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대한약품, '눈덩이' 닮은 제약사

대한약품은 기초의약품에 해당하는 수액제와 앰플제를 만든다. 이 외에도 렌즈세척액, 식염수 등을 약국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주요 제품 별 매출 비중을 보면, 수액제가 80.6%로 가장 높고 앰플제가 14.4%로 그 뒤를 이었다. 바네포 연고 등의 기타 의약품의 매출 비중은 4.6%다.

대한약품의 연환산 기준 실적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해당 기간(2006년 ~ 2015년)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은 11.6%다. 특히 지난 10년간 실적이 단 한번도 전년 대비 감소하지 않고 매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스노우볼 유형' 회사다. 2분기에도 성장이 이어졌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351억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52억원이다. 순이익은 43억원으로 13% 늘었다.

지속적인 실적 성장의 배경은 대한약품의 주요 제품 특성에 있다. 대한약품이 주로 생산하는 수액제는 수술환자나 응급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의약품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발생해 매출이 안정적이다. 국내에선 JW중외제약, CJ헬스케어 등도 기초수액제를 생산하고 있다.

2013년엔 영업외손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순이익 증가폭이 영업이익 증가폭에 비해 작아졌다. 대한약품은 2013년도에 기존 구공장을 멸실해 유형자산멸실손실이 22억원 발생했고 이후 자동화 창고 및 신공장 건물을 재건축한 바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요양기관수와 입·내원일수는 매년 전년 대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도 대한약품 실적의 꾸준한 성장을 예상할 수 있는 근거다. 다만, 입·내원일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대체로 낮아지고 있다('12년 2.8% → '13년 1.8% → '14년 2% → '15년 0.2%). 이 중 2015년의 입·내원일수는 전년 대비 0.2% 소폭 증가했는데, 이는 당시 메르스 질병의 영향으로 국내 요양기관의 입·내원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0년부터 이익률도 높아졌다. 대한약품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14.9%로, 2010년 2분기 영업이익률 2.6%에 비해 12.3%p 높다. 2010년 부터 시행된 리베이트 쌍벌제(제약사나 의료기기 업체가 의사에게 제품 사용을 권하고 금품 등을 제공하면 양측 다 처벌당하는 제도)나 약가인하정책 등 외부 환경 변화로 다른 제약사들이 이익률이 주춤한 가운데, 대한약품은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돼 눈길을 끈다.

대한약품의 주요 제품인 수액제는 국민 건강에 꼭 필요하지만, 이익률이 낮음에도 막대한 설비투자비용과 함께 보관 및 물류비용 부담이 있는 의약품 중 하나다. 정부는 이와 같은 의약품 등을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약가 인하 품목에서도 제외하며 원가를 보전해주고 있다.

이에 최근 몇 년간 대한약품은 약가 인하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제품 가격이 올랐다. 주요 제품 및 원재료의 지수를 보면 모두 우상향하고 있는데, 이는 기준 시기인 2010년 대비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이때, 주요 원재료인 포도당과 수액에 비해 제품가격이 더 큰 폭으로 인상됐고, 이에 마진이 좋아져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제품 중 하나인 5% 포도당주사액 500ML의 가격은 2010년 976원에서 올해 2분기 1385원으로 42%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주요 원재료인 포도당과 수액 BAG 500ML의 가격은 각각 21%, 8.4% 올랐다.

대한약품은 2013년~2014년에 차입금을 늘렸고, 이는 주로 시설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유형자산은 705억원으로 2013년 2분기 532억원 대비 32.5% 높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세부내역 변동을 살펴보면, 유형자산 중 건물의 장부가액이 121억원에서 238억원으로 117%(+97억원) 증가했다.

반면, 보유하고 있는 토지(경기도 안산시 원시동 소재)의 장부가액은 203억원으로 변동이 없었고, 기계의 장부가액은 57억원에서 48억원으로 오히려 15.8%(-9억원) 줄었다. 이를 통해, 대한약품이 기계 업그레이드나 공장부지 확대 등이 아닌 자동화 창고 건설 등에 주로 투자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한약품은 성장과 함께 꾸준히 늘어나는 이익잉여금을 당좌자산으로도 쌓았다. 올해 2분기 기준 당좌자산은 602억원이다. 풍부한 순현금 자산을 토대로, 배당도 꾸준히 지급해왔다. 최근 10년간 10년간 주당 배당금은 50원~180원으로, 해당 기간 평균 시가배당률은 1.5%다.

특히, 최근 3년간 매년 주당배당금을 30원씩 늘려왔는데('13년 120원 → '14년 150원 → '15년 180원), 만약 올해 210원을 주당 배당금으로 지급한다면 기대할 수 있는 시가배당률은 0.66%다.



대한약품의 주가는 수익성 개선으로 순이익이 급증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함께 급상승했고, 이에 성장에 프리미엄이 더해지며 주당순자산 이상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1.8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21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8.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