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양사, 우량 자회사 삼양패키징 '주목'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해 우량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삼양사가 눈길을 끈다. 30일 오전 9시 21분 현재 삼양사는 전일 대비 0.9% 내린 10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양사는 2011년 삼양홀딩스의 식품, 화학, 사료부문이 인적분할되며 설립됐다. 현재 삼양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지분을 62% 보유한 삼양홀딩스다.

설립 이후 삼양그룹이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사업 영역을 개편 및 확장했다. 사료사업부는 양도하고 삼양EMS(전자재료 제조업체), 삼양웰푸드(가공유지 업체), 삼양제넥스(전분당 업체) 등을 합병해 식품과 화학사업의 규모를 키웠다. 2014년에는 페트병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삼양패키징을 설립하기도 했다.



1분기 말 기준 삼양사의 관계도를 요약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지배기업인 삼양홀딩스가 삼양사를 비롯한 7개 기업(삼양사 외 6개 기업은 점선표시)에 출자했으며, 삼양사는 6개 기업을 종속 및 관계기업으로 보유하고 있다.

설탕과 전분당을 주력으로 하는 식품부문은 삼양사와 진황도삼양사식품유한공사가 하고 있다. 진황도삼양사식품유한공사는 지난해 삼양제넥스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전분당 제조업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종속 및 관계기업은 모두 화학부문을 담당한다.



식품과 화학사업의 매출 비중은 각각 50% 내외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해왔다. 서로 다른 사업부문을 고르게 확장해, 실적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6년에는 식품과 화학사업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는데, 특히 식품사업의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외형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2016년 1월 전분당 제조업체인 삼양제넥스를 흡수합병한 영향이 컸다.

전분당은 옥수수를 원재료로 하는 감미료의 일종으로, 원당을 원재료로 하는 설탕과 대체재 관계다. 그간 호주에서 전량 수입하는 원당 가격에 따라 식품사업의 수익성 등락이 큰 편이었으나, 대체재인 전분당 사업 진출로 이익 변동성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이 급증한 식품사업부와 달리, 화학사업부는 삼양패키징이 분할 설립된 2014년 이후 성장 폭이 점차 확대됐다. 최근 2년 간 연평균 성장률은 19%다.

음료용 페트병을 생산하는 삼양패키징은 페트병의 제조부터 재활용까지 일련의 공정 시설을 갖춘 업체다. 2015년 7월에는 업계 1위인 아셉시스글로벌을 인수해 페트병 제조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14년 14%→'15년 25%→'16년 38%, 시장 점유율).

아셉시스글로벌의 실적이 온기로 반영된 2016년 매출액은 3101억원(전년 대비 +68%)으로, 삼양사 화학부문 매출액의 33%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163% 증가한 410억원을 거두면서 영업이익률이 13%를 기록했다. 삼양사의 2016년 영업이익률인 7.4%보다 두 배 가량 높다.

이러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삼양패키징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오는 8월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뒤, 계획대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올해 말 상장이 유력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양패키징의 자산 규모는 2016년 말 기준 약 4920억원으로, 이는 최대주주인 삼양사 자산의 24%에 해당한다. 아셉시스글로벌을 인수하면서 부채비율은 2015년 말 150%까지 높아졌으나 2016년 말 기준 126%로 개선됐다.

2016년 연간 순이익과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계산한 ROE는 11.1%로, 같은 해 삼양사의 ROE인 8.5%보다 높은 수준이다. 업계는 삼양패키지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삼양사의 전사적인 기업가치 또한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1분기 화학사업 부진으로 삼양사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음에도, 삼양패키징의 매출액은 6% 증가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편, 삼양사의 1분기 수익성은 원가 부담 가중으로 인해 다소 악화됐다. 식품과 화학사업 수익성의 주요 변수인 원당 가격과 유가가 모두 올랐다.

국제 원당 가격은 2015년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1분기 식품사업부의 원당 투입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톤당 540달러를 기록했다. 미 서부텍사스유(WTI)의 1분기 평균 가격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했다. 이와 함께 삼양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해, 영업이익률이 7.4%에서 3.0%로 하락했다.

2분기에도 높은 가격의 원당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나,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WTI의 2분기 평균 가격도 배럴당 약 48달러로, 1분기 52달러 대비 다소 내린 상태다. 이러한 흐름이 유지된다면 하반기에는 두 사업부문의 원가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과 전일(29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4.8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01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