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00] 시장 PER과 주요 업종변화

지난주(5월 8일~12일) 주식시장은 또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11일에는 직전일 대비 1.16% 오른 2296.37로 마감해 종가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 장 초반에는 2323.22까지 치솟으며 23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새로운 지수를 경험하며 향후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도 크다.

코스피 지수가 현재 수준에 도달했던 시점은 6년 전으로 돌아간다. 지난 2011년 4월 27일 장중에 2231.47을 기록했다. 이후 코스피 지수 추이를 보면 '박스피'라는 별명이 붙은 배경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코스피 지수는 앞으로 더 오를 수 있을까? 이를 가늠하기 위해 코스피 지수의 밸류에이션과 업종별 비중,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 전망 등을 2011년 4월과 비교해 다각도로 살펴봤다.

우선 밸류에이션이다. 코스피의 주가수익배수(PER)와 주가순자산배수(PBR),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11년 4월과 비교해 살펴본 결과 PER은 6년 전에 비해 높고, PBR과 ROE는 낮아졌다.

투자지표를 계산할 때 투자회사 등을 제외하고 '기업'으로만 한정했기 때문에 아래 표의 시가총액은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한 전일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1495조1310억원과 다소 차이가 있다. 투자지표 계산을 위한 자본총계와 순이익은 주재무제표, 지배지분 값을 기준으로 했고 결산월이 12월이 아닌 기업의 경우 12월 기준 연환산(최근 4개 분기 합) 값을 기준 삼았다.

2016년 연간기준 전체 순이익의 합은 95조3500억원가량으로 2010년 순이익 91조6800억원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시가총액의 합은 18% 늘어난 1426조원이 됐다. 순이익의 증가폭은 작았지만 2016년 자본총계는 1299조원으로 2011년 804조원 대비 62% 늘었다. 6년 동안 기업들이 거둔 순이익이 꾸준히 쌓인 덕분이다.

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의 증가폭이 커 PER은 2011년 13.2배에서 15.1배가 됐고, 자본총계는 크게 늘어 PBR은 1.51배에서 1.1배가 됐다. 자본이 쌓여도 이익 성장 속도는 더뎌 ROE는 11.4%에서 7.3%로 6년 전보다 하락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성장 정체'가 코스피 구성종목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업계는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순이익이 125조~1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현재 코스피 PER 15배가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지수가 34%~39% 더 오를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럴 경우 코스피 지수는 3063~3177이 된다. 순이익 증가와 코스피 재평가가 맞물리면 지수 3000도 가시적이란 얘기다. 만약 현재 지수가 유지되고 순이익만 예상대로 늘어나면 연말 PER은 10.9배가량이 된다.



전체 시가총액을 구성하는 주요 업종에도 변화가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을 '차화정'이라 불리던 자동차, 화학, 정유주가 이끌었다면 최근 코스피 상승을 이끈 것은 반도체 업종이다. 6년 전인 2011년 4월 27일 전체 시총 중 삼성전자의 비중은 11%에 불과했으나 전일 종가기준 시총은 318조원가량으로 2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SK하이닉스의 상승세도 뚜렷하다. 2011년 코스피 상장종목을 시가총액 순으로 나열했을 때 11등이던 SK하이닉스가 이제는 삼성전자를 뒤이어 2위에 올라섰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11년 4월 20조2277억원에서 전일 40조2585억원으로 99%가량 상승했다. 전일 삼성전자는 직전일 대비 0.7% 오른 22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9% 내린 5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종을 이끈 것과는 반대로 자동차와 화학, 정유(석유와가스) 업종의 대표 기업인 현대차,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2011년 4월 27일 대비 각각 33%, 45%, 29% 하락했고, 각 종목이 속한 자동차부품 업종과 화학 업종, 정유 업종의 비중은 축소됐다. 현재 자동차부품 업종의 비중은 7%로 5%p 축소됐고, 화학 업종은 4%p 줄어든 5%가 됐다. 정유 업종의 비중은 2%다.

제약업종의 비중이 1%에서 3%로 확대된 점도 눈길을 끈다. 11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의약품 업종지수는 8564.6으로, 직전일 대비 2.78% 상승했고, 5월 초인 2일과 비교하면 6.7%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3.5%)을 웃돌았다.



마지막으로 주요 대기업의 올해 예상 실적과 PER은 어떨까.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2017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64% 늘어난 36조7127억원이다. 현재 주가 기준 올해 예상 PER은 8.7배다. 이밖에 현대차, LG화학, POSCO 등 대부분의 기업이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날 전망이다. 예상대로 올해 순이익이 순조롭게 늘어난다면, 대부분 대기업들의 PER은 현재 주가 기준 10배 초반 또는 이하로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