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인포마크,네이버에 AI스피커 납품..성장 이끌까?

인포마크가 신사업인 AI(인공지능)스피커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한다. 지난 10일 발표한 수주 계약을 계기로, AI스피커 사업이 인포마크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인포마크는 NAVER에 공급계약 체결 공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의 공급계약 발표인 점도 눈길을 끌었으나,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계약 내용이다. 인포마크는 최근 AI스피커의 개발을 완료했으며, 올해 10월부터 NAVER에 '프렌즈 스마트 스피커'를 납품한다. AI스피커와 관련한 첫 번째 계약이다.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인포마크는 어린이 전용 스마트워치 '키즈폰'과 인터넷 서비스를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라우터 '에그(Egg)'를 주력 제품으로 한다. 특히, 에그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인포마크는 모바일 라우터 시장에서 약 6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포마크는 최근 스마트토이, AI스피커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 개발을 완료한 AI스피커는 음악감상 기능 외에도 음성비서, 음성번역 등의 기능을 갖춰 홈IoT(사물인터넷) 시장의 성장과 함께 주목 받는 제품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계약으로 NAVER와 협력을 통해 AI스피커 생산을 진행한다. NAVER로부터 음성 인식 솔루션을 제공받아 완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방식이다.

계약 기간은 2017년 10월 1일부터 2018년 3월 31일까지 6개월이다. 계약 금액은 355억원으로 지난해 인포마크 연간 매출액(637억원)의 56% 규모다. 계약 금액을 기간 종료일까지 일할 계산해보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약 177억원 가량의 AI스피커 매출액이 반영된다.



앞서 지난 8월에 네이버는 인공지능 스피커인 '웨이브(WAVE)'를 시장에 첫 선보였다. 정식 가격은 15만원으로, 보도에 따르면 8월 11일 네이버 뮤직의 웨이브 증정 이벤트에서 35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완판될 정도로 시장의 호응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는 올해 안으로 웨이브에 자사 캐릭터 브랜드인 라인프렌즈를 접목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간 인포마크의 연매출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온 품목은 모바일 라우터다. 최근 3년 간(2014~2016년) 모바일라우터의 매출 비중이 60% 내외를 차지했으며, 키즈폰의 비중은 40% 내외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모바일 라우터 매출이 다소 부진해 키즈폰이 비중을 앞질렀다. 상반기 키즈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81억원, 모바일라우터는 49% 감소한 106억원을 기록했다.

만약 앞서 추정한대로 177억원 가량의 AI스피커 매출이 4분기에 반영된다면 인포마크 품목 내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상장 이후 인포마크의 분기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6년 1분기 232억원을 제외하곤 분기별 매출액이 175억원 이하였다. 올 상반기 매출액인 304억원에 4분기 AI스피커 추정 매출액 177억원을 더하면 약 48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76%에 해당한다.



인포마크는 올해 상반기 모바일 라우터의 매출 감소와 함께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304억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6%, 80% 줄어든 5억원, 4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AI스피커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인포마크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

인포마크의 2분기 실적과 11일 오후 1시 39분 주가(2만350원)를 반영한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53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5%다. 최근 4개 분기 합산 순이익(=연환산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해 주가수익배수(PER)는 산출하지 않았다.

인포마크 주가는 지난 8월 가파르게 상승해 9월 8일 52주 최고가인 2만7800원에 도달했다. 연초 주가 대비 62% 가량 높은 수준이다. 그간 인포마크에 관심이 미미했던 기관 투자자가 8월 이후 매수세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기관 투자자는 올 초부터 7월 말까지 인포마크 주식 975주를 순매도했으나, 8월부터 10월 10일까지 4만3280주(발행주식수의 1.2%)를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