장과 함께 주가도 연초 대비 약 207% 올랐다. 지난 13일 종가와 2분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은 21.8배, 주가순자산배수(PBR)은 5.54배다.

일반적으로 주가수익배수(PER)와 PBR은 낮을수록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한다. 12개 기업 가운데 PER이 가장 낮은 종목은 바텍으로 4.9배를 기록했다. 다만, 바텍은 상반기 중단사업이익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PER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바텍 다음으로 PER이 낮은 종목은 미래컴퍼니(21.8배), 디오(24.6배), 비트컴퓨터(25.8배)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