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슈피겐코리아, 1Q 부진에 숨은 기업가치 성장 주목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슈피겐코리아의 주가가 하락세다. 지난 15일 분기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전일(26일, 이하 거래일 기준)까지 주가는 14% 내렸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24% 가량 낮은 수준으로, 슈피겐코리아가 속한 코스닥 시장의 지수가 올 한 해 2%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29일 오후 2시 22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0.81% 오른 4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늘 상승한다면 지난 19일 이후 6거래일만에 종가가 전일 대비 오른다.





슈피겐코리아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다. 매출액은 13% 감소한 36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9% 줄어든 69억원이다(이하 연결 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은 36억원으로 54% 줄었다.

매출액보다 이익이 큰 폭으로 줄며 영업이익률은 27.3%에서 19.2%로, 순이익률은 18.7%에서 9.8%로 각각 하락했다.



슈피겐코리아의 주력 제품은 스마트폰 케이스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용 케이스 판매가 매출의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분기 실적 부진은 '갤럭시S8'의 출시 지연 영향이 컸다. 통상적으로 매년 1분기는 아이폰 판매 비수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매년 3~4월에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해, 아이폰용 케이스 판매량 부진이 어느정도 보완되는 편이다.

지난 2016년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을 3월 11일에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휴대폰 부품사들의 납품은 출시 이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슈피겐코리아의 B2B 물량도 2월부터 납품이 본격화되면서 해당 매출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올해 갤럭시S8는 예상보다 한 달 이상 지연된 4월 21일 출시됐으며, 해당 제품과 관련한 슈피겐코리아의 납품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슈피겐코리아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에 대한 역기저효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갤럭시S8 출시 관련 매출이 발생하면서 실적이 1분기 대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전일(28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8의 국내 개통량은 출시 이후 37일 만에 100만대를 넘겼다. 지난해 갤럭시S7이 74일만에 100만대를 기록한 점과 비교했을때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이와 함께 슈피겐코리아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이미 품절을 일으킨 갤럭시S8 관련 상품들도 눈에 띈다.



하반기는 더욱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를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8에 집중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8도 예년과 같이 10월을 전후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는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관련해 슈피겐코리아가 유통망에 재고 보상을 실시하면서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별다른 문제없이 두 전방업체의 신제품 경쟁이 이뤄진다면 전년과 비교해 기저효과가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슈피겐코리아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집중돼있는 매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5년엔 차량용품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6년 10월엔 생활용품 브랜드인 '티퀀스'를 런칭했다. 티퀀스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캠핑랜터, 우산 등의 제품을 판매한다.



이러한 신규 사업의 판매 실적은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로 인식된다. 지난 2015년 1분기 기타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9%에 불과했으나, 2016년 1분기 16%에서 올해 1분기 25%까지 증가했다. 매출 규모로 보면 2015년 1분기 27억원에서 올해 1분기 91억원으로, 2년 만에 3배 가량 성장했다.

5월 16일 리포트를 발표한 미래에셋대우의 박원재 연구원은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이를 긍정적이라 판단하며 향후 슈피겐코리아의 성장이 비모바일 관련 사업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슈피겐코리아의 재무상태는 양호하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3%로 낮고 유동비율은 652%로 높다. 차입금도 거의 없어 이자비용이 미미하다.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도 풍부한 편이다. 슈피겐코리아가 보유한 순현금자산은 1229억원으로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682억원 대비 약 46% 가량이다.

1분기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8.0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43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