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KPX그린, 최대주주 변경.."그룹 지배구조개편"

KPX홀딩스는 장남, KPX그린케미칼은 차남 승계

단독 [아이투자 오진경 데이터 기자] KPX그룹의 지배구조에 최근 주목할 만한 변동이 있어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지주회사인 KPX홀딩스가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KPX그린케미칼의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이에 따라 오너 양규모 회장의 차남인 양준화 사장의 KPX그린케미칼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강화됐다.

KPX그린케미칼은 지난 9월 28일 최대주주인 KPX홀딩스와 특수관계자 3명이 지분을 전량 매각해 KPX홀딩스의 자회사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KPX그린케미칼의 최대주주는 건덕상사로 변경됐다. 건덕상사는 양준화 사장이 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양 사장과 그가 100% 보유하고 있는 관악상사, 건덕상사의 KPX그린케미칼 지분율을 합치면 62%에 달해 사실상 양규모 회장의 차남에게 KPX그린케미칼이 넘어간 셈이다.

반면, KPX그린케미칼 지분 정리 시기를 중심으로 양규모 회장의 장남인 양준영 부회장의 KPX홀딩스 지분율도 높아졌다. 2분기 말 기준 양 부회장은 KPX홀딩스 지분 7.8%를 보유중이었다.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양 부회장은 KPX홀딩스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10.4%의 지분을 확보했다. 또한 양준화 사장의 경우 같은 기간 KPX홀딩스 보유 주식 5.2%를 전량 매도했다. 결국 KPX홀딩스는 장남 양준영 부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는 구조로 승계가 진행되는 셈이다.

매각 이전까지 KPX홀딩스는 KPX그린케미칼을 포함해 KPX케미칼, KPX생명과학, 진양홀딩스 등 6개 기업을 자회사로 보유한 지주사였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자회사들의 주력 사업은 화학물질 제조, 의약품 원제 제조, 지주사업 등으로 구성돼있다.



▷ 차남 양준화 사장, KPX그린케미칼 지배력↑

KPX홀딩스는 지주사 특성 상 복잡한 지분 구조를 갖고 있다. 우선 KPX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양규모 회장으로 지분을 19.64% 보유했다. 또한 장남인 양준영 KPX홀딩스 부회장이 지분을 10.4% 갖고 있다.

2분기 말까지 KPX홀딩스는 6개 자회사를 두고 있었고, KPX그린케미칼에 대한 기존 지분율은 23.78%였다. 그러나 이번 매각을 통해 지분율은 0%가 됐고, 새로운 최대주주 건덕상사의 지분율은 16.73%에서 25.39%로 올랐다.

건덕상사의 최대주주는 KPX홀딩스 양규모 회장의 차남 양준화 사장이다. 양준화 사장은 건덕상사와 관악상사의 지분을 각각 76.95%, 100% 보유했다. 관악상사가 건덕상사의 지분을 23.05%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양준화 사장의 건덕상사에 대한 실질 지배력은 100%다.

KPX그린케미칼의 최대주주가 건덕상사로 바뀐 것은 KPX그린케미칼을 기존 KPX홀딩스 자회사에서 양준화 사장에게 넘기게 되는 셈이다. 이번 지분 변동으로 건덕상사와 관악상사의 KPX그린케미칼 보유 지분율은 각각 25.39% 16.96%가 됐으며, 양준화 사장은 19.65% 를 보유하고 있어, 세 지분율을 합하면 62%로 사실상 KPX그린케미칼의 경영권을 확실히 갖게 된 셈이다.



▷ 장남 양준영 부회장, KPX홀딩스 지분율↑...사실상 최대주주

그간 양규모 회장은 KPX홀딩스를 장남인 양준영 부회장에게 넘기는 수순을 밟았다. 양 회장의 KPX홀딩스 지분율은 2012년 말 23.68%에서 매년 감소해, 지난해 말 19.64%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차남 양준화 사장의 지분율도 7.92%에서 6.40%로 낮아졌지만, 장남인 양준영 부회장의 지분율은 6.51%에서 7.61%로 올라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후에도 양준영 부회장은 KPX홀딩스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지난 9월 5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양준영 부회장은 지난 8월 29일 시간외매매로 KPX홀딩스 지분 9만8550주를 취득해 10.4%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평균 취득단가는 7만4197원이다. 반면, 양준화 사장은 점차 KPX홀딩스 지분을 줄여오다, 같은 날 시간외매매로 보유 주식 7만2634주를 전량 매도했다. 평균 매도단가는 7만3383원이다.

이런 가운데, 양 부회장이 지분 88%를 보유중인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KPX홀딩스 지분 10.39%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KPX홀딩스에 대한 양 부회장의 지배력은 20%를 넘어선 셈이다. 이는 부친인 양규모 회장이 지난 6월 반기보고서를 통해 보고한 KPX홀딩스 지분율 19.64%를 넘어선 수치다.

이번 KPX그린케미칼의 지분 매각을 중심으로 KPX홀딩스는 장남 양준영 부회장이 갖고, KPX그린케미칼과 기존의 건덕상사, 관악상사를 차남 양준화 사장이 지배하는 구조로 승계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 KPX그린케미칼, 국민연금 8% 보유

KPX그린케미칼은 오너 일가와 그 특수관계자 외에, 국민연금과 동부자산운용도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가장 최근에 공시한 주식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월 2일(이하 보고서 작성기준일) KPX그린케미칼 지분을 8.24% 보유했다.

