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윌터 슐로스의 WISCOM

월터 슐로스(이하 슐로스)는 '저가주 사냥꾼'으로 유명한 가치투자자다. 좋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워렌 버핏과 달리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 100개 ~ 200개에 분산 투자했다.

슐로스는 45년간 연평균 1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원금을 721배 불린 놀라운 기록이다. 버핏은 슐로스에게 '특급 투자자(Super Investor)'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슐로스는 펀드를 운영하면서 탐방이나 최고경영자(CEO) 미팅을 하지 않았고,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했다.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을 사서 5년 내 2배가 되면 매도한다는 원칙을 45년간 지켜 탁월한 성과를 얻었다.

'왜 버핏과 다른 방법으로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버핏의 방법이 기대수익률이 더 높지만 버핏이 특별한 것이고, 자신은 그 길과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WISCOM, 월터 슐로스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슐로스는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8배 미만이고,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시가총액의 30% 이상이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봤다.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고, 유동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재무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WISCOM은 슐로스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재무상태 기준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7배로 0.8배보다 낮고, 순운전자본은 658억원으로 시가총액(664억원)의 99%에 해당한다. 유동비율은 698%로 200%를 초과하고, 부채비율은 12%로 100% 미만이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전일(8일) 종가 기준이다.

국내 1위의 PVC 컴파운드 제조업체

WISCOM은 생활 속에서 '비닐'로 알려진 폴리염화비닐(PVC) 컴파운드를 주력으로 생산해 전선업계에 납품한다. 이외에도 LG화학의 임가공 제품(PS수지, ABS수지, EP수지 등)을 생산하며, 중국에 위치한 종속회사 위사강공정소료(문석) 유한공사에서 PVC 컴파운드 등의 가공을 대행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PVC 컴파운드 제품판매의 매출비중이 69%, 임가공 제품의 매출비중이 22%를 차지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국내 PVC컴파운드 업체는 약 70여개로 추산되며, WISCOM이 시장점유율 22%로 1위, TSC(구 태웅산업)가 20.7%로 2위다.



컴파운드(Compound, 합성수지)는 주요 원재료(PVC, PE, PP, PC, PS 등)에 각종 첨가물을 배합해 수요처의 요구에 맞게 공정한 중간제품으로, 생산된 제품은 판매후 전력용, 통신용 케이블, 자동차 케이블, 내장재, 건축용자재, 호스, 생활용품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제조에 사용된다.

PVC(Poly Vinyl Chloride)는 석유화학산업에서 추출되는 기초원료로 주택, 건설, 통신, 농업, 선박 등 광범위한 산업에 사용되는 소재다. 저가의 수지이면서 가공성, 기계적 성질이 우수하여 공업용·일반용 소재로 널리 사용된다.

WISCOM은 LG화학의 PS수지와 ABS수지, EP수지 등의 컴파운딩 가공을 대행하고있다. LG화학으로부터 가공의뢰를 받아 제품을 생산 후 LG화학으로부터 임가공료를 지급받는다.

임가공제품인 PS(Polystyrene) 컴파운드는 투명한 수지로 선명하게 착색할 수 있으며, 각종 일상용품, TV, 전화기, 포장재료, 건축재료 등으로 사용된다. ABS(Acrylo-Butadiene Styrene) 컴파운드는 스티렌,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의 장점인 광택, 전기적 특성, 내열성, 내후성, 내충격성 등을 가진 성형재료로 전기,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고가의 합성수지다.



최근 수익성 하락...그러나 재무상태는 안전

2011년 이후 매출액은 감소하고있고, 특히 매출액 감소보다 이익 감소속도가 더 빨라 수익성도 하락하고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억원,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9% 줄었다. 회사측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선행산업인 건설경기 위축으로 매출 감소와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WISCOM의 주요 제품별 매출액 추이를 보면 PVC컴파운드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PVC 컴파운드 내수 제품의 매출액은 2011년 1438억원에서 2015년 1023억원으로 29% 감소하며('11년 1369억원 → '12년 1181억원 → '13년 1013억원 → '14년 951억원 → '15년 895억원) WISCOM의 전체 매출도 같은 기간 1828억원에서 1411억원으로 23%가량 줄었다.



최근 실적은 감소했지만 WISCOM의 재무상태는 안전하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로 낮고 유동비율은 694%로 높다. 차입금도 거의 없어 이자비용이 미미하다.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도 풍부하다. WISCOM이 보유한 순현금자산은 424억원으로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668억원 대비 약 63% 가량이다.

배당 매력도 눈에 띈다. WISCOM은 최근 5년간 매년 주당 150~30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최근 배당금을 줄이긴 했으나 시가배당률은 3%~8%, 배당성향은 48%~92% 가량으로 여전히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만약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150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기대할 수 있는 시가배당률은 3.4%다(전일 종가 기준).

올해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24.4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7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