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MRI 우량주] 서한, 팔방미인 건설사

서한은 대구를 기반으로 한 종합건설사다. 지난 2016년 연간 매출액은 4996억원, 순이익은 647억원을 기록했다. 전일(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522억원이다.

주식MRI 분석을 보면, 서한은 거의 만점에 가깝다. 항목별로 수익 성장성, 재무 안전성, 밸류에이션에서 5점을 다 받았고, 사업 독점력과 현금 창출력에선 각각 4점씩을 받았다. 총점 23점으로 전체 상장사 중에 공동 2위다.

[그림] 서한 주식MRI 분석




주식MRI 분석은 중장기적인 회사의 성과를 평가해 점수를 부여한다. 서한의 과거 기업가치 변화를 V차트에서 살펴 현재 고득점을 받은 배경을 알아보자.

우선 5점 만점을 받은 성장성이다. 서한의 이익이 달라진 건 2012년부터다. 2011년 68억원 적자에서 2012년 4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후 2016년까지 5년 연속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1분기에도 이익 성장을 이어갔다. 서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188억원, 순이익은 42% 증가한 151억원이다.

주가는 2015년 3335원까지 오른 뒤 조정을 받았다. 2016년 1월 1485원까지 하락했다가 9일 오후 1시 58분 현재는 전일 대비 0.6% 내린 2500원을 기록 중이다. 꾸준히 늘어난 이익과 달리 주가는 등락이 있어 이를 주목한 투자자에게 매매판단의 기회를 줬다.



재무 안전성 점수도 5점 만점인데, 장기간 재무구조가 안전했던 유형은 아니다.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이 2015년까지 30%에 근접했다(2015년 6월 말 28.9%). 당시 차입금 총합도 1021억원으로 최근 10년 사이 최대였다.

이후 차입금의 절대액수가 빠르게 줄었다. 2017년 3월 말 기준 차입금 총액은 422억원이다. 2년이 채 안돼 600억원을 상환한 셈이다. 같은 기간 자산이 늘면서 차입금 비중은 10.5%로 더욱 줄었다. 재무 안전성 점수에서 만점을 받은 배경 중 하나다.

자산의 증가는 자본이 늘어난 덕분이다. 2015년 6월 2161억원이던 부채가 2017년 3월 1768억원으로 18% 감소한 반면, 자본총계는 1374억원에서 2247억원으로 63% 늘었다.

아래 오른쪽 차트에서 빨간 선의 자본총계와 파란 선의 사업(이익잉여금)이 함께 늘어나는 걸 볼 수 있다. 늘어난 자본이 대부분 사업을 통해 번 순이익이란 의미다. 덕분에 서한에 투자한 주주들은 추가 투자없이도 보유 지분의 가치가 높아졌다.



사업 독점력 항목은 4점을 받았다. 사업 독점력 점수를 결정하는 지표 중 하나가 ROE인데, 서한의 ROE는 최근 3년 사이 구성요소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이익 증가가 시작된 2012년부터 ROE는 상승했다. 순이익률 상승과 함께 2014년까지는 재무레버리지도 올라갔다. 그런데 2014년 6월을 정점으로 재무레버리지는 감소하고, 순이익률 상승은 계속됐다. 그 결과 2017년 3월 ROE는 2배, 순이익률은 3.5배 상승했고 재무레버리지는 1.79배로 43% 하락했다.

ROE는 '순이익률 x 총자산회전율 x 재무레버리지' 로 분해할 수 있다(듀퐁분석). 매출을 통해 순이익을 많이 남기거나(=순이익률), 자산을 활용해 많이 팔거나(=총자산회전율), 부채를 많이 활용하면(=재무레버리지) ROE가 상승한다.

따라서 같은 ROE라도 순이익률이나 총자산회전율이 높은 경우가 부채를 많이 활용해 ROE를 높인 경우보다 질적으로 좋다고 판단한다. 서한은 이익이 늘어난 최근 5년 동안 ROE 수치와 함께 질적인 요소도 개선시켰다.



서한의 이러한 실적 개선은 2012년 시작한 자체 분양공사 덕분이다. 2011년까지 서한은 건축과 토목 공사를 맡고 대가를 받는 회사였는데, 2012년부터 매출에 분양공사가 추가됐다. 2012년 매출의 5%(82억원)이던 분양공사는 2016년 59%(2967억원)까지 비중이 커졌다.

서한의 아파트 브랜드는 '이다음'이다. 주로 대구 또는 울산에 아파트를 지어 공급했다. 2017년 6월 현재 대구 수성구 383세대, 달서구 849세대, 울산 중구 252세대의 분양이 완료됐고, 대구 수성구(202세대)와 남구(128세대), 동구(372세대)에 총 702세대를 분양 중이다.

서한이 공급 중인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59㎡(약 17평)~100㎡(약 33평)의 중소형 가구다. 지난 3월 20일 리포트를 낸 신영증권 박세라 연구원에 따르면 서한의 2017년 수주 목표는 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많고, 대구지역 재개발, 재건축 등을 통해 3334세대 공급을 목표로 한다.

분양사업 확대는 재고자산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한의 재고자산 중 용지가 2011년 49억원에서 1048억원으로 대폭 늘고, 미완성건물,공사도 126억원 생겼다. 아파트를 지을 부지와 공사 중인 건물이 해당한다. 완성건물 재고가 거의 없는 점도 분양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됨을 알려준다.



끝으로 밸류에이션을 살펴보자. 서한의 주당순자산은 2012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주가는 2014년~2015년엔 주당순자산 대비 프리미엄을 받다가, 최근엔 주당순자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8일 종가 기준 서한의 주가수익배수(PER)는 3.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13배다. 이익 성장에 비해 주가가 낮은 점이 밸류에이션에서 5점 만점을 받은 근거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