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에스티팜, 두 거래처 엇갈린 명암...기관'BUY'

에스티팜의 주요 제품 소포스부비르의 매출 감소 우려가 커진 가운데, 신규 성장 동력인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 전망은 밝아졌다. 14일 오후 1시 35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0.5% 오른 4만5250원이다.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 그룹의 원료의약품 생산업체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의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 ‘하보니’ 등의 원료의약품(소포스부비르)를 공급한다. 2016년 기준 소포스부비르가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제네릭의약품 원료(매출 비중 19%),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10%) 등을 판매 중이다.

주요 거래처인 길리어드는 C형 간염 치료제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판매한다. 에스티팜은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기타 국가에서 판매되는 치료제의 원료의약품을 공급한다. 따라서, 출시 국가가 늘어날수록 에스티팜의 소포스부비르 매출이 늘어나게 된다.



에스티팜의 소포스부비르 매출은 2013년 326억원에서 2016년 132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4년 소발디가 흥행을 거뒀으나, 대부분이 미국과 영국에서 판매돼 에스티팜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2015년~2016년 C형 간염 치료제 출시 국가가 확대되면서 에스티팜의 소포스부비르 매출도 급격히 늘었다.

[표] 에스티팜 소포스부비르 매출액 추이

(자료: 아이투자)

다만, 최근 길리어드가 2017년 C형 간염 치료제 매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에스티팜의 소포스부비르 매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길리어드사 C형 간염 치료제 매출은 2016년 148억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191억달러에 비해 22%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 2월 7일 길리어드는 경쟁 약품 출시, 치료 대상 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2017년에도 매출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길리어드가 발표한 올해 C형 간염 치료제 예상 매출은 75억달러~90억달러다. 2016년 대비 39%~49% 줄어든 금액이다.

길리어드의 매출 전망치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에스티팜의 주가도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올해 1월 4만7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3월 31일 3만9450원까지 하락했다. C형 간염 치료제 매출 감소가 에스티팜의 소포스부비르 공급 물량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이에 대해 조심스런 의견을 내놓고 있다. 4월 10일 리포트를 낸 삼성증권 윤선영 연구원은 에스티팜의 2018년 소포스부비르 수주 감소가 우려되지만, 안정적 실적 성장은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길리어드사가 파트너사에 우선적으로 신약 원료의약품 납품 기회를 주는 것을 고려했을 때, 향후 타 약품의 원료의약품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에스티팜의 거래처 미국 제론(Geron)사가 10일 밤 신약 imetelstat의 임상 2상 실험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에스티팜은 imetelstat 임상 실험에 사용되는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을 공급 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론사는 골수섬유증 2상 임상 실험에서 9.4mg 고용량을 투여했을 때, 긍정적인 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제론사는 현재 조건을 유지해 임상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험 결과 발표 당일, 나스닥 시장에서 제론사 주가는 19.5% 급등했다.

에스티팜은 imetelstat가 임상 실험을 정상적으로 마치고 상용화될 것을 대비해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 공장을 새롭게 짓고 있다. 2016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공사가 진행되며, 총 투자금액은 329억원이다. 지난 2016년 6월 상장으로 마련한 공모자금을 시설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을 신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팜 주식을 샀다 팔았다 반복하던 기관투자자는 제론사의 임상실험 발표 이후 주식을 대량 사들였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4월 11일부터 4월 13일까지 기관 투자자는 3거래일간 에스티팜 20만9007주(상장주식의 1.1%)를 순매수했다.

기관 순매수와 함께 주가도 반등한 모습이다. 3거래일간 주가는 13% 올랐다. 소포스부비르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표] 에스티팜 주가(우), 기관 누적 순매수 추이

(자료: 아이투자)

2016년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에스티팜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3.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67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