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12월 결산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감된 가운데, 자동차 관련주들의 수익성이 대체로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다. 데이터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 기준을 토대로 분류한 자동차 업종 123개 상장사의 매출액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3% 감소했다(관련기사▷ [3Q 실적 표-자동차] 수익성 하락..대원산업 영업익 증가율 1위).특히, 매출 규모가 큰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파업 등의 영향으로 각각 29%, 23% 감소해 전반적인 국내 자동차 업황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파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7월부터 협상이 타결된 10월 중순까지 총 1차례의 전면파업과 23차례의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기아차의 경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총 23차례의 부분파업을 단행했으며, 지난 7일 협상 타결을 통해 8일부터 생산이 정상화됐다. 3분기 내내 파업이 이어지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공장 출하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 15% 줄어든 31만8000대, 33만대를 기록했다.
다만, 해외 출하량의 경우 국내와 대조적인 모습이 눈에 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3분기 해외 출하량은 각각 76만4000대, 35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 31% 늘었다. 이는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도 연관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연말 소형 자동차에 대한 세금 감면 정책을 종료할 예정이며, 이를 앞두고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이러한 업황 속에서 중국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주들의 3분기 실적을 살펴봤다. 그 결과 대원산업, 인팩, 넥센테크, KB오토시스, 지엠비코리아 등의 영업이익이 매출액에 비해 큰 폭으로 늘거나 흑자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 주식MRI 점수가 10점 미만이거나, 재무안전성이 3점 미만인 기업은 목록에서 제외됐다. 주식MRI는 한국투자교육연구소(KIERI)가 기업의 투자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솔루션으로, 재무안전성을 포함해 수익성장성/사업독점성/현금창출력/밸류에이션 등 5가지 측면에서 개별 주식의 매력도를 측정해 점수화한 것이다.
자동차 시트를 생산해 한국, 중국, 러시아에 판매하는 대원산업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186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2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기록한 3억원에서 43배 가량 크게 늘었다.
지역 별 매출을 살펴보면,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의 경우 파업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매출이 각각 123%, 28% 증가해 국내 실적 부진을 보완했다.
중국 매출 증가와 함께 대원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자회사 염성대원과 강소선일 또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염성대원이 올해 3분기 기록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난 561억원이며, 순이익은 3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강소선일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6억원을, 영업이익은 두 배 가량 증가한 2억원을 기록했다.
대원산업의 계열사인 대원강업도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국내 1위 차량용 스프링 전문 업체인 대원강업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 67% 늘어난 2457억원, 184억원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의 파업으로 불리해진 국내 업황 속에서 다변화된 매출처가 강점으로 작용했다. 대원강업의 매출처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2%다('16년 3분기 기준). 나머지 48%는 GM,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벤츠 등으로 타 부품사들에 비해 국내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올해 3분기 대원강업의 해외 매출은 모두 두 자릿 수의 성장을 기록했다. 대원강업은 중국, 북미, 유럽, 인도 등 세계 전역에 제품을 수출하며 총 7개의 해외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체에서 12%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가량 가장 크게 늘어났다. 유럽 매출 또한 30% 가량 성장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9월 리포트를 발표한 하나금융투자의 류연화 연구원은 대원강업의 해외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7년 멕시코 공장이 기아차에 납품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매출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리포트를 발표한 하나금융투자의 송선재 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선진 시장의 대기수요 소진과 중국의 세금 감면 정책 종료 등으로 성장이 2% 가량 둔화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진우 연구원도 15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유럽이 반등을 지속하고 신흥국이 회복세를 보이나, 미국과 중국의 수요 둔화 및 높은 기저로 2017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될거라 전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2017년을 전기차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며, 주행거리를 200마일 이상으로 대폭 늘린 '2세대 전기차'가 시장에 대거 선보여지며 부족한 수요를 이끌어 낼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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