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박 회계사'를 빨리 봤더라면...

연초 서적도매상 송인서적의 부도가 언론의 화제에 오른데 이어 이번엔 '한경희생활과학'의 워크아웃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고만고만한 규모의 다른 기업에 비해 친숙하게 잘 알려진 점 때문에 더더욱 회자되는 면이 있는데요, '한경희생활과학' 같은 경우는 CEO의 독특한 이력에다, 주력 제품이 스팀청소기라는 생활 속 아이템이었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공무원 출신의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어느날 집청소를 하면서 우연히 떠오른 스팀청소기 아이템이 사업으로 이어져 승승장구한 여성 사업가라는 점이었죠. 모 방송사 중소기업 창업 관련 프로그램에서 일종의 멘토 역할을 하는 심사위원으로 자주 얼굴을 비치는 등 유명인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죠.

그런데 오늘 아침 모 신문에 나온 한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면이 있습니다. 제품은 많이 팔았는데, 재무관리에 실패해 이익을 내지 못했던게 패착이었고, 최근에는 재무 회계 스터디에 참여하면서 재무 공부를 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주식투자자라면 재기를 응원하는 마음과 함께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교차할 것 같습니다.

과거사례를 살펴보면 물건 파는데만 열중했지 재무관리가 잘 되지 않아 실패한 기업들이 적잖았습니다. 그래서라도 의심이 많고, 현명한 투자자는 장부에 쓰여있는 이익의 질을 따지고, "성장을 위해서"라는 투자를 곧이곧대로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좋은 기업가는 좋은 투자자가 될 수 있고, 좋은 투자자는 좋은 기업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에 가장 들어맞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워런 버핏일테죠.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굵직한 M&A를 수행하는 투자자이자, 기업가입니다. 그런 그가 버릇처럼 하는 말이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를 읽는다"는 것입니다. 좋은 사업 아이템과 탄탄한 재무지식, 요즘 같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때 기업가나 투자자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 아닐까 합니다.

두 가지 덕목 중 전자는 공부로 후딱 습득하기 쉽지 않지만, 후자(탄탄한 재무지식)는 공부를 하면 누구나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죠. 어느쪽에 더 강하느냐에 따라 기업가가 될 수도 있고, 투자자가 될 수도 있지만 재무회계 지식이 기본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그간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재무회계 지식을 쌓고 있는 경영자가 있듯이 똑같은 이유로 주식투자가 잘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이제 더이상 투자에 필요한 회계 지식 쌓기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다행히 연초 서점가에는 회계지식 족집게 레슨으로 유명한 '박 회계사'의 신작을 비롯해 많은 관련서들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연초에 실력을 쌓아 올한해 성공 투자의 반석을 마련하시길 바랍니다.


<부크온에서 펴낸 신간 '박 회계사의 사업보고서 분석법'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