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제임스 깁슨의 '나이스정보통신'

"잘 아는 기업에 집중투자 하라"

클리퍼 펀드의 매니저 제임스 깁슨은 집중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치 대비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을 찾은 뒤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깁슨의 포트폴리오는 자산의 절반 이상이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된다.

깁슨은 기업에 대한 이해를 가장 중시한다. 투자하려는 기업이 어떤 일을 하고, 전망은 어떤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단순한 사업구조를 가진 회사가 이해하기 쉽다고 말한다.

깁슨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미덕이 '인내'라고 생각한다. 빨리 부유해지려는 생각이 오히려 손해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깁슨은 보유 주식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그리고 매입할 만한 주식이 보이지 않으면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을 현금으로 보유하기도 한다.

제임스 깁슨의 선택 '나이스정보통신'

깁슨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이고,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도는 기업을 선호한다.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 이하인 경우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본다. 재무건전성 확인을 위해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 기업을 고른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깁슨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분기 합산) 영업이익률은 14%로 10% 이상이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7%로 15%를 넘는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118%로 깁슨 기준인 '150% 이하'를 통과한다.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9.86배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시장 평균 PER 13.3배보다 낮다. 시장 평균 PER은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 합계를 작년 4분기 연환산 순이익 합계로 나눠 계산했다. ROE, PER 계산 시 순이익과 자본총계는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 국내 1위 VAN사

나이스정보통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신용카드 거래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국내 1위 VAN사(결제대행업체)다(전체 VAN시장 중 16.2% 점유).

VAN사업(Value Added Network, 신용/직불카드 거래승인·매입·청구 서비스 및 현금영수증 발급서비스 등)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구분된다. 오프라인은 일반 상점, 대형 매장 등에 카드단말기를 설치해 카드 결제내역을 처리하는 것이며, 온라인은 쇼핑몰 사이트 등 전자상거래 시 쓰이는 카드결제시스템으로 PG(Payment Gateway)라고도 불린다.

나이스정보통신의 VAN사업은 2011년부터 매년 외형성장을 해왔으며, 해당기간(2011년~2015년)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은 9%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인 PG사업부문의 고성장세도 눈에 띈다. 나이스정보통신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PG사업부문 매출액을 2013년부터 따로 기재하기 시작했다. PG사업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2.2%에서 2015년 19.8%로 7.6%p 증가했으며, 해당기간(2013년~2015년)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은 46%에 달한다.



PG사업은 온라인 상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 시, 고객이 신용카드 및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해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나이스정보통신이 온라인 상의 상점과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대표 가맹점 역할을 해 승인·매입·정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대행하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리포트를 보면, 나이스 정보통신의 오프라인 VAN사업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PG사업부문은 온라인 상 편리해진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나며 앞으로도 고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간편결제 시스템이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결제 절차를 최소화한 결제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나이스정보통신은 온라인 결제대행사업(PG사업) 부문을 분할해 지분 100%를 보유하는 신설 회사 'NICE페이먼츠(가칭)'를 설립하는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지난 4월 15일 공시했다. NICE페이먼츠는 PG사업과 함께 결제대금예치업, 결제대금자동이체서비스(CMS), 통신과금서비스 제공업, 외국환업무를 비롯한 지급결제 프로세싱 사업도 함께 운영 할 예정이다. 분할 후 나이스정보통신은 VAN사업부문만 운영하게 된다.

▷ VAN + PG 사업, 고성장 지속

나이스정보통신의 연환산 기준 실적 차트를 보면, VAN사업과 PG사업 성장세가 지속되며 매 분기마다 매출액이 늘어왔다. 한편, 나이스정보통신은 2014년 4분기에 NICE홀딩스와 나이스평가정보 처분이익 134억원을 인식하며 순이익이 급증한 바 있다.

2015년 3분기부터는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돼 왔는데('15년 3분기 영업이익률 9.3% → '15년 4분기 12.9% → '16년 1분기 14.3%), 이는 2015년 7월부터 'VAN 서비스 제공에 대한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가맹점을 대상으로 리베이트가 금지된 영향이다.

리베이트 비용이 절감되면서 나이스정보통신의 2015년 매출원가율이 71%로 전년 대비 5%p 하락했고, 영업이익률은 3.5%p 상승해 12.9%가 됐다. 리베이트란 가맹점이 신용카드 거래와 관련해 카드사나 VAN사 등으로부터 받던 일종의 보상품으로 포스단말기 무상 지원이나 지원금 등이 해당한다.



한편, 지난 5월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카드업계·밴(VAN)사 간 '5만원 이하 카드결제 무서명 거래 확대를 위한 4차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합의를 마치며, 해당 월부터 5만원 이하 카드결제 무서명 거래가 카드결제를 받는 모든 가맹점에 도입됐다.

VAN사는 고객이 서명하는 카드 전표(영수증)를 수거해 카드사에 전달하는 대가로 받은 건당 수수료가 주된 수익원으로,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로 수거해야 할 전표가 줄어들면 매출과 이익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에 카드사와 VAN사간의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VAN사에 수수료를 보전해준다는 조건을 전제로 5만원 이하 무서명 카드거래 시행이 합의됐다.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정보통신은 이 같은 정액제(건당 수수료)에서 정률제(일정비율 수수료) 전환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소액 결제가 아닌 고액 결제 비중이 높은 오프라인 대형 가맹점(병원, 주유소, 호텔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재무상태는 '안전'

이런 가운데, 꾸준히 실적 성장을 이어온 나이스정보통신은 재무상태도 양호하다. 올해 1분기 개별 기준 부채비율은 43%로 낮고 유동비율은 361%로 높다. 자산대비 차입금 비중도 8%며, 영업이익을 통해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76배다.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도 풍부한 편이다. 나이스정보통신가 보유한 순현금자산은 716억원으로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3435억원 대비 약 21% 가량이다.

배당도 꾸준히 지급해왔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최근 5년간 매년 주당 200~30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다만, 올해도 300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기대할 수 있는 시가배당률은 시중 금리 보다 낮은 0.9%다(전일 종가 기준).

올해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9.9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65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6.6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