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올스타인의 '한농화성'

올스타인 파이낸셜 얼러트 펀드의 펀드매니저 '로버트 올스타인'은 숫자를 잘 파악하는 투자 대가로 알려졌다.

올스타인은 투자 운용을 시작하기 전 투자 전문지 제작을 통해 재무제표에서 진실을 말하지 않는 회사들을 규탄했다. 그는 숫자에 초점을 맞추며 경영진과 거의 대화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영진들이 사업에 대해 장밋빛 견해만 밝히고 잘못된 일에 대해선 정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올스타인이 말하는 투자 승자는 가장 많은 성공주를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실수를 가장 적게 하는 사람이다. 투자는 장기에 걸쳐 부를 축적하는 게임이며 자산이 0으로 돌아가면 게임이 끝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성패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올스타인은 뉴스가 실제보다 너무 비관적이라 저평가된 회사를 찾는다. 그가 중시하는 것은 오로지 가격이다. 그에게 좋은 회사를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나쁜 회사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는 가격을 매기기 위해 향후 3년에서 5년 사이의 현금흐름을 추정한다.

▷ 한농화성, 올스타인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로버트 올스타인은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보다 낮고, 자산 대비 프리미엄이 30% 미만인 종목을 선호한다. 즉, 주가순자산배수(PBR)가 1.3배 미만인 종목을 선호한다. 또한 '부채비율 150% 이하, 배당수익률 2% 이상'도 그의 종목 선정 기준이다.

한농화성은 올스타인의 투자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올해 2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인 4145원 기준 PER은 7.4배다.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시장 평균(14.0배)보다 낮다. 시장 평균 PER은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 합계(적자 기업 포함)를 순이익 합계로 나눠 계산했다. 종속기업을 보유한 회사의 순이익은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올해 2분기 재무상태 기준 한농화성의 PBR은 0.69배로 올스타인 기준인 '1.3배 미만'을 만족하고, 부채비율은 53%로 기준인 '150% 이하'를 통과한다. 지난해 배당금과 전일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2.4%로 올스타인 기준을 만족한다.

▷ 정밀화학 제품 전문 업체

1976년 설립된 한농화성은 설립 초기 농업용 화학 원재료 제품만을 생산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글리콜에테르(GE), 계면활성제(EOA), 특수산업용유화제(EM) 등 다양한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기능성모노머(FM), 글라임(Glyme) 등 첨단 화학제품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한농화성이 생산하는 이러한 제품들은 세제, 섬유, 페인트, 정유, 전자재료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군에 사용된다.



올해 2분기 기준 가장 높은 매출 비중(61%)을 차지한 제품은 계면활성제다. 계면활성제 분자는 물과 친화력이 강한 친수성 부분과 친화력이 부족한 소수성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러한 분자 성질을 이용해 식품, 화장품, 샴푸 등에 다양한 제품에 포함된다.



계면활성제 산업은 정밀화학의 한 분야로, 국내 기술 개발에 따라 점차 수입품을 대체해왔다. 또한, 응용 범위가 넓어 화장품, 금속, 자동차, 전자 등 수 많은 산업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적 제품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반도체와 나노기술 등 IT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30%의 매출 비중으로 계면활성제의 뒤를 이은 글리콜에테르는 전자산업용 용제로서, 여러 종류의 저급알콜 1분자와 EO(산화에틸렌) 또는 PO(프로필렌옥사이드)가 반응하여 다단증류에 의해 고순도의 제품이 얻어진다.

이렇게 생산된 글리콜에테르는 산소계 타입으로 친수성이 있으며, VOC(휘발성 유기 화합물) 함량이 낮은 친환경 용제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반도체, 잉크, 세정제, 브레이크액 등의 용제 및 공업용 중간 원료로 사용된다.

또 다른 주요 제품인 특수산업용유화제는 다른 제품에 비해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고, 품목 개발에 2~3년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다. 한농화성이 생산하는 유화제는 적은 양으로도 높은 유화력을 발현하며 생분해성이 우수한 것이 강점이다.

이러한 주요 제품들의 최근 10년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계면활성제의 성장이 돋보인다. 2012년 이전까지는 글리콜에테르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계면활성제의 비중이 점차 증가해 2013년부터는 글리콜에테르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특수산업용유화제의 경우 절대적인 비중은 낮으나 꾸준히 전년 대비 성장하고 있다.



▷ 2분기 수익성 개선..투자지표는?

한농화성은 8월 12일 반기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502억원이다(이하 개별 기준).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 19% 증가한 21억원, 25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개선되며 영업이익률은 2.9%에서 4.2%로 1.3%p 상승했다.



수익성 개선의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하락이 있다. 한농화성의 제품 생산에는 산화에틸렌, 부탄올, 메탄올, 프로필렌옥사이드 등이 원재료로 사용된다.

올해 상반기 산화에틸렌의 평균 가격은 1100원(이하 kg당)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2%(308원) 하락했다. 부탄올과 메탄올의 평균 가격은 750원, 350원으로 각각 28%(298원), 14%(55원) 내렸다. 프로필렌옥사이드의 평균 가격도 16%(380원) 하락한 2000원이다.

주요 원재료들의 가격이 대체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락하며, 올해 2분기 매출액에서 원재료 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2%p 감소했다.



한농화성은 배당을 꾸준히 지급해왔다. 최근 5년간 매년 주당 80~10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으며, 이 기간 동안 시가배당률은 2.1~2.9%에 형성됐다. 2015년에는 전년보다 10원 늘린 100원을 지급했으며, 시가배당률은 2.4%에서 2.6%로 0.2%p 상승했다. 올해도 100원을 지급한다면 23일 종가(4145원) 기준 시가배당률은 2.4%다.



올해 2분기 실적과 23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7.4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7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