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현대로템, 수주 증가로 하반기부터 반등 기대

수주 증가에 따른 현대로템의 하반기 실적 개선이 주목된다. 전일(23일) 현대로템 주가는 직전일 대비 0.56% 내린 1만7850원을 기록했다. 24일 오전 9시 47분 현재는 전일 대비 0.5% 내린 1만7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철도사업, 중기(방산)사업, 플랜트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2016년 매출 기준 철도 사업이 50%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플랜트사업(24%)과 중기사업(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로템은 이익 측면에서 최근 5년 간 다소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2014년엔 철도 사업에서 발생한 품질관리 비용과 플랜트 사업의 수주 감소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6% 급감했다('13년 1744억원→'14년 66억원).



당시 업계는 2015년부터 신규수주에 따른 실적 회복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리 2015년엔 무려 1929억원의 영업손실과 3062억원의 순손실을 거뒀다. 특히 철도사업 부문에서만 18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헤알화 약세로 인해 브라질 법인에서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한 영향이다.

그러다 2016년엔 매출액 10%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용 정상화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1062억원, 순이익은 21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러한 이익 증감은 주가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3년 10월 상장한 현대로템의 공모가는 예상가의 상단인 2만3000원에 확정됐으나, 상장 이후 대내외적 악재와 함께 하락해 2016년 1월 1만원 근처에 도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로템의 기업 가치는 사업 특성 상 수주 변화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신규 수주 변화에 주목해 온 투자자에겐 일시적 악재에 따른 주가 하락이 저가 매수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현대로템의 수주는 대체로 매출에 즉각 반영되지 않고 초기 작업에 1년~1년 반 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매 분기 발표되는 수주 내역은 향후 매출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현대로템은 2014년에 이익이 크게 감소했던 반면, 신규 수주액은 전년 대비 증가한 약 4조원을 기록했다. 2015년엔 이러한 수주 증가분 반영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4% 늘었으나, 신규 수주액은 전년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약 1조5000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2015년 부진했던 수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2016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줄어든 2조9848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조3204억원이다. 철도와 방산사업의 매출이 각각 10%, 23% 감소했다.

매출 부진와 함께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74%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은 4.8%에서 3.8%로, 순이익률은 1.6%에서 0.5%로 각각 하락했다.



그러나 업계는 하반기 이후 반등 가능성에 주목한다. 2016년 현대로템은 4조원 가량의 신규 수주를 거뒀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거란 판단이다.

특히 2016년 철도사업의 수주가 크게 증가했다. 철도사업의 연간 신규수주액은 수 년간 감소세를 지속하다, 지난해 약 3조원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큰 폭(+418%)으로 늘었다.

IBK투자증권의 이상현 연구원에 따르면 수주 가능성이 높은 철도 지원을 위한 정부 내 사업단이 꾸려졌으며, 중국 저가수주에 대해 시스템과 유지보수를 포함한 패키지 수주로 대응한 전략이 철도 수주 회복을 이끌었다.



이러한 수주 증가분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년까지 매출에 반영될 전망이다. 7월 28일 동부증권의 김홍균 연구원은 2016년 체결한 철도수주가 대부분 해외건에 해당하며, 설계 등 초기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올해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중기 부문에서는 최근 파워팩 결함 이슈로 인해 K2전차가 생산 지연되고 있으나, 이러한 요인들은 시일을 두고 안정화되면서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이 예상한 2017년 연간 매출액은 2조8650억원(전년 대비 -4%), 영업이익은 1083억원(+2%)이다. 매출액은 상반기에 비해 감소 폭이 줄어들며,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2018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2557억원(+14%), 1608억원(+48%)으로 두 자릿 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현대로템은 올 상반기 1조800억원 가량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주로 수주가 연말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

전일 종가와 2분기 연환산(최근 4개 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현대로템의 주가수익배수(PER)는 333.3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09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3%다.

최근 이익 감소로 PER이 크게 높아진 상태며, 2017년 예상 순이익 388억원을 반영한 PER은 39.1배다. 2018년 예상 순이익 900억원으로 산정한 PER은 16.9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