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윌리엄 프라이즈의 '이엔에프테크놀로지'

프라이즈 "인기 없어진 주식을 사라"

윌리엄 프라이즈는 가치주를 '기본 가치주, 지속 성장주, 신흥 프랜차이즈' 세 가지로 분류했다. 기본 가치주는 주가수익배수(PER)가 낮고 가격이 장부가치와 비슷한 전통적인 가치주다. 지속 성장주는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고 예측 가능하며 꾸준한 수익 창출력을 보유한 회사다. 신흥 프랜차이즈는 변화의 첨단에 있는 젊은 회사로 성장 가능성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이다.

프라이즈는 기본 가치주, 지속 성장주, 신흥 프랜차이즈에 4:4:2 정도의 비율로 자산을 배분했다. 세 가지 카테고리에 대한 공통 분모는 가격이다. 그는 해당 기업들이 인기가 없어 주가가 하락해 저평가되면 적극 매입했다.

그는 투자 성공요인 중 하나로 실패한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보유 주식이 상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게 떨어지지 않아야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프라이즈는 주당순이익(EPS)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기업을 선호했다. 또한 PER이 시장평균 미만이면서 10배 이하인 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프라이즈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프라이즈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EPS는 지난 5년간 연평균 18% 성장해 지난 1분기 2254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4%, 2분기 영업이익률은 13.2%로 10%를 넘는다.

2분기 실적과 전일(22일) 종가 기준 PER은 9.3배다. 프라이즈 기준인 '10배 이하'를 만족한다. 또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시장 평균 PER 15배보다 낮다. 시장 평균은 전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를 순이익 합계(적자기업 포함)로 나눠 계산했다. 종속기업을 보유한 상장사의 순이익은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반도체/LCD 제조 공정용 케미칼 제조업체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반도체/LCD 제조 공정용 케미칼인 신너, 현상액, 식각액, 박리액 등을 전문적으로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로, 2000년 5월 설립됐고 2009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자회사 엘바텍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도 제조하고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는 한국알콜로 주요 원재료인 신너 등을 한국알콜을 통해 조달한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품목은 크게 프로세스 케미칼(신너, 현상액, 식각액, 박리액 등), 화인케미칼(포토레지스트용 원료 등), 칼라페이스트로 구분된다. 신너, 식각액, 박리액 등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공정 중 불필요한 포토레지스트를 제거하거나, 패턴을 형성하는 기능 등을 한다. 화인케미칼은 주로 신물질들을 합성해 제품을 만들며,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ArF 포토레지스트용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컬러페이스트는 컬러레지스트의 주원료이자 TFT-LCD의 색 표현 품질을 결정하는 소재로 TV, 노트북 등에 사용된다.

2011년 이후 프로세스케미칼의 매출 증가가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전체 실적 성장세를 이끌어왔다. 지난해 프로세스케미칼 전체 매출액은 2646억원으로, 2011년 1254억원 대비 111%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36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누적 매출액인 1244억원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매출비중도 2011년 75%에서 2015년 84%로 9%p 늘었다.

프로세스케미칼의 매출액이 성장세를 보여온 가운데, 2012년 엘바텍 설립을 통해 이차전지 재료 시장에도 진출해 2013년부터 관련 매출이 발생했고, 작년부터 칼라페이스트 제품의 신규 매출도 발생했다. 이차전지부문의 매출 비중은 1%이하지만 회사 측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힌바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 1604억원 기준 프로세스케미칼의 매출액비중이 84%를 차지했고, 이차전지의 매출액비중은 0.6%다. 국내 매출은 80%가량, 수출은 20%다.

매출과 영업익 증가 & 관계회사 영향으로 순이익은 감소

이런 가운데,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 16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80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10% 늘었다. 반면 순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전분기와 비교해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2%, 7%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5% 감소했다. 올해 2분기 매출원가율은 75.8%로 작년 동기 대비 1.1%p 줄며 매출액 증가보다 영업이익의 증가폭이 컸다. 반면 기타손익이 적자전환했고, 관계회사투자당기손익지분액이 559만원으로 전년 동기 6억원 대비 99% 감소해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줄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으로 진솔원(40%, 이하 지분율), 팸테크놀로지(36%), SE Electronic Materials Co.(49%)의 지분을 보유하고있다. 지난 1분기에 종속기업인 ENF China Holdings 와 에스케이텔레시스(주)의 합작투자로 중국 남통시에 SE Electronics Meterials를 신규설립해 4400만원 가량의 지분법 이익이 신규로 발생했으나, 팸테크놀로지가 이번 2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며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2분기 전체 지분법 손익은 55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한편 배당은 꾸준히 지급해왔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2009년부터 매년 주당 5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다만 이기간 평균 시가배당률은 0.5%로 시중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만약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50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기대할 수 있는 시가배당률은 0.2%다(전일 종가 기준).



올해 2분기 실적과 전일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9.3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90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