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리뷰] 중국 관광객 급감.. 화장품&카지노株 어땠나?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반기보고서가 지난 14일 마감됐다. 업황 호조와 함께 미소를 지은 업종이 있는 반면, 국내외 리스크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업종도 있다. 특히, 특정 업종의 경우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이번 실적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지난 3월 15일 중국은 자국 여행사를 대상으로 방한상품 판매 금지령을 내렸다. 국내 증시에는 지난해부터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가 번졌으나, 중국 당국이 구체적인 제재 규정을 공개한 건 처음이었다.

금지령 발표 이후 국내 중국인 관광객 수는 급격히 줄었다. 그간 매 분기마다 5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했으나 3월에는 36만명, 4월부터는 20만명대로 감소했다.

2분기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7만1177명(33%) 줄었으며, 그 중 96%인 141만596명이 중국인 관광객 감소분에 해당한다. 2분기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6% 급감했다.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화장품과 카지노 업종이 대표적이다.

화장품은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중국인 관광객이 책임지며, 명동과 같은 국내 주요 상권에서도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대량 구매 고객의 영향이 크다. 카지노의 경우 강원랜드를 제외한 국내 16개 업체 모두 외국인 출입 전용으로, 관광객 수의 증감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 화장품株 : OEM/ODM 업체 매출 방어.. 수익성은 대체로 부진

화장품 업종에 속한 21개 종목(중국기업 및 최근 상장 기업 제외)의 2분기 매출액 합계는 5조2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영업이익 합계는 5437억원으로 40% 줄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주요 화장품 업체 10군데의 실적을 살펴보면 콜마비앤에이치, 코스온, LG생활건강을 제외한 7개 업체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매출액보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기업은 LG생활건강이 유일하다.



눈에 띄는 점은 매출액이 증가한 5개 업체 모두 OEM 및 ODM 전문이다. 즉, 화장품을 직접 시중에 판매하지 않고 제조만 한 뒤 상표를 부착해 고객사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고객사를 두고 있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매출 감소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에이블씨엔씨를 포함한 브랜드 화장품 회사들은 매출과 이익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내 1위 화장품 판매업체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기준 면세점 매출이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면세점 매출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감소했다.

LG생활건강 또한 2분기 면세점 매출액이 약 26%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품 포트폴리오가 화장품에 국한되지 않고 생활용품(26%, 매출 비중)과 음료(22%)까지 다각화된 만큼 타 업체들에 비해 그 여파가 제한됐다.

LG생활건강을 포함해 영업이익이 개선된 3개 업체 모두 PER이 지난 1분기 대비 하락했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한 PER이 가장 낮은 기업은 콜마비앤에이치(16.6배)다.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하면서 1분기 22.2배 대비 내려갔다.

▷ 카지노株 : 매출&이익 모두 감소.. 파라다이스 적자전환

국내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 GKL, 파라다이스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악화됐다. 3개 업체의 매출액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13%, 영업이익 합계는 44% 감소했다.



강원랜드는 내국인이 주요 고객인 만큼, 중국인 관광객 감소보다는 다른 요인의 영향이 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황현준 연구원에 의하면 회사 측의 매출총량제 준수 의지에 따른 영업 통제가 외형 축소로 이어졌다.

파라다이스와 GKL은 모두 외국인 전용 카지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특히, 파라다이스는 매출 26% 감소와 함께 무려 273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중국인 고객 감소에 따른 드롭액 부진(-6%, YoY)과 홀드율 하락(-4%p)이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신사업인 '파라다이스시티' 관련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4월 20일에 파라다이스시티의 호텔 일부 등을 오픈했으며, 이에 따른 오픈 초기 비용과 인건비 등이 발생해 부담이 증가했다.

2분기 이익이 줄어 3개 카지노 업체 모두 PER이 1분기 대비 상승했다. 파라다이스는 195억원의 순손실로 인해 2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이 크게 줄어 PER이 300배를 넘었다. GKL은 PER이 13.9배에서 15.3배로 상승했으나 3개 업체 중에서 가장 낮다.

▷ 남은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 다시 올까?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세를 띌 거란 시각이 많다. 국제금융센터 자료에 따르면 BoA(뱅크오브아메리카)는 8월 이후 국내 중국인 인바운드가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2Q 74만명→'3Q 120만명→'4Q 140만명).

지난 9일 파라다이스 리포트를 발표한 신한금융투자의 성준원 연구원도 2018년엔 중국인 입국자의 감소 폭이 축소 또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여전히 사드 배치에 대해 양국 간의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두 업종의 하반기 호실적을 낙관하기엔 이르다. 2분기 실적을 통해 중국 관광객 감소가 개별 회사에 끼친 영향의 차이를 알고 향후 상황 변화에 대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