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삼영이엔씨'

마틴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삼영이엔씨, 마틴 휘트먼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삼영이엔씨는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시가총액이 911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5%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546억원으로 시총의 60%를 차지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해상 전자통신장비 전문 제조업체

삼영이엔씨는 해상 전자통신장비 제조업체로 선박통신장비, 항해장비, 방산장비 등 선박전자장비 제조 및 판매를 주요 목적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전체매출 중 선박통신장비가 39%, 항해장비 34%, 기타장비 27%를 차지했다.



선박통신장비에 해당하는 제품에는 조난경보신호 발신기능을 갖춘 무선전화인 DSC MF/HF 송수신기, 30마일까지 교신이 가능한 초단파 무선전화인 VHF 송수신기, 조난시 위성을 이용해 조난신호를 발신하는 장비인 EPIRIB 등 GMDSS장비가 있다. 이외에도 일반 통신 장비인 SSB/VHF 송수신기와 선박의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자동 송수신하여 선박의 충돌방지 및 해난수색구조활동을 지원하는 장비인 AIS(선박자동식별장치) 가 있다.

AIS는 항해안전 및 보안강화를 위해 IMO(국제해사기구)의 SOLAS(해상인명안전협약) 협약에 따라 2002년부터 도입된 장비로, 선박안전법 및 어선법에 따라 올해부터 2~5톤 규모 국내어선(2만척)은 초단파 무선통신장비를, 10~50톤 어선(3천척)은 AIS를 필수로 장착하도록 했다. 삼영이엔씨는 규제 변화로 인해 매출 증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항해장비에는 GPS플로터+어군탐지기, GPS항법장치, 레이더 등 GPS 위성을 이용해 위치정보를 표시하는 기기와 타 선박이나 육지 등 눈으로 식별이 곤란한 물체를 전파로 확인해 화면에 표시해주는 장비 등이 있다.

이외에도 방산장비인 단파통신체계와 어망감시기, 자동조타장치 등 다양한 해상 전자통신장비를 제조 및 판매하고있다. 전체 선박시장 중 어선, 레저보트, 상선 등 중소형 선박과 군함, 해양경찰선 등 특수선박을 주요 매출시장으로 두고 있다.



한편 e-Navigation은 바다에서도 휴대폰 통화 및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IMO는 2006년 도입을 결정했고, 2019년부터 국제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지난 3월 30일 한국형 e-내비게이션 개발 프로젝트를 착수한다고 발표, 지난달 18일 총괄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사업자 선정을 완료했고, 조만간 사업자 선정을 발표할 예정이라 밝혔다.

e-Navigation은 선박에 사용되는 GPS, AIS 등 장비 표준화와 항해사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도구 개발에 핵심을 두고있어, 삼영이엔씨가 현재 판매중인 GMDSS, 통합교선시스템, 항해장비, 선박교통관제시스템 등 관련 장비의 비중은 증가될 전망이다.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 & 배당매력도 있어

삼영이엔씨는 최근 수익성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 개별 기준 매출액은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20억원을, 순이익은 25% 증가한 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 매출원가율이 9.9%p 낮아지며 영업이익은 늘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비용의 성격별 분류(매출원가+판관비)를 살펴보면 제품관련 비용(제품의 변동+재공품의 변동+사용된 원재료)의 비중이 26%로 전년 동기 대비 10%p 줄며 전체적인 비용절감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삼영이엔씨의 재무상태는 안전하다. 올해 1분기 개별 기준 부채비율은 12%로 낮고 유동비율은 981%로 높다. 차입금도 거의 없어 이자비용이 미미하다. 영업이익을 통해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47배다.

배당매력도 눈에 띈다. 삼영이엔씨는 최근 5년간 매년 주당 210~231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시가배당률은 2.3%~3.6%, 배당성향은 21%~33% 가량이다. 만약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231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기대할 수 있는 시가배당률은 2.3%다(전일 종가 기준).



올해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4.2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14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1%다.