KPX그린케미칼 주가는 지난 2014년 6월 사상 최고가인 6890원에 도달한 뒤 다소 조정을 받았다. 최근 주가는 4000원대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2015년 말 보유 지분을 4.01%로 축소한 뒤, 이듬해 6월 다시 5% 이상 보유했다고 신규보고했고 최근까지 지분을 대체로 늘렸다.

이 밖에 동부자산운용도 최근 KPX그린케미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9월 19일 KPX그린케미칼 지분을 5% 이상(5.14%) 보유했다고 신규보고한 뒤, 올해 8월 8일 기준 지분을 7.16%로 늘렸다.



▷ KPX홀딩스, 지분 매각으로 278억 현금 유입

삼성증권 매매보고서에 따르면, KPX홀딩스는 KPX그린케미칼의 주식을 주당 5896원에 475만5817주 매도했다. 매매 일자는 9월 26일로, 당시 종가인 4550원에 비해 30% 가량 프리미엄을 얹은 셈이다. 지난 29일 종가는 26일보다 0.2% 오른 4560원에 마감했다.

체결 금액에서 수수료와 제세금을 제외하고 KPX홀딩스에 유입되는 자금은 약 278억원이다. 2분기 말 기준 KPX홀딩스가 보유한 자산총계는 1조2150억원이며, 그 중 당좌자산이 39%인 4678억원에 해당한다.

KPX홀딩스는 그간 안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해왔다.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46%, 유동비율은 242%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보다 낮고 유동비율이 100%보다 높으면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매 분기별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은 12~13% 내외에 유지돼 역시 양호한 편이다. 2분기 말 기준 보유 차입금은 1491억원으로, 만약 KPX홀딩스가 매각으로 유입된 자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1213억원으로 줄어든다. 또한,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모두 제외하고 매각 자금의 유입만 고려했을때 차입금 비중은 9.8%로 개선된다.

다만, 당장 재무상태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닌 만큼 유입된 자금을 다른 곳에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KPX홀딩스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투자자라면 향후 현금흐름 변화를 살펴볼 만 하다.



▷ KPX홀딩스와 KPX그린케미칼, 향후 실적 변화는?

그간 KPX홀딩스가 보유한 KPX그린케미칼 지분은 50% 이하였으나, 다른 주주와의 약정으로 과반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관계기업이 아닌 종속기업으로 분류해왔다. 따라서 KPX그린케미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KPX홀딩스 실적에 100% 반영됐다.

KPX홀딩스의 연간 실적은 2015년부터 다소 부진했다. 지난 2014년 유가가 100달러대에서 반토막 남에 따라, 석유화학 관련 사업을 하는 자회사들의 실적이 악화됐다. 이와 함께 수 년간 1조원대를 유지하던 KPX홀딩스의 연매출은 지난해 9376억원으로 감소했다. KPX그린케미칼도 유가 급락의 여파로 201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3%, 79%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KPX그린케미칼은 지난해 주력 제품인 EOA(계면활성제)의 판매량 확대로 2436억원(전년 대비 +11%)의 매출액과 41억원(+37%)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KPX홀딩스의 실적에 반영될때는 내부거래에 해당하는 금액이 제거되나, 이를 고려하지 않았을 경우 KPX홀딩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26%, 7%에 해당한다.



KPX그린케미칼의 매출 규모는 KPX홀딩스의 6개 자회사 중 3위다. 가장 규모가 큰 핵심 자회사는 KPX케미칼로, 2016년 기준 647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KPX그린케미칼 매출액의 약 2.7배다. 진양홀딩스의 매출액이 2597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나, KPX홀딩스의 진양홀딩스 보유 지분율은 41.19%로 50%를 넘지 않아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에 분류된다.

그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KPX그린케미칼은 지난 5년 간 2100억원~25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KPX홀딩스 연간 매출액의 16~26% 수준이다. 매출액은 내부거래 전 기준이다.



이런 가운데, KPX홀딩스는 보유 자회사들을 통해 배당금수익 등을 받는다. 지난해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배당금수익은 77억원으로, 총 영업수익 120억원의 64%다. 수수료수익이 30억원(25%), 브랜드수익이 12억원(10%)으로 뒤를 이었다.

KPX그린케미칼은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해 온 만큼, 올해 KPX홀딩스의 자회사 탈퇴에 따라 배당금수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KPX그린케미칼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주당 16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KPX홀딩스의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지분율을 고려했을때, KPX그린케미칼로부터 벌어들인 배당금 수익은 약 8억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KPX그린케미칼의 그룹사 내 매출 규모와 배당금 등을 고려했을때, KPX그린케미칼의 자회사 탈퇴는 올 3분기부터 KPX홀딩스의 실적 변화에 다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PX그린케미칼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금액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다. 지난해 KPX케미칼과 그 종속회사인 KPX케미칼난징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은 약 2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다. 또한, KPX홀딩스를 포함한 특수관계자들로부터 매입한 금액은 약 22억원이다. 마찬가지로 2016년 영업비용(매출원가+판관비)의 1% 정도다.

따라서 KPX홀딩스 자회사 탈퇴로 인해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에 다소 변동이 생기더라도, KPX그린케미칼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PX그린케미칼의 고객사는 다양한 산업에 분포돼있으며, 주력 제품인 DMC의 경우 롯데첨단소재와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



KPX그린케미칼의 올해 2분기 실적과 29일 종가 4560원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31.9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0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5%다. 또한, KPX홀딩스의 경우 29일 종가 7만600원 기준 PER은 12.2배, PBR은 0.51배다. ROE는 4.2%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 후, KPX홀딩스의 지배력이 높아진 장남 양준영 부회장과 KPX그린케미칼을 넘겨받은 양준화 사장의 경영능력이 향후 이들 주가에 어떻게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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