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 워런 버핏은 유연한 원칙주의자?

새로운 정부가 막 들어선 가운데 새로운 대통령의 좌우명이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라".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말을 투자의 세계에서도 투자 철칙 중의 하나로 삼는 리더가 있습니다. 바로 워런 버핏입니다. 그는 잘 알다시피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투자 세계의 리더입니다.

'원칙'과 관련된, 워런 버핏의 가장 흔한 명언은 "원칙에 시효가 있다면 그것은 원칙이 아니다."입니다. 그를 포함한 투자의 대가들은 뭔가 투자가 잘 안되고 혼란스러울 때는 원칙으로 돌아가 자신의 투자를 돌아보고,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 없는지 따져볼 것을 권합니다.

그렇다고해서 낙관론자인 버핏이 고집불통의 원칙주의자는 아닙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유연한 원칙주의자' 정도가 그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술주에는 결코 투자하지 않을 것 같던 그가 최근 몇년새 기술주에 투자하면서 느낀 소회를 얼마전 주주총회에서 밝힌 것을 보면 사실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원칙에서 그가 결코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는 결코 투자하지 않되, 잘 알게 되고, 조건이 맞는다면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유연한 원칙주의의 관건은 이른바 '앎의 범위'(circle of competence)를 넓히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야겠습니다. 물론 실수와 시행착오를 피하고, 더 많이 알기 위해서는 수시로 더 많이 읽고, 더 열심히 배워야겠죠.

오르는 주식만 오르는 것 같은 최근 증시에서 소외된 느낌 때문에 혹시나 원칙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 자신의 투자 원칙을 곰곰히 따져보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는 용기가 생기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